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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라도 – 아헤스 : 11일 차(27.4Km)
5월 29일
6시 출발.
비가 그쳐 땅이 촉촉해 걷기 편함.
1시간 쯤 걸을 때 남녀 2명 추월
아버지와 딸인 듯.
추월하며 '올라 부엔까미노' 하자 쳐다보며 응답.
나를 보더니 어제 자기를 문열어 준 분이라며 아버지에게 소개하고,
고마웠다고 굽신 인사.
독일에서 왔다함
아침부터 기분 상쾌
오까산 언덕을 1시간 이상 오르는 까미노에서
부모와 기저귀 차는 아이 그리고 5살쯤 보이는 아이 등
4명이 자전거 순례하는 것 목격.
아버지는 앞에서 자전거에 리어카 형식의 네모난 요람(앞면만 트임)을 매달고
힘들게 언덕길을 페달을 밟으며 오르고,
엄마는 모든 짐을 자전거 양쪽에 매달고 뒤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음.
뒤에서 밀어주자 고마움 표시.
까미노는 사랑이 넘치는 길.
남편이 앞서 가다가 부인이 뒤쳐지면 멈춰 서서
부인에게 달려가 자전거를 같이 끌고 오는 모습이
너무 다정하고 사랑스러워 보였음
아빠 뒤에 앉은 2명의 아이는
털털거리는 자갈길에서도 아빠와 말을 주고 받고
아이들도 서로 깔깔대는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음.
아빠 엄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행복한 듯
쉼터에 이르자 아빠는 아이와 함께 기원하는 글을 써 놓고,
엄마는 옆에서 모유수유를 하면서,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응답.
후에 기저귀도 갈아줌.
그 가족을 보면서 정말 사랑이 넘치는 가정공동체를 봄
인터넷에서 보았던 다음 글이 생각남
가장 평화로운 그림
평화를 가장 잘 묘사한 그림을 선정하는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화가가 평화를 묘사했습니다.
그중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그린 화가가 있었습니다.
그 풍경에는 투명한 호수,
부드럽게 흐르는 시내,
소와 양 떼들이 풀을 뜯는 풍요로운 목장의 푸른 들판,
나뭇가지 위에서 새들이 노래하고 있는 무성한 나무,
그늘진 나뭇가지 아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그려져 있었으며,
부드럽게 흘러가는 흰 구름은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가며 산허리에 그림자를 수놓고 있었습니다.
평화의 일반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상의 영광은 다른 화가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기존 화가들이 묘사한 평화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림 한가운데 바다를 배경으로 바위 하나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 바위를 중심으로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고,
파도는 소용돌이를 만들며 성이 나 있습니다.
거칠게 성이 난 파도에 곤경에 처한 배 한 척도 보입니다.
하늘은 짙은 먹구름은 폭풍을 더 사납게 보이게 합니다.
그런데 바다의 중심에 있는 바위 꼭대기 조그만 틈새에
비둘기 한 마리가 조용히 둥지를 틀고 앉아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둘기 품에 새끼 비둘기들이
무슨 일이 있느냐는 표정으로 평온하게 어미 날개에 덮여 있습니다.
아빠 뒤에 매달려 자갈길을 가면서도 즐거운 표정의 아이들이 그런 모습은 아닐까요
음악과 춤 정열적인 스페인
까미노길 외진 곳인데 힘든 오르막.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기타소리
갑자기 힘이 나며 발걸음을 옮기면 그곳에는 그늘에서 기타를 치는 사람이 발견됨
작은 소품이나 음료를 팔기도 하지만 봉사로 하는 경우도 있음
숙소 주변에서 저녁에 경쾌한 아코디언 기타 등의 앙상블로 연주하는 소리를 들으면
침대에서도 몸이 들썩거려지며 하루의 피로가 풀림
결혼예식 마치고 성당 광장에 하객들이 무도복을 입고 모여와서 서로 키스하고,
말 탄 신랑 신부가 오자 오색 폭죽을 터트리며 즐김.
꽃가루와 오색종이를 마당에 남겨두고 모두 사라짐.
누가 청소를 하는지?
투우와 플라멩고는 못 봤지만 스페인은 정열적인 나라가 확실
스페인 식사는 하루 다섯 끼
아침(데사유노)은 간단한 빵과 커피,
오전 11시 전후 알무에르소는 보카디요 또르띠야 등 간단한 메뉴,
푸짐하게 먹는 점심은 꼬미다,
일과가 끝난 시간에 간단하게 타파스 류와 술을 곁들이기도 하는 메리엔다,
9시 이후 저녁식사인 세나로 간단히 타파스와 술을 마신다.
알베르게에서도 6시까지는 침대에 뒹굴다 밖에 나가 9시 이후 들어와 취침
오늘 저녁식사는 스파게티로
조그만 마을(아헤스)에 숙소가 5개나 됨.
옆 숙소에 스파게티가 맛있고 한국적으로 맵다고 강추 문구 발견.
물론 한국인이 남김.
주인이 주문 시, 매운 맛 4등급 중 어느 것 하겠냐고 물어
제일 낮은 것으로 했는데 입맛에 맞았음
아헤스 – 부르고스 : 12일 차(23.0Km)
5월 30일
사람보다 싸인
5시반 출발 준비를 마치고 제일 먼저 출입문을 여는데 문이 잠김.
마침 조그만 원탁 테이블에 빵이 바구니에 담겨있어 몇 조각 먹자
스페인 젊은이가 배낭을 챙겨 내려옴.
