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심하여 잭살을 만드는 시기도 자꾸 빨라 집니다.
그리 조급할 것도 없는데 제다인들이나 차인들은
잭살 만드는 시기를 자꾸 앞당깁니다.
화개골 조상들은 잭살을 5월에 만들지 않고 하지부터 백로까지 만들었습니다.
제가 만드는 방식은 고조할머니께서 만들어 먹었던 약차 방식입니다.
생약이라느 의미의 생차라고도 했지요.
즉 차보다는 약으로 마셔왔다는 뜻입니다.
화개골 토박의들의 발음을 그대로 하자면 "쌩차"라고 발음을 하죠.
화개골에 오랜 산 사람들은 잭살이나 생차라고 하지요.
그래서 저도 잭살 혹은 쌩차라고 부릅니다.
저희 고조부모가 사셨던 곳이 최치원선생의 전설이 녹아 있는
신흥사와 세이암, 천년의 야생차밭이 있던 범왕리 신흥마을이었거든요.
할머니께서는 잭살비빌 때 증조할머니와 고조할머니의 콜라보를 보고 배우셨다고 해요.
고조할머니께서 몇 살에 돌아가셨는지 호적을 한 번 떼어 봐야겠네요.
오래 사셨으니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겠지요.
저희 할머니는 96세 까지 사셨답니다.
저는 그래서 아직도 아무리 양이 많아도
전통 잭살 방법을 고수합니다.
햇빛시들리기,그늘시들리기ㅡ>비비기ㅡ>구들띄우기ㅡ>비비기ㅡ>구들띄우기ㅡ>
비비기ㅡ>구들띄우기ㅡ>구들건조를 하지요.
이렇게 차밭에서 갓 따온 찻잎을 조심스럽게 펼쳐서 티끌을 가려 냅니다.
잭살은 중작 크기의 잎으로 만들어 집니다.
햇살이 뜨겁고 기온이 높을 수록 좋은 잭살이 됩니다.
타닌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아지지요.
티를 가려낸 찻잎을 얇게 널어서 시들립니다.
5월말 기준 2시간 정도 햇빛에 시들립니다.
수요미식회에 잭살이 나와서 다들 호기심이 많이 늘었지요?
만드는 방식이 전통적인 집은 거의 없어요.
그것은 자세히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각양각색의 차가 되어 버렸지요.
약간 아쉽기는 합니다.
어느 정도 시들려지면 채반에 담아서 다시 실내에서 시들립니다.
그 이유는 실외에서 시들리면 단맛이 조금 더해지기 때문이지요.
찻잎이 잘 시들어지면 1차 발효가 끝난셈입니다.
손으로 슬렁슬렁 비벼서 띄움발효에 들어 갑니다.
방바닥을 뜨끈뜨근하게 하여 채반에 담아서 온도를 맞춰 줍니다.
자세히 보면 아직 파란 기운이 많지요.
발효가 덜 되었다는 표현입니다.
발효하고 비비기를 반복하다보면 거의 빨갛게 됩니다.
이렇게 채반에 담아 띄우기에 들어 갑니다.
띄우는 시간은 온도와 습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
저의 감각에 의존합니다.
보이지요?
처음 비비기,즉 유념이 끝난 상태랍니다.
띄우기가 끝난 잭살의 변화된 모습입니다.
아주 잘 되었군요.
다시 비비기에 들어 갑니다.
세 사람이 잭살 작업을 합니다.
많이 비빌수록 발효가 잘 되기 때문에 으?으?~~힘을 냅니다.
자 부피가 줄어든 찻잎은 더 큰 보자기로 옮겨서 띄웁니다.
세 번째 비비기와 띄우기가 끝났습니다.
발효가 많이 진행된 것이 보이시나요?
작은 채반에 담아 후발효를 시켜 줍니다.
이제 건조에 들어가야죠.
채반에 담아서 후발효를 시키면 시간이 지나면서 위가 살짝 마릅니다.
후발효를 하는 이유는 잭살이 완성된 후에
잭살의 맛이 부드러워지게 하기 위함이지요.
드뎌 3일간의 공정이 끝나고 건조에 들어 갑니다.
서서히 마르고 있습니다.
건조가 다 되었습니다.
잘 건조되었습니다.
이렇게 건조가 잘 된 차는 오래 두고 먹을 수록 맛있고 보관도 편리하지요.
다른 사람들처럼 기계의 힘을 빌릴까 싶기도 하지만
애기때부터 엄마와 할머니,큰어머니,고모 등이 만들어 먹던 방식이라
쉽게 다른 선택을 하기 힘드네요.
그래도 잭살을 마실 때면 엄마와 할머니와 같이 차를 마시는 느낌이라
쉽게 변하기가 싫어지는 것은 어찌할까요......
차농사 짓는 컨츄리녀의 컨추리레시피 : http://blog.daum.net/mindeolrae
정소암의 차밭에 핀꽃 : http://blog.naver.com/pinkkok
잭살은 지리산 화개골의 가정상비약이었습니다.
감기,몸살,고열,배앓이에 팔팔끓여 먹었던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