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미리 계획을 세워 다녀오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때로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일상의 따분함에서 탈출하고픈 충동으로
느닷없이 이루어 지기도 한다.
겨울의 매서운 강추위 땜에 문 밖을 나서기를 꺼려하던 정월의 어느날.........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에게서 문득 전화가 왔다.
3일동안의 휴가를 얻었는데 우리 가족끼리 어디 놀러가지 않겠냐고.........
전화를 받고 나와 집 식구는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며 며칠을 지났다.
서해안으로 갈까? 아니면 동해안으로 갈까?
그러는 사이 드디어 딸이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서해안 외목마을이나 다녀올 심산이었는데
집 식구와 딸네미는 굳이 정동진에 가잔다.....ㅎㅎㅎ
2:1 어쩔수 있을까? 다수결의 원칙에서 숫자가 적은 쪽은 항상 불만이 없을 수 없지만,
많은 쪽으로 따라가야 항상 뒤탈이 없기 마련이다.
어쩌랴! 그럴 수 밖에.............ㅋㅋㅋ
정동진으로 가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가잔다......
천안에서 오후 늦게 떠나서 청량리에서 11시 넘어서 정동진행 열차를 탄다.......
에이! 너무 피곤할 것 같다.
"얘야! 자가용으로 가자" 마누라는 장거리라 조금은 저어하는 눈치이지만
나는 그냥 강행하기로 했다.
집을 나선 우리는 어느새 천안 톨게이트를 지나 자동차는 속도카메라의 눈치를 살피고
속도를 조절하며 경부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신갈 분기점으로 지나 영동선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두어시간을 달리다 보니 화장실이 가고 싶다.
잠시 여주 휴게소에서 몸을 내려 놓고 볼일을 본뒤 이어지는 영동고속도로.......
4차선의 완만한 오르막의 고속도로는 차 조차도 지쳐서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속도제한 구간이 있을 만큼 험한 영동고속도로는 산사이를 가로질러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몇시간을 달렸는지 눈가에는 살며시 피곤함이 몰려온다.
드디어 정동진 IC가 보인다.
갑자기 눈가에 쌓옇던 피로가 확 가시는 기분이 든다.
정동진IC에서 구불구불 이어지는 강원도 2차선 국도를 타고 정동진을 향하였다.
바다가 보이는 정동진읍은 한가한 면단위 동네로 평일이어서 그런지 인적이 별로 뜸하였다.
인근 호텔에 차를 바치고 방으로 간단한 짐을 옮기었다.
잠시 피곤한 허리를 따끈한 방바닦에 지지고 막간의 휴식을 취하였다.
때는 저녁 일곱시 뱃속에서 시장기가 몰려온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 전 정동진의 모래시계 등의 명물을 구경하고 해안을 한바퀴 돌면서
불꽃놀이를 하기로 했다.
가까운 슈퍼에서 막대형 불꽃놀이 기구와 모래에 묻는 화약통을 구입하였다.
사람도 한적한 정동진의 해안에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불꽃놀이를 하는 기분은
오십대의 눈에도 신나고 즐거운 기분이 되어 잠시동안 들뜬 기분이 되고 만다.
이어서 휘황찬란한 조명이 내비치는 해안가에 늘어선 횟집........
우리는 그중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주인집 아지매 메뉴표를 들고 와서 주문을 받는다.
아지매 왈..... 메뉴표에도 없는 농어얘길 꺼낸다.
요즘 농어철인데요.......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잘 해드릴 테니 드셔 보이소!"
잠시후 넓다란 접시에 농어회가 등장한다.
가운데로 농어머리가 억울한 듯 검은 눈을 흘기고 못다한 얘기를 하려는 듯 커다란 입을 벙긋 거린다.
부위 별로 차려진 농어회에 소주 한잔은 입안에 감미로움과 신선함으로 다가 온다.
지금까지 먹어본 회중에서 가장 나은 듯한 기분이 든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창 밖으로 정동진의 바닷소리가 들려오는 해안의 여관방은
웬지 딴나라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피곤한 몸이었는지 핸드폰의 알람소리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일출시간을 맞추지 못할 만큼
곤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 07:20분 여관문을 나서서 해돋이를 하기 위해 바닷가로 나섰다.
산 위로 관광유람선의 모습으로 지어진 리조트의 불빛이 멋있고 그위에서 해돋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럽다.
일출시간은 07:42분 먼 바다에 길게 이어진 산맥처럼 바닷구름이 길게 이어져 있다.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든다.
직접 바다위에서 해가 떠오랐으면 하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의 말로는 이정도로도 운이 좋단다.
하늘은 맑고 구름 한점 없기 때문이리라........ㅎㅎㅎ
시간이 되어서 구름사이로 붉은해가 모습을 들어낸다.
보일 듯 말듯하던 붉은 해는 어느새 구름을 타고 눈부시게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환상이다. 정말 멋있다.
가끔 시간이 되면 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몰의 환상에 너무도 취했던 탓인지 새해를 맞아
무엇을 빌어야 했을텐데 그것도 깜박하고 까먹고 말았다.
늦게나마, 새해에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세상의 모든일들이 순탄하게 풀렸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봤다.
오는 길에 평창송어축제장에 들러 송어 낚시를 즐기다가 점심을 먹고 천안으로 향하였다.
돌아오는 영동고속도로는 여전히 많은 차는 아니지만 연이어서
자동차들이 제갈 곳을 향해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정동진의 해오름...
모든이의 혼을 담아
용트림이 시작되는
정동진 어귀에서 서자.
붉은 해오름이
뻐근한 기운을 일으킨다.
허파속 깊이 차가운 바람을 가득 채우자.
온몸이 뿌듯하게
소름이 끼치도록 긴장하여
충혈된 눈으로 동녘을 응시하자.
검은 바다 한 가운데
바다용이 주홍빛 여의주를 토해내듯
빨갛게 물든 융단위를 솟아오를 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말자.
튀어오른 바위
흩어진 작은 돌들을 발디딤하고
하나에만 올라가
두손 하늘 높이들어 하나로 모으자.
더 웅혼한 기상을
이땅에 심고
작은 탑을 쌓아보자.
모래시계는 누군들 멈출 수 있을까?
지나간 일들을 빛삼아
새해에는 착한 삶 살자.
못한 남을 위하는 해가 되자.<달형>
첫댓글 친구는 새해에 가족과 함께 정동진으로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군~. 정동진의 멋진 해오름영상과 새해에는 착한 삶 살자. 못한 남을 위하는 해가 되자라는 뜻깊은 글 마음에 새겨보면서... 올 한해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해가되길 바라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길.........ㅎㅎㅎ
☆,,지나간 일들을 빛삼아 새해에는 착한 삶을 살자...들꽃 마음에 담아 가옵니다..
늘 들꽃처럼 풋풋하고 싱싱한 향기나는 새해가 되도록 합시당~~~ㅎㅎㅎ
선배님 덕에 정동진을 추억 여행으로 10여년만에 다시한번 가보게됬습니다, 늘 건강하게 사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새해에도 복 많이받으세요.......
건강하지는 못하구 건강하려구 무진 노력허구 있네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