문이 잠겼다고 말하자, 그가 옆 문(카페)을 열어주어 먼저 출발.
▲ 내가 묵었던 알베르게
왼쪽 문으로 올라가면 숙소, 오른 쪽 문은 레스토랑
다음 날 새벽 왼쪽 문을 열지 못할 때,
앞으로 질긴 인연을 맺을 스페인 순례자가 열어줌
10분 쯤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다 길의 싸인이 보이지 않아 길이 맞는지 불안.
중간에 멈춰 다른 사람 오기를 기다리자 헤드램프를 켜고 한 사람이 지나감.
그를 바짝 따라가 마을에 이르자 날이 밝음
자세히 보니 아까 그 청년.
배낭도 프로급으로 꾸리고 스틱도 없이 씩씩하게 걷는 모습이 믿음직하게 보임.
그는 아따뿌에르까 마을 갈래 길에서
까미노 싸인 있는 샛길을 택하지 않고 자동차 도로를 고집.
믿음직하기에 그를 따라감
하지만 사인이 한동안 보이지 않자 그도 불안해하고 나에게 미안한 듯,
스마트 폰으로 길 찾기하고, 전화하고, 자동차를 세워 묻기도 함.
다음 마을에 도착하여 경찰차 발견하고 묻자 친절히 가르쳐 줌.
언덕을 계속 오르는데 경찰차가 뒤쫓아와 친절히 안내하고 내려감.
청년 발걸음이 빨라 허덕이며 쫓아가자
청년이 멈춰 기다리길 몇 차례.
조그마한 산을 넘자 , 겨우 정코스에서 오는 길과 순례자 발견
그청년 담배를 피워 물고 엄지척 하더니 악수를 청하고 총총이 먼저 감
사람을 믿기보다,
길 안내표시인 까미노 사인를 믿어야 함을 다시 깨달음
순찰차가 가르쳐준 산 정상
저 멀리 좌측에 대도시가 보입니다. 부르고스 입니다.
산을 넘자 부르고스를 향하는 순례길이 나옴.
이 길에서 스페인 청년 인사하고 먼저 총총히 떠남
사인을 믿지 않고 청년을 믿어 1시간 이상을 헤맴
▲ 부르고스 성당 앞 순례자상
온 몸은 피부병으로 곪아 터져있고,
무릎은 깨어져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은 채
눈을 지긋이 감고 편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머나먼 순례길을 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숙소에 도착 문을 열지 않아 맥주 한 잔 하고 카톡 문자하고 있는데
누가 건드려, 보니 그 스페인 젊은이가 웬 여자와 함께 있고 그 여자를 부인이라고 소개.
그녀를 만나러 빨리 서둘다 미스한 듯
오늘도 에피소드를 주려 그런 것이라 생각
부르고스 대성당 방문 4.5유로.
스페인에서 3번째 큰성당. 입장료 값어치 충분
부르고스 – 온타나스 :13일 차(31.1Km)
5월 31일
9시 12킬로 걷고 아침 식사 중, 맥주500과 함께
오늘 메사타 고원지대 진입 바로 전.
31킬로로 조금 긴 여정.
메세타 고원(스페인어: Meseta Central, Meseta)은
이베리아 반도(스페인) 한가운데 있는 고원으로서
610~760m의 평균 고도를 유지한다.
6시에 수십 번 종이 울려 성당에 가니 신부님이 미사 준비를 하고 계셨슴.
종이 4번 울리자 신부님 입장
독서와 복음도 신부님이.
봉헌 시 헌금바구니는 마을 자매 몇 안됨
순례객 20여명 참석
성당 안에는 새가 날아다님
대부분 시골성당은 관리가 안되어 새 등의 놀이터로 전락.
성당입구에 성당을 살리자는 문구.
촛불과 헌금으로 협조
영성체 성가는 신부님이 리모콘으로 작동.
미사 전체 준비에서 끝날 때까지 혼자서 하심.
헌금바구니만 제외하고
영성체 때 제일 먼저 나가 큰 성체 모심.
매일 은총의 까미노 체험
메사타 고원지대 무사히 완주.
이곳은 사막처럼 쉴 곳이 없이 작열하는 태양빛 때문에
많은 사람들 버스나 택시타고 통과함.
내 앞에도 뒤에도 순례자 보이지 않음.
도중에 힘들어 하는 모습 셀카로 찰칵
내일 유나 축일이데 까미노 걸으며 기억 할 께.
오늘은 대도시를 벗어나 순례객 이외는 없는 마을에서 휴식하고,
2일 만에 빨래하고~~ 내일도 메세타 지역이네
스마트폰 잭 준 학생에게 매일 감사.
그 후 만나지 못함
수건 3개 모두 분실(침대에 걸어두었다가 캄캄할 때 출발하면서 못챙긴 것)
구매해야겠다
아직 모든 것이 순조로움
맥주의 힘일까? 아니면 성당의 종소린가?
지금도 종은 울리네
온타나스 –보야디야 델 까미노 : 14일 차(28.5Km)
6월 1일
이제 막 빨래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
꿀맛이네
스페인 남자(알보보니 청년이 아님) 또 만났다(사진)
10킬로 더 가는데 휴식 차 들른 곳이 내 숙소.
질긴 인연.
사진 한 장 찍고 정말 이별함
숙소에서 숙박기록하고 샤워 마치고 침대에 있는데
숙소주인 내 여권 가져옴.
"학남"이라고 소리치면서.
하마터면 여권 분실?
하지만 그런 일은 까미노에서 없음.
