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출판기념회, 옛 대북안보라인 '총출동'
2008년 6월11일(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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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캐피털 호텔에서 열린 임동원(林東源) 전 통일부 장관의 회고록 '피스메이커-남북관계와 북핵문제 20년'의 출판기념회에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활동했던 대북외교안보라인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김대중도서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곧바로 이희호 여사와 함께 기념회 행사에 참석해 재임기간 자신을 보필했던 임 전 장관의 회고록 출판을 축하했다.
그는 "임동원 장관은 우리의 통일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공동승리의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무력통일도 안 되고 흡수통일도 안 되고 평화적 공동승리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임 장관은 이번 출판에 그치지 않고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 이론 면이나 행동 면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회에는 박재규.홍순영.정동영.이종석. 이재정.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초청인으로 참석했고 이종석 이종찬.신건 전 국가정보원장,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송민순 전 외교장관, 김보현.서훈 전 국정원 3차장 등이 참석했다.
'한반도공동체동일방안'의 입안자인 이홍구 전 통일부 장관과 최영철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고위급회담 등에 참여했던 통일부 전직 관계자들도 자리에 참석해 기본합의서 산파역을 맡았던 임 전 장관의 회고록 출판을 축하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과 함께 김옥두 전 의원, 박지원.박선숙 의원 등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정치인도 모습을 드러냈으며 정세균, 이강래, 천정배 통합민주당 의원들도 행사에 참석해 '햇볕전도사' 임동원 전 장관의 회고록 발간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정부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에 발간된 책은 임 전 장관만이 할 수 있는 남북화해협력사의 생생한 증언이고 역사적 기록"이라며 "남북관계와 통일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책자가 될 것이고 통일업무에 있어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임 전 장관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축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입안자들이 이 책을 꼭 읽고 앞으로 만들어낼 대북정책에 참고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완전히 수립되기 전에 이 책이 나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현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편 임 전 장관은 이번 회고록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조은문화재단을 통해 문화발전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장용훈 기자 jyh@yna.co.kr
김대중 前대통령, 임동원 前장관 출판기념회 축사
2008.6.10(화) 캐피탈호텔
존경하는 귀빈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임동원 장관의 저서 ‘피스 메이커’의 출판을 마음으로부터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얘기해서 이 책을 손에 들고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것은 이 책을 통해 우리시대의 통일문제에 관한 진실과 우리들의 노력을 후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가장 권위있는 책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비단 역사의 진실을 전할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민족통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중요한 지침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집필하는데 임동원 장관은 가장 적임자라 할 것입니다.
임동원 장관은 우리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통일에 대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의 현실과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에 있어서도 실사구시의 식견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임동원 장관은 무엇보다도 우리의 통일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하고 공동승리의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력통일도 안되고 흡수통일도 안되고 평화적 공동승리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북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우리의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책을 신뢰하는 데는 임동원 장관의 민족애와 애국심만이 아니라 그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인격에 대해서 우리의 신뢰가 크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저는 1990년대 이래 임동원 장관의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제가 아태평화재단을 설립할 때 저는 이 재단을 맡아서 올바른 통일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분을 찾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임동원 장관으로 생각이 미쳐 그야말로 삼고초려 끝에 아태평화재단 사무총장으로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임동원 장관의 도움으로 ‘김대중의 3단계 통일방안’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후일담입니다만, 보수진영의 가장 강경한 반공주의자인 모 의원이 이 책을 세 번이나 정독하고 문제점을 찾으려고 했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말하기를 “이 책은 내 양심에 비추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임동원 장관은 우리가 가진 가장 보배로운 사람 중에 한 분입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모든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훌륭한 인격자입니다. 군인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외교관으로서도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족의 숙원인 통일문제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헌신과 능력과 업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임동원 장관이 우리시대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 나아가 남북 민족 모두의 축복이라 할 것입니다.
임동원 장관은 이번 출판에 그치지 않고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서 이론 면에서나 행동 면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것입니다. 임동원 장관에 대해서 우리 국민뿐 아니라 북한도 가지고 있는 존경심, 신뢰심 그리고 그 식견에 대한 믿음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가 오면 임동원 장관에게 많은 일을 하도록 국민과 민족이 요청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에 우리의 현실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 국민이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깨닫고 더 많이 행동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 임동원 장관은 앞으로도 교사가 되고 전도사가 되는 역할을 계속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임동원 장관의 노력을 지원하는 국민에게 다시없는 교과서이자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피스메이커’의 출판을 축하하고 임장관의 건강과 건투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