2005/01/13 07:56 마니아포럼에 기재
지난 1999시즌을 마치고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 제도로 인해 한국프로야구에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이미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들 간에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렇게 엄청난 금액의 연봉을 받고서도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 ‘FA 먹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실례로 1999년 말 해태 소속이었던 이강철은 3년간 총액 8억원의 당시로서는 거액의 조건으로
삼성으로 FA 이적했다. 그러나 지난 해 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심정수는 계약금 20억원 포함, 4년 총액 최대 60억원의 ‘초대박’을 터뜨렸다. 구단들이 선수쟁탈전을 벌이는 사이 ‘FA몸값 인플레’가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00시즌 종료 후 LG와 4년 총액 18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던 홍현우(현 기아)는 LG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 4년 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204(631타수 129안타)에 14홈런 63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며 사상 최대의 ‘먹튀’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결국 홍현우는 지난 해 말 ‘친정팀’ 기아로 다시 트레이드된 바 있다.
이렇게 FA 계약에 있어서 ‘거품 계약’과 ‘실패한 계약’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달 초 각 구단 단장들이 모임을 통해 ‘FA 계약금 폐지’를 논의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KBO와 선수협 사이에 마찰이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물론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실력이 있으면 대박은 당연지사겠지만 말이다.
우선 2005시즌 FA 권리를 획득하게 되는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올 해를 끝으로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선수는 이종범 장성호(이상 기아) 송지만(현대) 박재홍(SK) 등 ‘준척급 대어’를 포함하여 다시 한 번 FA권리를 행사하게 되는 양준혁(삼성) 송진우(한화) 등 그 이름값만으로도
사상 최대의 선수쟁탈전이 벌어질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말 그대로
줄을 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올 시즌 종료 후 웃을 수 있을까.
먼저 올 시즌 프로 데뷔 이래 첫 연봉 삭감의 수모를 당한 이종범의 향후 진로가 관심이 간다. 물론 기아 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붙잡을 계획이다. ‘광주 토박이’이자 과거 ‘해태의 이종범이냐 이종범의 해태냐’는 식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만큼 타이거즈의 상징이었던 그이기에 2005시즌 성적에 따라 대박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는 나이다. 1997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트레이드 형식의 해외진출을 했던 탓에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한참이나 늦어졌다. 프로 입단 동기인 삼성 양준혁이 벌써 두 번째 FA 권리 행사를 노리고 있을 정도니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나이로 벌써 서른 여섯이라는 30대 후반으로 달려가는 나이에 이른 이종범은 지난 해 최악의 부진으로 올 시즌 연봉 계약에서도 5천만원이나 삭감된 조정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종범은 지난 해 데뷔 시즌 이후 8년 만에 전경기에 출장하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타율 .260에 17홈런 52타점 42도루로 예년의 기량을 훨씬 밑돌았다. 나이가 있는 만큼 노쇠의 길로 접어들었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슬럼프였는지는 2005시즌이 종료되면 알 수 있겠지만, 전자에 해당할 경우 이종범도 그리 큰 대박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반면 2005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권리행사가 유력한 양준혁의 경우,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 덕분에 다시 한 번 대박을 노려봄 직 하다. 지난 2001시즌 종료 후 삼성과 4년 총액 27억 2천만원에 FA 계약했던 양준혁은 계약 첫 해인 2002시즌 타율 .276에 14홈런 50타점으로 부진했으나, 2003시즌 타율 .329에 33홈런, 2004시즌 타율 .315에 28홈런 등으로 녹록치 않은 성적을 선보이며 두 번째 대박을 향한 순항을 계속해왔다. 양준혁은 올 시즌 적정 수준 이상의 성적만 올리면 기아 장성호와 함께 올 시즌 가장 큰 대어로 손꼽힐 수 있는 선수다.
이외에도 기아 장성호가 특히 눈에 띈다. 장성호는 지난 시즌 ‘마해영 변수’로 인해 1루와 외야를 오가며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올렸지만 그래도 좋은타자의 요건인 3할 타율에 턱걸이 했다. 98년부터 벌써 7년 연속 3할 행진이다. 지난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300에 19홈런 80타점을 기록한 그는 왼쪽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팀 선배 이종범 등 대다수가 팀의 포스트시즌에서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봉 삭감안을 받아들였지만, 그는 오히려 연봉이 1억원이나 인상됐다. FA를 앞두고 있는 그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96년 입단 이후 줄곧 기아에서만 뛰며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교타자 자리에 오른 그는 이제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옮기든 아니면 기아에 눌러앉든 대박은 이미 예약해 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올 시즌 FA대박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가 따라줘야 되겠지만, 대박을 위한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가장 큰 대어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거기다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 아홉인 그는 가장 젊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다른 팀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해외진출 의사를 자신의 홈피를 통해 몇 차례 밝힌 적이 있기 때문에 일본 진출 여부가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시즌 구단과의 불화로 FA 자격 요건 충족을 올 시즌으로 미룬 SK 박재홍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뚜렷한 하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올 시즌 폭발적인 타격 센세이션을 보여주지 않는 한 FA 대박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화 송진우와 현대 전준호 송지만 등도 활약 여부에 따라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역시 지켜볼 일이다. 송진우는 우리 나이로 이제 불혹에 접어든 노장이라는 점이 걸리고, 전준호도 나이에 따른 체력 문제, 송지만의 경우는 발목과 손목 등 부상을 달고 다니면서 좀처럼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용현 명예기자
첫댓글 05년에서 06년으로 넘어가는 스토브는 발뻗고 보겠네요. 엘지에는 FA가 하나도 없군요.
이병규 FA 아닌가요?
아마 아니니간 신문에 안나왓겟죠^^ 아마도 전번에 다친 십자인대인가 그부상땜에 일년늦춰졋을거에요^^
장성호1루수로 사용한다면 대박이다.. 물론 서용빈 선수가 잘만 해주면 필요없구.. 서용빈 선수가 전만큼 안되면.. 장성호 영입도 고려해볼만 할듯..
이병규선수 FA헷갈리시는것은 이병규선수가 이번에 해외진출자격인가를 얻어서 그런걸것입니다. 저도올시즌이병규선수 FA인줄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별로뚜ㅐㅇ길선수도없자나 장성호밖에..그래밨자 기아에남을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