모두가 형제고 천사이니까
벽화는 주인장의 작품. 음식 주방장이기도 함
부모와 함께 모두 친절하고 열심임
까미노 통신
까미노는 주고 받는 곳
도움주고: 테이핑 1번, 물집치료 2번, 맥주 1번 사주고,
도움받고: 스마트폰 잭, 와이파이, 문여는 법, 분실할 뻔 한 여권,
요리한 음식 2번 얻어먹고,
주고받고: 길 찾는 것 도와주고 받고
인사하고 받고
사진 찍어주고 받고
혼자 가도 곧 친구가 되고 완주를 빌어 주는 곳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하지만 달팽이에겐 수난의 길
길바닥에 밟혀 죽은 달팽이 너무 많아
안 밟으려 피해가도 밟힐 정도
토끼똥도 검은 콩 뿌려 놓은 듯 너무 많아 밟지 않고는 걷지 못함
로드 킬 당한 산토끼 한 마리와 새 한 마리 발견
길옆 숲 속에 놓아줌
보야디야 델 까미노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 15일 차(24.6Km)
6월 2일
숙소도착
숙소가 시끌벅적 줄을 서서 체크인 하는데 1시간 걸림
오늘 숙소는 수녀님들이 운영.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
오늘 저녁시간은 은총의 시간.
6시 수녀님들과 싱어롱 시간
참석한 순례자들이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는데
나를 소개할 때 스페인말로
메야모 스테판 꼬레아(나는 한국사람 스테파노입니다) 하고,
영어로 난 은퇴했다.
가족이 다녀오라 했지만 나는 오기 싫었다
그러나 딸이 비행기 표를 사 어쩔 수 없이 오게 되었는데
지금 무척 행복하다고 말하자 웃음바다와 박수
노래는 '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와 '아리랑' 부름(한국인 3명과 함께).
7시부터 클래식 기타리스트의 연주 50분 감상하고 8시부터 미사참례.
오늘도 은총의 까미노
까리온 – 테라디오스 데 로스 템프라리오스 : 16일 차(26.6Km)
6월 3일
밤은 괴로워
순례는 모든 것이 즐겁고 은총이지만
밤만 되면 언제 날이 밝아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나 기다려짐
다른 순례자들은 서로 누가 코를 잘 고는지 경쟁하지만
나는 그것을 판정하는 심판관이 되어야 하는 신세.
하지만 잠이 부족하진 않고 밤이 지루한 거다.
그래서 생각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춘풍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오신 날 밤 고이고이 펴리라?고 한 황진이처럼
나는 식당에 내려와 내일 일정 공부하고 생각 정리 하는데 쓴다.
기이한 인연
영어를 전혀 못하는 스페인 남자
5일전 6시가 안되어 배낭을 꾸리고 알베르게를 나가려는데
문이 잠겨있어 기다리고 있는데,
문제의 그남자가 밖에서 테이블과 의자로 막은 듯한 옆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감사 인사 전하고 먼저 걸어 가는데, 아직 어두워
까미노 사인이 마을을 지나자 보이지 않아 길을 잃울까 걱정
길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 오길 기다리자 5분 뒤
한명이 헤드램프를 켜고 걸어오는 것 발견
자존심에 들키지 않으려고 나무 뒤에 숨었다가 약 20미터 후방에서 쫓아감
30분 더 걸으니 다음 마을에 도착했고
날이 밝자 아까 그 스페인 남자임을 확인
모른 체 같이 동행
도로에서 샛길로 까미노 사인이 있는데 그는 큰길로 가려해
사인을 보라해도 스마트폰 길찾기를 보며 자기를 따르라는 손짓
그의 행장은 프로답게 배낭을 잘 꾸렸고 스틱도 없이
두팔을 흔들며 걷는 모습에 망설이다 그를 따르기로 결정
한참을 가도 사인은 보이지 않고 앞에도 뒤에도 순례자는 안보임
그때부터 그도 당황 스마트폰으로 길찾기를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두리번 거리기 시작
20분쯤 가자 지나가는 차가 멈추더니 스페인 말로 이야기 하는데
오던 길을 되돌아 가던지
산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가리키며 넘으라는 뜻으로 보임
나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으로 그만 졸졸 따라감.
그때부터 그 남자 속도를 내기 시작, 나는 허덕이며 따라감
마을이 나오자 또 어디로 갈지 헤메는데 마침 경찰차 발견.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방금 지나온 길에서 산으로 올라 가라 함
이때부터 등산시작.
내가 못 쫓아가면 기다려 주길 수 차례. 1시간 걸려 산을 넘어감
경찰차는 길을 가르쳐주고 10분 후 확인 차 우리를 쫒아 옴. 고마운 경찰
산을 넘자 멀리 다른 길에서 오는 순례객이 보임
그는 그곳을 가리키며 안도의 한 숨과 함께 나에게 보라며 엄지척
나도 웃으며 고맙다 인사
실은 미웠지만^^
그는 담배를 피워 물더니 맛있게 한 모금 빨더니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쏜살같이 앞서 걸어감
오늘의 깨달음: 사람을 믿지 말고 싸인을 믿어라
우리도 길이신 예수님을 따라야 길을 잃지 않는다
숙소에 도착 밥을 먹고 있는데 누가 건드려서 보니 그 남자.
한 명의 여자와 함께
둘 다 영어를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니 답답
그 여자를 소개 하는데 알아 듣지 못하니
자기 손가락 약지를 가리켜서 그녀가 약혼한 여인인 줄로 생각
(나중에야 와이프임을 알게 됨)
자기는 하루 40킬로 이상 걸을 것이라 함.
