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분양가로 논란을 빚었던 건설업체와 부동산 투기세력을 겨냥해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국세청이 고분양가 문제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한라건설 등 4개 건설업체와 집값 급등지역의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도 단속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법원도 분양권 불법거래 등을 단속하기 위해 가처분 등기 등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민간건설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는 민간아파트 원가연동제 적용 방안을 이번 11·15 부동산대책에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간접 통제를 통해 분양가격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건설업체의 분양가 책정에 언제라도 개입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분양원가 공개에 이어 또다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세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라건설 본사를 방문, 경리관련 서류와 회계장부,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또 벽산건설 등 3개 건설사에 대해서도 현재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건설 측은 “국세청 직원 20여명이 15일 오전 11시께 본사를 방문, 현재까지 머물며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는 11·15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건설업체의 고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정부가 분양가 산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한라건설은 지난 9월 경기도 파주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한라비발디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평당 800만∼900만원)보다 높은 평당 1257만∼1499만원으로 책정, 최근 집값 불안을 촉발시켰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세무조사라 당혹스럽다”면서 “파주신도시 건은 시행사가 따로 있는 도급사업이고 한라건설은 시공사여서 분양가 책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이 한라건설 등 건설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섬에 따라 최근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다른 건설업체들도 세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택지비 조작 의혹과 관련, 24개 건설사를 수원지검에 고발하는 등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