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31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
1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2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많은 이가 듣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3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5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6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요한 보스코 형제님 축일 축하합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은 1815년 토리노교구의 카스텔 누오보 근처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양을 치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어머니에게 엄격한 신앙 교육을 받으며 자라 사제가 되었다. 특히 청소년을 사랑하였던 그는 젊은이들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오다가,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그리스도교 생활을 익히게 하려고 1859년 살레시오회를 세웠으며, 1872년에는 살레시오 수녀회도 세웠다. '고아들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19세기의 탁월한 교육자로 꼽히는 그는 1888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1934년에 시성되었다."(매일미사 2401)
나는 진짜 福이 많은 사람입니다. 福 중에 최고의 福은 당연히 사람 福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보물같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집 식구들, 친척들, 어릴 때 동네 친구들, 성당 친구들, 초중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들, 연구소 친구들, 신학교 친구들, 수도원 식구들, 로마 유학시절 글로벌 친구들, 선교 현장 친구들과 지인들, 정말 나에게는 보물같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입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의 위대한 선물은 예수님입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모, 마리아와 요셉은 모세의 율법에 따라 아기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에서 주님께 봉헌한 후에는 갈릴레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부모님에게 순종하며 지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빠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습니다.'(루카 2장 참조)
예수님께서 이 그리운 고향 나자렛에 가셨습니다. 부모님과 수많은 일가친척들과 친구들과 삼십년을 사신 정든 고향입니다. 고향사람들은 당연히 예수님을 너무나 잘 압니다. 일년 전까지만해도 함께 지낸 이웃 친구가 아닙니까?
그들은 안식일에 회당에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가르침을 듣고 놀랐습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들을 듣고 또 직접 보고 놀랐습니다. 도저히 믿기질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습니다.'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믿기 위해서는 아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 아는 것에서 믿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한 단계가 더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그 단계를 표현하기는 쉽지않습니다. 한 예로, '이해'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알고' '이해'하고 '믿을' 때 '사랑'하는 관계가 맺어진다고 합니다. 복음서는 성모 마리아를 이 관계의 모델로 제시합니다. 특히 루카복음서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마음 속에 곰곰히 새겼다.'는 표현으로 이 '이해'의 자리를 보여줍니다. 곧 성경,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앎을 통해 믿음과 사랑에 이르게 함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고향사람들의 경우, 이 '이해'의 자리에 '못마땅함', 곧 편견과 시기와 질투가 들어 있기에 믿지 못합니다.
믿음으로 예수님과의 사랑하는 관계가 맺어지는 것은 구원, 곧 영원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러나 이 믿음에 이르기는 결코 쉽지않습니다. 멀고 험난합니다. 이 세상에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은 적습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13-14)
교회가 오늘 기념하는 요한 보스코 성인이야말로 예수님을 알고, 이해하고, 믿음으로 사랑의 관계에 이른 한 모범입니다. 그 사랑의 기쁨에 자신의 온 삶을 주님께 봉헌한 아름다운 삶의 모범입니다. 성인의 모습대로 아름다운 삶을 사는 요한 보스코 형제님, 축일 축하드립니다. 창설자 사부의 축일을 맞이하는 살레시오회 수도자님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