그래서 이제는 만나지 못하겠구나 생각
다음날 숙소에 도착 마을 구경하는데 그가 벤치에 앉아 영상통화 중
옆에 앉자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자기 부인과 자녀라고 하며 애들한테 이야기하라 함.
아이들은 영어를 함
하와유 하더니 나보고 어디서 왔냐 이름은 뭐냐 몇 살이냐 등
간단한 대화후 가족들과 영상 인사
통화 후 왜 여기까지 밖에 안왔냐 하자 어제 부인을 만나 같이 보내고,
그녀는 오늘 자동차로 집에 가고 자기는 늦게 출발했다나...
그런데 다음날 숙소에 도착하니 그가 까페에서
스페인 사람들과 음식을 먹고 있어 어찌된 일인가 물으니
잠시 쉬는 중으로 10킬로 더 간다 함.
그래서 이번이 정말 이별일 거라 생각 기념사진을 찍음
그런데 이게 웬일
다음날 숙소에 도착하니 같은 숙소에서 그를 발견
그는 오늘 20키로도 채 걷지 않은 것임
벤치에 앉아 카톡하며 또 가족들과 인사를 시킴
자기들도 기이한 인연이라 생각하는지?
저녁에 자기 전에는 한술 더떠 내일 5시에 같이 출발하자고 함
자기는 나보다 10킬로 더 간다며
믿어야 할지 정말 헤어지고 싶지만 자꾸 만나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 묵은 하께스 데 몰라이 알베르게는 8명이 한 방을 쓰는데
남녀 각 4명씩 배정받음
코고는 사람 없이 적막하여 잠을 푹 잘 수 있었음
어제와 달리 밖에는 바람이 불고 추워 담요를 갖다 덮고 잠
빨렌시아에서 레온지방으로 오늘 넘어가는데 기온 차가 심함
반팔차림에서 다시 윈드쟈켓을 입어야 할 듯
어제 저녁 한 방을 쓰는 로사 자매와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 나눔
자매는 50세이고 어머니 간호를 27년째 하고 있다 함
성소가 있어 수도원에 갔다 어머니를 간호해야 할 처지가 되어
수도원을 나와 결혼하지 않고 어머니를 돌봄
본인의 시간을 거의 갖지 못해 50세가 되면 자유여행을 하겠다고 생각하며 살다
친구 3명과 오기로 했는데, 2명은 사정이 생겨 혼자 오게 되었슴.
처음엔 두려워 한국인과 동행하고 만나는 것이 좋았는데, 특히 처음 9일간
나도 만난 적 있는 40년 전 미국인과 결혼해 이민간 68세 자매 (17년전 이혼)가
영어도 잘해 함께 동행했는데 의견차이로 상처를 받음
또 한국분들은 만나면 모이기를 좋아해 카톡방을 만들어 연락하며
어느 곳에서 며칠에 만나 파티하고
이곳서 만나 순례중인 신부님과 피정하자고 수시로 연락하여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곳에 온 보람이 없다고 함
동행하던 분과 헤어졌고 한국 분들과 일정도 맞추지 않고
혼자만이 갈수 있는 거리를 조정하며
남은 순례길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 갖겠다 함
순례길 특히 프랑스길엔 한국인이 정말 많음
함께 장을 봐 조리하느라 주방은 한국인 차지.
삼겹살 닭도리탕 닭죽 스파게티 카레 등 먹고 싶은 것 모두 해먹음
하지만 시끄럽고 먹는데 치중
미사나 순례자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 소홀한 면이 있음
가능한 만나면 인사하고 헤어지는 정도로 대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
템프라리오스 – 칼사다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 : 17일 차(26.8Km)
6월 4일
순례길에서 나를 기쁘게 하는 것과 슬프게 하는 것
기쁘게 하는 것
새벽에 비가 안 오면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과 향기
보리밭 밀밭과 흙냄새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
드넓게 펼쳐진 들판
아스라이 보이는 스카이 라인과 하늘
바람에 스치는 향긋한 냄새
한낮의 나무그늘
쉼터와 식수대
성당의 종소리
마주치며 인사하는 말: ‘올라’ ‘부엔 까미노’
숙소에 도착 샤워하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
카톡 응원 메시지를 보는 일
이 모든 것을 듣고 보고 맛보고 느낄수 있고 걸을수 있는
모든 것을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미드림
슬프게 하는 것
길가에 순례자들 발에 밟혀 죽은 수많은 달팽이들
로드킬 당한 산토끼, 이름 모를 예쁜 새
신자는 줄고 낡고 허물어져 가는 웅장하고 아름다웠던
시골 마을 성당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가는 것
하지만 성당의 종소리는 변함없이 울리며 희망을 기원
로드킬 당해 죽은 새를 집어 길가 풀숲에 놓았다 하니,
카톡으로 딸이 하는 말
앞으론 그 위에 꽃 한 송이도 올려놓으라고
미처 그 생각을 못한 나의 측은지심의 한계
아직 사랑이 부족한 스테파노~
순례길 단상
순례길을 걸으며 계속 맞닥뜨리는 것은 템풀기사단의 흔적,
중세 순례자를 위한 병원 흔적,
까미노를 위해 헌신한 분들(성인,왕비 등).
