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때가 있다는 말이 예전부터 내려오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말이자 현명한 말로 판단됩니다. 일종의 운과도 맥이 닿아 있는 지도 모릅니다. 자신은 엄청나게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사회가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누가 봐도 그저그런 인물이지만 나름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인물도 역사상 존재합니다. 그만큼 인물이 성장하고 그 역량을 펼치기위해서는 때가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세태가 팝송을 좋하는데 트롯을 잘할 경우 두각을 나타내기 힘듭니다. 세상이 트롯을 선호하는데 발라드 가수는 돈 버는 것과는 담을 쌓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때입니다.
세상 모든 직업에도 다 그 때가 존재합니다. 한국의 정치만큼 그 때를 잘 타고 나야 하는 것도 없는 듯 합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정치 지향적 사회입니다. 한국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습니다. 정치 일번지라는 미국도 한국처럼 그렇게 정치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이 왜 정치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아직 명확한 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긴 조선시대 붕당정치가 세계사속에 양당정치의 근원이었다는 학설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영국의 명예 혁명이 있은 1689년 이전인 선조시대 1560년대 이미 조선에서는 동인 서인의 양당이 존재했으니 한국의 정치 성향은 세계사적으로도 남달랐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정치적 역할은 지대합니다. 정치적 지향점이 뚜렷한데다 보혁의 갈등이 심화되니 정치적 갈등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어울리게 한국에서 정치인들의 능력이 출중하느냐 또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지역갈등탓에 특정 지역에서는 그지역 당의 깃발만 꽃으면 따 논 당상이란 말이 나올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여튼 한국의 정치사는 파란만장합니다. 특히 최근들어 그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예전 박정희나 전두환 시절처럼 군사독재시절에도 여야 협치라는 것이 존재했고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야당 대변인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상대당 대변인이지만 그의 촌철살인적 표현을 멋지다고 판단한 그래도 낭만이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서로 죽이고 죽는 양상만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정치판을 전쟁터라고 표현합니다. 전쟁터라는 것은 전시라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조그만 틈만 생겨도 조직이 붕괴되고 괴멸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정치적 판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정말 어어하다가 정권이 바뀌고 갑자기 여당이 야당이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되는 대변혁을 맞이합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분위기도 급속히 변화합니다. 일사분란한 조직만이 정권을 만들 수 있고 내부적 총질은 영원한 야당신세를 면치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굳건히 조성한 것은 바로 문정권이었습니다. 혁명과 탄핵으로 정권을 잡은 당시 문정권의 집권은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무능한 세력이 집권하고 졸지에 잡은 권력에 만끽하고 즐기다보니 5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어영부영하다보니 도끼자루 썪는 것을 몰랐습니다. 검찰개혁이니 부동산개혁이니 떠들더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라가고 말았습니다. 검찰개혁한다고 영입한 인물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를 설명하기에는 손가락이 아파 자판기를 두를 힘도 없습니다.부동산 개혁은 또 어떻습니까. 괜히 부동산시장을 들쑤셔놓아 부동산가격만 높히고 힘없는 서민들은 벼락 거리가 되고 정처없는 부동산 난민이 된 것 아닙니까. 결국은 그후 대선에서 죽쑤어 개준 상황이 된 것은 이제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정권에서 권력자의 주변에 있었던 인물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한 것입니까. 우유부단하게 자리만 지키는 권력자에게 그러면 아니되옵니다라고 말한마디 해 본 적이 있습니까.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언론을 다 모니터해보았지만 당시 민주당이나 행정부 책임자중에 제대로 직언하는 내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손 놓고 늴늴리 맘보를 노래한 것이지요. 그런데 세상이 바뀌고 또 다시 탄핵정국이 되자 도대체 어디 있었는지 알 수 없던 인사들이 총출동합니다. 국민앞에 사죄해도 모자를 판에 갑자기 등장해서 현 민주당을 성토하기 바쁩니다. 도대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그들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무능한 정권의 수장인 문재인 아저씨는 대국민사죄는 커녕 자신들의 휘하 후배들을 잘 살펴 좋은 자리 제공하라는 식의 말만 되풀이 합니다.
문재인 아저씨가 정권을 잡았던 시절과 지금은 하늘과 땅입니다. 문재인 아저씨가 정권을 잡은 2017년부터 5년동안은 그야말로 민주당 태평성대였습니다. 상대당은 이리치고 저리치어서 존재가치도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평시에도 민주당내에서 권력자에 대한 직언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자리 하나씩 수여하니 그랬을테지요. 하지만 2022년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은 백팔십도 바뀝니다. 강력한 검찰 여당이 들어서면서 야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제대로 대선에 힘을 보태지 않았던 이른바 수박세력들은 당시 당대표를 깎아내기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제가 살다살다 당 대표를 당 내부에서 그렇게 질타하고 짓밟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시 당 대표는 결정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당 공천결정위원회에서 적당히 공천이나 받으려는 세력을 걷어냅니다. 당연히 반발세력이 속출합니다. 버티다 버티다 그들은 탈당해서 꽤 멋진 당을 창당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누가 창당하라고 떠민 것도 아닙니다. 마음에 안들고 대표가 싫다고 나간 것 아닙니까. 그리고 받은 성적표는 참담합니다. 그 정당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정당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춰 나아가야 정상입니다. 자신들이 만들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은 정당입니다. 하지만 그런 정당은 내팽겨치고 부득부득 민주당으로 몰려와 재입당하겠다 자신들을 탈당하게 만든 당 대표는 사과하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정신이 없는 세력입니다. 스스로 나가 새로운 정당을 세워놓고 이제와서 자신들을 당에서 나가게 한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합니다. 정말 사과해야할 세력은 지금 여당을 만든 문재인 아저씨와 그 일파입니다. 그들은 왜 그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습니까. 대충 특정 언론사를 통한 인터뷰에서 사죄했다고 합니다. 사죄는 받아드리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지금 민주당 지지자 대부분은 문의 말을 사죄로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능 무책임으로 일관한 문재인 아저씨와 그 일파에 대해 용서해 줄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세상만사에는 전시와 평시의 개념이 있습니다. 전시는 전쟁터같은 상황이고 평시는 평화로운 상황을 의미합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전시입니까. 평시입니까. 정치 오래 했다는 사람들 대답해보시지요. 정상적이라면 전시라고 평할 것입니다. 전시에는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지금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이끌어가는 세력이 어느쪽이고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냐를 말입니다. 평시에는 나름 불만이 있거나 떠들고 싶은 것을 편안하게 말할 수도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엄연한 전시입니다. 전시에는 조용히 자신들이 해야할 일들을 말없이 찾아 백의종군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우리 수박들이 돌아왔으니 자리 내놓으라하는 것은 그야말로 날강도들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우습습니까. 지금 나서서 민주당내 입틀막 주장을 하는 인물들에게 묻습니다. 전시에 입을 나불나불대는 것이 덕목입니까 잠자코 뒤에서 뭔가 조직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 덕목입니까. 수박들의 수장인 문재인 아저씨는 각성하길 바랍니다. 자신이 잘못해서 나라가 이런 상황이 된 것에 대해 정말 제대로 사과하고 그들의 추종세력에게 조용히 기존 세력들의 진군에 박수를 보내라고 말입니다. 그러기 싫으면 자신들이 만든 당에서 대통령 후보 내세워 제 2의 문재인 시대를 기약하시던가요. 제발 그러시길 바랍니다. 이 피곤하고 힘든 한국을 위해서 말입니다.
2025년 2월 2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