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서해안 어느 포구 일출 무렵인 듯합니다. 바다가 밀려간 갯벌 풍경을 시인은 ‘그대의 속내’가 적힌 편지로 읽습니다. 갯벌에 남아 있는 물길은 달려왔다 돌아간 그대의 속내, 만날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의 흔적입니다. 구비구비 굽이치는 물길의 형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나 ‘먼 길’을 달려온 내 마음이 ‘얼마나’ 망설이다 돌아갈 수밖에 없는 슬픔, 차마 드러내고 말할 수 없는 딱한 심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와 이미지의 절묘한 어울림입니다. 달려왔다 돌아가는 망설임의 속사정을 우리는 알 길이 없습니다. 속사정을 드러내었다면 얼마나 싱거운 시가 되었을까요. 갯벌의 겉모습은 황량하지만 갯벌의 속내는 뭇생명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또한 갯벌처럼 쓸쓸하고 고적하지만, 쓸쓸하고 고적함이 두근거리는 그리움의 감정을 지키는 원동력이 될 테니까요.
첫댓글 그대의 속내가 적힌 편지 이야기 디카시와 감상~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편지 다 읽지도 못하겠어요.
다 읽지 못해도 망설이다 돌아간
그 속내는 알아차리겠지요.^^
각자의 언어로 읽겠지요
각자의 감각으로 느끼겠지요
읽지 않아도 알 것 같아요.
수없이 망설이다 돌아선 발자국들을 봐도요.
그 먼길 돌아 돌아
오셨을 그 깊은 속내
어찌 다 알 수 있으리요만
그 길 끝에서야
그 마음 알 수 있을까요♧
그 길 끝에서라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