순례자를 위해 건설된 다리들, 숙소, 성당등
이모든 흔적이 까미노에 남아있고 전해지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번성했던 마을들
그래서 마을이름에도 다 유래가 있고 까미노가 붙은 마을이름도 많음
어제 묵었던 알베르게 이름이 하케스 데 물라이 인데,
이 마을이 과거 템플기사단의 근거지였고
하케스 데 물라이는 템플기사단의 마지막 수호자였음
간식먹고 제법 큰 마을인 사아군 도착 몇 군데 돌아보고 있는데, 종소리가 수십 번 들림
이는 미사한다는 소리.
부지런히 달려가니 5분전. 미사 잘 드림
어제 로사 자매와 오늘 숙소에는 성당이 없어 주일미사 걱정을 했는데
순례도중 미사드릴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심.
‘야훼이레’ 주님이 다 마련해 주신다
미사도 스페인와서 제일 격식있는 미사였고,
수녀님들이 독서 성가 파이프 올갠 등 연주
감명깊은 미사였고 큰 성체를 쪼개는데 꽤 오래 걸림(1분)
모든 미사 참여자 큰성체 모심
카사 엘 쿠라
순례시작한 후 처음으로 편안한 숙소.
15유로로 조금 비싸지만 2인실 침대.
보통 알베르게는 5~10유로. 너무 안락했슴.
너무 작고 조용한 마을이라 쉬며 재충전 할 시간이 많고
숙소도 안락해 그 동안 느꼈던 생각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다.
칼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 –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 18일 차(24.5Km)
6월 5일
오늘은 온종일 칼사다 로마나의 오솔길을 걸음.
고대 로마 때 닦인 이 길은 지금도 거의 훼손되지 않음
이 길은 아키타나 길의 일부로 아키타나 길은
갈라시아의 금광을 아스토르가를 경유하여
로마와 연결되도록 건설된 동서 고속도로였으며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칸타브리아 원정 시에도 사용됨
이후 이슬람 군대와 샤를마뉴를 포함한 그리스도 군대가
이베리아 반도의 패권을 빼앗기 위한 전투에서도 사용됨.
재정복 후 이 길은 순례자의 길로 알려지게 됨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 레온 : 19일 차(18.1Km)
6월 6일
오늘 드디어 레온 도착하여 어느 성당에 들어가니 미사 중.
영성체 함.
매일 은총의 나날
오늘 묵는 알베르게는
베네딕토 수도회 수녀님들이 세심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수녀원 예배당에서 7시 미사, 9시 순례자 축복기도가 열림.
오늘 도착 후 오른쪽 발등과 발목이 시큰거리고 아파 걷기 불편
시내 관광 대충하고 숙소에 와
스포츠테잎으로 조치했으나 여전히 발을 디디면 아픔.
내일 일이 걱정.
자고 나서도 아프면 버스라도 타고 갈까 생각
7시 미사 때 양형영성체 한 후 신부님 안수 받음
이곳 알베르게는 베네딕토수도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인기가 있어 접수하는 곳에 장사진을 이룸
앞 빨간 모자 쓴 친구를 까미노에서 제일 많이 만나게 됨
저녁 통증도 가라 앉힐 겸 마트에서 과일과 맥주 2캔 구입
식당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육포를 꺼내 캔맥주를 마시려고 따는 순간
아뿔사 이건 맥주가 아니고 코카콜라
마트 냉장고에 콜라와 맥주가 같이 있었는데 6팩에서 2개 남은 것을 선택.
마호우(mahou)맥주와 코카콜라가 구별이 안될 정도로 비슷함.
황당하여 약 50미터 떨어진 마트에 다시 가서 마호우 맥주 구입
주인에게 마호우 맥주 산다는 것이 콜라를 샀다고 하자 그저 웃을 뿐
맥주를 사가지고 주방에서 먹으려는데 독일여자 2명이 들어옴.
레드와인 1병과 과일 그리고 샐러드 종류를 가지고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육포를 권하자 고개를 절레절레.
맛있다고 해도 웃으며 사양
그러면서 와인을 권해 내가 맥주를 보이며
난 맥주가 와인보다 좋다고 하자 수긍
말하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실 난 맥주회사에 근무하다 퇴직했다고 하자
그제야 웃은 띤 얼굴로 이해한 듯
이후 맥주 이야기
독일이 맥주 본고향이지만 맥주에 대해선 나도 일가견
독일맥주와 한국맥주의 차이점
독일은 맥주회사가 수 천개인 반면 한국은 2~3개지만 규모가 큼.
우리나라에서 독일 레벤브로이를 비롯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도 생산한다는 것
독일 옥터버 페스트 이야기등 나누는데
순례자 축복기도 있다고 봉사자가 알려 중단
9시부터 40분간 15명의 수녀님과 순례자 축복예절을 한 후
순례자 기도문 함께 봉독.
끝나고 말씀사탕 같은것 뽑음
잠자리에서 발을 움직이니 통증이 사라진 듯.
아침에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옆 사람 코를 너무 골아 잠을 못 이룸.
그분 (70대)은 서양인 특유의 냄새도 나고
침대 배정 시, 가운데 침대가 자기 것인데
벽쪽에 있는 내 침대를 먼저 가로챔
봉사자 일본인 할배가 수 차례
당신 침대는 가운데인 옆 침대라고 애기해도 무시한 분임
조금 지나자 다른 침대에서도 코를 골기 시작,
9명 자는 방이 천둥 치듯 돌림노래도 아니고
스트레오 같이 울린데다 옆 할아버지는 잠꼬대까지
룸메이트를 잘 만나는 것도 복인데
혼자 큰소리로 떠들다 으악 비명도 지르고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어
방명록 쓰는 휴게실에 나와 방명록에 글을 쓰고 내용을 보니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에서 중단하거나
컨디션 조절, 치료 등을 위해 2~3일 묵고 가는 경우 많음.
