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에서 차동영 경감은 대학생 진우를 고문하면서 훈계한다. “나같은 사람이 빨갱이 잡아주고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에 너희가 살고 있는 거야. 잘 생각해봐. 애국이 뭔지..." 차동영은 사건을 날조하면서도 아무런 가책도 없이 자신이 애국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차있다.
영화 속에 나오는 1980년대 초의 지나간 얘기가 아니다.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다가 나와 자살 기도를 한 국정원 권모 과장은 < 동아일보> 기자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 나는 27년간 대공활동을 하면서 국가를 위해 일해 왔다. 그런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갖은 모욕을 다 당했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간첩은 잡아야 한다.... 우리는 그놈이 간첩이니까 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해 왔다. 간첩이 나라를 팔아먹고 기관은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 20여년 일한 사람들은 치욕을 겪고,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검사들은 정의의 눈으로 우리를 재단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증거조작이라는 불법 행위가 세상에 드러났건만, 국가를 위해 일해온 자신들이 조사받는 상황은 이들에게는 단지 치욕일 뿐이다.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기관의 조사마저도 거부할 정도로 이들의 머리는 대한민국의 법령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 지대에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이 곧 애국이고, 그 신념에 따라 누구든지 증거없이도 단죄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다. 시계는 <변호인>의 무대가 되었던 1981년에 그대로 멈춰있다.
돌아보면 국정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무소불위의 성역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을 비롯하여 국정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섰지만 남재준 국정원장은 아직껏 건재하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수사하던 검찰은 결국 검찰총장이 날라갔고, 특별수사팀 검사들은 인사조치되고 말았다. 국정원을 잘못 건드린 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간첩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은 시간만 끌며 눈치를 살폈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자신이 날라갈 수 있다는 트라우마가 검찰을 따라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는 척 덮는데도 한계가 있는 법. 국정원 협력자 김모 씨의 자살 기도를 계기로 의혹의 실체가 베일을 벗으면서 검찰도 수사의 칼을 빼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박근혜 대통령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그리고 국정원에게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통령이 국정원에 내린 지시조차도 국정원에 의해 거부되고 있는 상황까지 야기되고 있다. 국정원은 시간이 갈수록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는 고사하고 사보타지를 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때 대국민 사과문까지 냈던 국정원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조직적 입맞추기를 통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증거조작의 사전 인지와 조직적 개입 부분에 대해 철저히 입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국정원의 조직적 방어 앞에서 검찰의 수사는 벽에 부딪혀있다.
이제는 검찰 수사를 향한 공개적인 시위까지 등장하였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자살을 기도한 권모 과장은 검사와의 격한 언쟁 끝에 “더이상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며 검찰청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기자를 불러 검찰 수사에 대한 공개적 항변을 쏟아냈다. 이어서 자살을 기도했다.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 요원의 행동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빚어졌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진행되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검찰 진술을 번복하며 시종일관 엉뚱한 답변을 늘어놓곤 했다. 한마디로 아무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조차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어떻게 하다가 국정원이 이렇게 되었는가. 이 국정원을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책임은 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국정원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박 대통령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취임한 이래 국정원의 정치적 행위, 심지어 불법적 행위까지도 감싸고 도는 모습만 보여왔다. 대통령의 이같은 신임이 뒤에 있는한 국정원에게 무서울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국민의 눈에 비치기에 국정원은 이제 대통령의 지시조차도 먹혀들지 않는 권력이다. 그런 국정원을 방치하는 것은 박 대통령 자신의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책임을 물어 남재준 원장을 해임하고, 증거조작 사건의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국정원의 벽을 해체시킬 것. 그리고 국정원을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개혁시킬 것. 그렇지 않으면 국정원의 모든 문제는 결국 박 대통령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201393
첫댓글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짜고 치는 고돌이
박그네는 외유를 선택했다
부정선거로 사퇴하는것보다 국정원을 안고가는 부담의 감수를 선택할것이다
유신시대가 본격화할것이다
믿을넘을 믿어라 세상진리다
망할징조네
종북을 해야 안전함
국정원도 사표내고
종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