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업경영인 울산시 연합회가 28일 울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 현대화를 반대한 일부 세력과 울산시의 소극적 대응으로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 이전현대화 사업이 무산된 것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며 "울산시는 도매시장 이전 현대화 사업을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김생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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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재로 수산물 소매棟이 전소된 울산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지연 배경을 두고 ‘배후 세력’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예정대로 도매시장을 옮겨 현대화 했으면 이번과 같은 화재로 상인들이 곤경에 처하지 않았을 텐데 일부 세력이 반대하는 바람에 울산시가 이전을 포기했고 결국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국농업경영인 울산시 연합회가 28일 울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 현대화를 반대한 일부 세력과 울산시의 소극적 대응으로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 이전현대화 사업이 무산된 것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며 “울산시는 도매시장 이전 현대화 사업을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2015년, 2016년,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도매법인들의 잘못을 바로 잡고자 울산시에 (시정을) 강력히 요청했고 감사원에 감사도 요청했다”며 “감사원 감사에서 도매시장의 잘못된 행정이 지적돼 농식품부를 통해 개선지시까지 있었지만 우리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울산시가 무관심하고 안이한 행정으로 일관해 오늘의 참사를 불러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3년 8월 현대화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이전의 타당성이 확인됐음에도 이전사업이 무산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울산시장은 도매시장 운영과 도매법인들의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일탈행위가 있었다면 강력히 처벌하고 시의회도 행정 조사권을 발동해 지난 잘못에 대해 철저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울산 남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은 2010년경이다. 이후 2013년 4월 박맹우 전 시장이 이전지로 남구 여천 근린공원 인근을 결정해 발표하고 같은 해 8월 ‘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방안’ 용역에 들어가 결과가 도출 됐다. 당시 용역 결과는 앞에서 농업경연인 연합회가 지적했듯이 ‘타당성 있음’으로 나왔다.
그러나 2016년 5월 용역시효 만료 때까지 울산시가 국비공모사업에 응모하지 않아 2017년부터 국비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농업경연인 연합회는 이날 “2013년 용역 타당성 결과가 나왔음에도 2016년까지 국비공모사업에 응모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시 ‘도매시장 이전 무산’을 두고 도매법인들의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울주군 청량읍 박 모 회장은 “다른 대 도시는 청과물 도매시장 법인이 5개 이싱인데 반해 울산은 법인이 2개 밖에 없다”고 말해 청과물 도매법인들의 독과점 행태를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현재 울산 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물 법인은 중앙청과시장과 울산원예농협 2군데다. 특히 이중 중앙청과 대표 H 씨는 울산광역시 체육회 부회장과 한나라당 울산시당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어 이전 무산과 관련해 그 동안 꾸준히 구설수에 올랐었다.
김진규 현 남구 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중 기자 회견에서 울산시의 무능행정과 자기중심적 정치 행태의 한 가지 예로 농수산물공영도매시장의 현대화를 들었다.
그는 당시 “울산시는 '이전 하겠다' '현대화 하겠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라고 지적하고 “이제는 하기는 하는데 시장 종사자간의 합치된 의견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앵무새처럼 말한다”고 비판했다. 또 "현장의 도소매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울산시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도매법인 중앙청과 대표 H씨를 지목하고 있다“며 ”이 사람이 있는 한 울산시 공영도매시장 현대화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들 말한다"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변호사인 제가 이 농수산물 시장을 볼 때 이곳은 완전 법의 사각지대다. 이곳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지원한 각종 정부 지원금 등에 대해 경찰은 즉각 조사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한편 이날 한국농업경영인 울산시 연합회의 기자회견으로 도매시장 화재사고가 ‘이전 무산 배후 의혹’으로 넘어가는 형국이 됐다.
앞서 도매시장 화재 당일인 24일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도 기자회견에서 “(도매시장 이전 현대화와 관련해)지난 지방정부 시절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세밀하게 따져 드러나는 문제들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화재에서 비롯된 도매시장 이전 문제가 향후 비리척결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 것이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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