나도 예외는 아닌 듯
지금 12시 40분 오늘은 쓸 것이 많은 날임
데스크 탑이면 양손으로 타이핑하겠지만
스마트폰은 엄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치고
그것도 틀린 글자를 눌러 수정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림
출발 5일 이내 한 번 어려움이 닥치고,
반환 점을 막 지난 레온이 2번째 위기
레온에서 포기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도전하겠다는 글도 많고
대도시인 이곳이 의료시설이 좋고
수도원에서 1박 이상 허용하는 알베르게라
이곳에 며칠 머물며 치료도 하고
휴식한 후 출발하는 사람도 많음
레온 – 비야르 데 마사리페 : 20일 차(23.1Km)
6월 7일
잠을 설쳤지만 6시가 되어 발 상태를 보니
걸을 만하여 천천히 걸을 요량으로 출발
레온시를 벗어나려는 곳에서 누가 차 한잔 하고 가라고,
무료라고 한국말로 이야기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지만 보니 한국인 2명.
외국인들은 그냥 지나쳤지만 난 멈추어 담소
남편은 시각장애인인데 까미노 순례길을 꼭 오고 싶어 해,
전 코스를 걷지는 못하고 주요지점에서 봉사한다고.
이곳에서 며칠 더하다 산티아고에 가서 하고, 바르셀로나를 거쳐 귀국할 예정이라 함
따뜻한 믹스커피를 오랫만에 마시고 곱은 손을 비비며 감사인사 전하자
남편이 하모니카로 '일어나 걸어라' 연주
사진찍고 작별인사.
까미노는 은총의 연속
10여분 걷자 외국인 한명(조금 전 나에게 길 물어본 사람),
내가 커피 마시는 동안 추월해 앞장섰던 분이
길을 되돌아 오며 양말 한 짝(예쁘고 알록달록 색깔있는 -
누가 선물 아니면 떠준 것 같이 소중한 것)을 들고
다른 한 짝 못 봤느냐며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오고 있음.
나 같으면 한 짝 포기했을 텐데...
나에게 묻길래 모른다고 하자 포기한 듯 돌아서 내 뒤를 따라옴.
2~3분 걷자 앞에서 환호성
가보니 양말 한 짝이 전봇대에 튀어나온 부분에 걸려있는 게 아닌가.
아마도 발견한 사람이 주인이 찾을 때 찾기 좋도록 걸어놓은 듯
6~7명이 잠시 멈춰 환호와 함께 축하해줌
성경에 잃어버린 동전 하나 찾았을 때의 기쁨을 느낌.
정말 작은 일에도 서로 축하해주는 사랑의 까미노
10킬로 오자 갈림길.
어느 길을 가든 내일 저녁에 만나게 됨.
까미노에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다수 있음.
한쪽 길은 2킬로 짧지만 자동차 도로를 따라가는 길로 시끄럽고 산만함.
다른 길은 길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길
같이 가던 사람들 짧은 길 선택.
나는 한동안 망설임
발도 아픈데 따라갈까 하다 로버트 푸르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남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났습니다
나는 그 두 길을 함께 다 가지는 못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오랜 동안 서서, 한 쪽 길이 굽어 꺾어져 내려간 곳 까지
될 수 있는 한 멀리까지 바라 보았읍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읍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의 발자취가 적어서
아마 좀더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길을 걷게 되더라도,
그 길도 다른 길과 거의 비슷해 질 것 이라고 여기면서.....
그날 아침, 두 개의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읍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다른 한 길은 남겨 두었읍니다.
길은 길로 이어져 끝없이 뻗어 감으로
내가 다시 돌아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에서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 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다닌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 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 졌다고.
나도 사람들이 덜 선택한 길을 택해 걸으니
앞에도 뒤에도 사람의 그림자라곤 없었습니다
보이는 건 앞서가는 내 그림자(매일 서쪽으로 가기 때문),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곧게 쭉 뻗은 자갈도 아닌 모래도 아닌 걷기 딱 좋은 비포장 도로,
들리는 건 사각사각 내 발자국소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볼에 스치는 바람, 코끝에 풍기는 꽃 내음.
정말 내 페이스에 맞게 노래도 부르고 기도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평화롭고 조용한 길이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 보니 인구가 500명도 안 되는 평화로운 마을로
선물가게 박물관 아트갤러리가 전부였고
여장을 풀고 재충전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정말 탁월한 선택.
숙소에도 사람이 적어 빨래 샤워 잠자리도 편합니다
오는 길에 나무에 걸린 신발 한 켤레 발견.
겉으로 보기엔 말짱
낡아 버린 것인지 아니면 필요한 사람 신으라고 한 것인지.
걸어놓은 사람만 알겠지요
오늘도 은총의 까미노는 계속 됩니다
갈림길에서 탁월한 선택결과 숙소도 4인실.
4명의 룸메이트 중 한 명은 미국인으로 이름이 어려워 기억 못함.
비흐?인가
통성명 후 서로 가톨릭 신자임을 확인.
아무튼 앞에 있는 성당 문은 언제 여는지,
내가 들고 있는 마트 봉지를 보며 상점은 어디에 있는지,
식당 음식은 얼마며 맛은 있는지 이것 저것 물어봄
정통영어 발음이 아닌 것으로 봐 출신이 아랍계 미국인 인 듯
종교이야기를 하면서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마호메트가 한줄기라고 말하는 듯.
짧은 영어로 대화하자니 진땀 흘리며 대답
성당 문은 마을 주민에 의하면 보통 5시에 열지만,
때에 따라 달라 오늘 열지 모른다 대답
어제 받은(말씀 쪽지) 에디트 슈타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묻자
‘말없이 고요히 머무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것(관상?)’이라는 해석을 하는데
맞는지는 몰라도 엄지척하며 훌륭하다고 칭찬해줌.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그 역시 좋아함
이후 마트에 다녀오더니 계속 성당과 시계를 보며 문열기를 학수고대
5시 30분 전부터 아예 성당 벤치에서 앉아 기다림.
그는 61세고 미혼이라 함
성당 문이 열려 내부를 둘러봄
내부엔 이상한 십자가가 있는데
십자가에 사다리가 걸쳐있고 여러나라 말로 설명되어 있음.
한국어로 된 설명에 의하면
이 작품은 1927년 이마을에서 태어난 남성에 의해 제작된 것이며
십자가 한쪽(세로)은 천국을 가리키고 한쪽은 당신의 팔 아래 놓여있다.
그것 외에 다른 십자가는 없고 다른 포옹도 없다는 설명
글쎄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이해가 잘 안되지만 그런 내용
까미노를 걷다보면 각 나라에서 온 순례객들에게 스페인어 문구를
해당 국가의 언어로 설명해 놓은 곳이 많이 있슴.
그런데 설명이 매끄럽지 못하고 이해가 안되는 내용이 많음.
전문가가 아닌 스페인어를 조금 안다는 사람이 번역한 것이라 생각됨.
가이드북에서 본 내용이 생각나서 마트(과일가게:사진)에 들러
이 마을 예술가 몬세뇨르가 재미있는 분이라
대화를 좋아하고 세요(스탬프)도 찍어준다기에
어디에 사느냐 물으니 상점주인 아줌마
제스추어를 써가며 손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과
하늘을 가리켜 죽었다는 것으로 판단.
언제냐 물으니 손가락 5개를 폈던 기억.
이것을 제작한 남성이 그 예술가일거라 추측
밖에 나와 순례자상과 한 컷.
룸메이트도 세요받고 열심히 성당을 둘러봄
비야르 데 마사리페 – 아스토르가 :21일 차(30.1Km)
6월 8일
오늘은 알베르게 문을 1착으로 열고 나오자 정면에 떠있는 보름달.
1시간쯤 걸어가서 보니 뒤에서 동이 트기 시작
까미노는 언제나 서쪽을 향하고 걷기에 오전엔 해를 등지고 걸음
앞에는 달이 지고 뒤에서 해가 떠오르니
갑자기 일본 하이쿠가 생각남
하이쿠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고 알려졌으며
글자수가 5-7-5 17자로 구성됨
요사부손의 하이쿠
유채꽃이여
달은 동쪽에 있고
해는 서쪽에
붉게 지는 해와 그 빛에 반짝이는 노란색의 꽃들.
그리고 어스름하게 떠올라 있는 달의 색깔을 표현
출발 시 상황은 정반대 (달은 서쪽 해는 동쪽)지만
주위상황이 비슷하여 하이쿠 생각이 불현듯 남
3시간쯤 혼자 걸은 후 마을에 도착하니 순례객 1명 발견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다니?
실망하여 급히 다가가 보니 한국 젊은 여자분
인사하고 어디서 출발했냐 물으니 레온에서 기차타고 방금 내렸다고.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
그녀는 학생인데 휴학 중에 순례한다며,
중간에 쉬기도 하고 차량으로 건너뛰기도 하며 순례 중
간단히 간식 먹고 마을을 벗어나자 또 갈림길
많은 사람이 왼쪽 길을 선택했지만 난 오늘도 외롭게 오른쪽 길 선택
정보에 의하면 가장 평화롭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7.2킬로가 오른쪽에 포함되었다 함
기대대로 순례자도 거의 없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만끽
매일 출발 후 3시간은 가벼운 발걸음이지만
10시가 넘으면 발걸음이 무겁기 시작하고
도착 5킬로 정도에선 발걸음이 힘겨움
오늘 31킬로 먼거리 인데다 햇볓이 뜨겁고 더워
헉헉대며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언덕을 오르자 오아시스가 있음
허름한 집이 있고 앞엔 수박 체리 자두 등 과일과 커피 차 음료도 있었음
주인은 딴 일을 하고 순례객이 자유롭게 쉬고 먹고 세요도 찍을 수 있음(기부제)
옆에 동전 넣는 통이 있어 알아서 지불하면 됨
나는 단숨에 수박 2쪽을 먹었는데
이제까지 먹어본 수박 중 가장 맛있고 갈증을 해결해 줌
다시 힘을 내 조금 걸으니 앞에 병풍처럼 보이는 산맥
아 저것이 내일과 모레 넘어야 할 레온 산맥 해발 1505미터
걱정도 잠시 그건 내일 걱정하자 생각하고
조금 더 걷자 한눈에 제법 큰 마을이 보임
드디어 오늘 머물 아스토르가!
갑자기 경쾌한 기타소리
도시전경 사진 찍고 기타 치는 사람 곁을 고맙다며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기타를 공중에 돌리며 꼬레아나 꼬레아나 하면서 기타치고 노래
돌아서서 동전 한닢 주고 사진 찍고 작별.
까미노는 작은 즐거움의 연속
숙소도착하자 오늘은 기진맥진.
샤워하고 바로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맥주 2잔하고 일정정리
허리띠가 점점 줄어 바지가 접힘.
몸무게 얼마나 줄었는지 궁금
낮잠 자고 시내 둘러볼 예정
아스토르가 – 라바날 델 까미노 : 22일 차(20.3Km)
6월 9일
오늘은 레온 산맥을 넘기 위해 준비하는 날
어제 알베르게는 바닥과 천정이 모두 나무로 되어있고 천정이 사선형,
낮은 쪽은 단층침대, 높은 곳은 2층 침대
물론 나는 단층 배정. 선착순이니까
걸을 때마다 삐걱 소리가 나지만 귀에 거슬리기보단 옛추억이 살아남
초등학교 때 교실이 모두 나무로 되어있어
장난기 어린 우린 여자애들 넘어뜨리려고
복도에 초를 바르고 문질러 미끄럽게 만들었는데,
아뿔싸 선생님이 넘어져 우린 단체로 호되게 매맞았던 기억이 나네.
그때 그 친구들은 어찌되었는지
얼마 전 고향에 가보니 개발이 되고 외지인들이 살고 있었지만
산과 골짜기, 마을이름은 여전.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한 길재 시조가 떠오름
고향 생각하니 농부였던 아버지 생각.
초등 6년에 돌아가셨지만 나에겐 다정다감 했던 분
술을 좋아하셔 술 심부름도 많이 하고,
술을 많이 드시면 무섭기도 했지만
노래 부르기 좋아하시고 옛날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셔
동네 친구들 모아놓고 이야기 해 주셔서 인기만점.
들에 갔다 오시면 지게에
으름, 산딸기, 개암열매, 산복숭아, 방아개비 등 매달고 오시고,
가끔 산토끼 꿩도 잡아 요리해 주신 기억.
특히 족제비 고기를 먹고 노린내가 역겨웠던 기억도 남
저녁 잠자리에선 매일 옛날이야기를 듣고,
새벽엔 스피커(마을에서 유선 연결)에서 나오는
중앙방송국(HLKY)에서 방송한 명심보감 채근담 등과
동서고금의 명언을 낭송하는
성우의 낭랑한 목소리를 듣고 기상하던 일.
그때부터 아침형 인간이 된 듯
까미노를 걷다보면 온갖 상념이 꼬리를 물어
나의 인생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짐
아침에 마을을 벗어나니 제주도 밭담처럼
밭 경계를 돌로 쌓아 놓은 것 보고 제주도 집 생각
짝꿍 바울리나!
밭의 농작물, 강아지 3마리(짱구, 친구, 민구) 잘 있겠지?
2시간 걷고 간식 먹는데
어디서 회색 고양이가 나타나, 내 발 밑에서 빤히 나를 올려다 봄
먹던 내 양식의 일부를 주니 단숨에 먹고 또 쳐다봄.
또 한 차례 주니 이번엔 얼룩 고양이까지 합세
포크로 듬뿍 잘라서 줌.
내 양식은 줄었지만 나누는 기쁨을 누림
나눔의 까미노
오늘 쉬고 있는 동네 라바날 델 까미노
이곳에서 왜관 베네딕토회 인영균 클레멘스 신부
(순례기 시작할 때 ' 까미노 위에 살면서' 글을 쓰신 신부님)와
2시간 동안 이야기 나눔. 한국인 순례자 7명과 함께
레온산맥 등반의 출발점인 라바날 델 까미노는 한적하고 깨끗하며 고풍스런 마을.
최근 독일에서 조직된 베네딕토회 소속 사제단이 한 건물에 입주해
12세기 지은 성당을 복원해 그레고리안 성가로
저녁기도(7시) 끝기도(9시30분)와 순례자 축복기도를 바침
현재 한국인 수사신부 포함 4분 계시며 5명까지 피정 가능
수도회에서 숙식하며 함께 생활하고 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인기가 있어
T.O 가 나야 들어갈 수 있기에 참가하기는 매우 어려움.
2박 이상 제한 없어 언제 자리 날지 몰라 1주일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기다리다 포기하고 레온산맥을 넘는 경우가 많음.
특히 한국인
로사자매가 4시반에 피정 등 신부님 면담한다기에
얼른 빨래하고 마트에 들러 장을 봐
로사자매와 음식을 만들어 오랫만에 포식.
내가 한 일이라곤 재료비 3유로와 마늘 한통 깐일.
그 자매는 이곳에 1주일 가량 머물며 쉴 예정
수도회 앞에 가니 총 7명의 한국인이 와있음
신부님 안내로 수도원 접견실에 둘러앉아 나눔 시간과 신부님 말씀 경청
신부님은 왜관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 크레멘스 신부로
작년부터 이곳에 살고 계시며, 작년 까미노를 걸으셨고
그 기간중 이형우 아빠스 부음소식 접했다 함
산티아고에는 왜 왔느냐는 것이 공통된 질문으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답함.
비신자 1명도 있었음
라바날 델 까미노 – 몰리나 세카 : 23일 차(26.5Km)
6월 10일
무사히 도착.
생각보다 수월했음
점심먹고 마트에 들러야지
위치가 좋아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을 정도.
3번 주문 30분 기다린 끝에 오징어 튀김 나옴
자리 값인지
욱하는 성질 나올 뻔
참자! 언어도 짧고...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한다고 했으니...
가족에게 보낸 코믹한 표정 연출
출발 때 보다 훨씬 날씬해지고
얼굴과 팔다리도 구리 빛이라고 가족이 전해 옴
바지도 헐렁해 진 것으로 보아 6~7킬로 빠진 것 같음.
완주 후 한국에 돌아와 보니 체중이 10킬로 줄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