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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30년의 한국은 2015년의 일본보다 암울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구학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제시하는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眼)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구학적 관점’이라는 기준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전략을 알려준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구학자로 손꼽히는 조영태 교수는 이 책에서 저출산 세대가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될 미래까지의 전체적인 사회변화상을 보여준다. 반 토막 난 출생인구는 당장 부동산과 가족관계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대형 아파트 수요는 벌써부터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테니, 미리 사놓으면 돈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 것인가?
인구학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미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며, 설명 가능하다. 그것을 아는가 모르는가가 개인과 사회의 운명에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 알아야 한다. 인구변화가 이끌어내는 미래의 변화된 사회상을 조금이나마 눈에 잡히는 증거와 함께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기준으로 자신의 앞날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정해진 미래’다. 이렇게 말하니 마치 비관적 결정론을 설파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정해진 것은 사회적 미래일 뿐, 개인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저출산.고령화가 그려내는 미래는 분명히 비관적이다. 그렇다면 나빠질 미래를 그저 따라가기만 할 것인가? 인구학이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이 그 안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성찰한다면, 비록 객관적으로 좋지 못한 여건이라 해도 자신의 미래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역할이다. 당신이 인구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럼으로써 당신의 삶 앞에 놓인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생존전략, 나아가 성공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이 개인 차원에 멈추지 않고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산된다면, 외롭고 삭막한 ‘각자도생’이 아니라 진정한 ‘공존’의 지혜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다. 사람들이 태어나고, 이동해 다니고, 사망하는 인구현상을 통해 사회의 특성과 변화를 읽어내는 인구학자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석사를, 인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인구학을 공부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인구학회, 한국보건사회학회 등 학술단체에서 이사로 활동한 바 있고, 2015년에는 4년간의 임기로 아시아인구학회 이사로 선출되었다.
2015년 연구년 기간 동안 베트남 정부 인구 및 가족계획국에 인구정책 전문가로 파견되어 1년간 하노이에 거주하며 베트남이 인구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작업을 도왔다. 2016년 9월부터는 베트남의 사회부총리에 의해 꾸려진 고령자를 위한 건강관리 시스템을 준비하는 태스크포스팀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들의 인구변동의 특성을 통해 미래사회를 예측하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의 모바일기기와 이를 통해 축적되는 빅 데이터가 건강관리 및 증진과 같은 보건 분야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학술적 궁금증을 탐구하고 있다.
학술활동뿐 아니라 삼성 사장단, 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리더과정, 생명보험협회, LG인화원 등 기업대상 강의와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최고위과정 강의를 통해 인구와 미래사회에 대한 연구내용과 결과가 사회에 파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목차
정해진 미래
프롤로그 : 불투명한 미래에서 정해진 미래를 보는 법
1장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라
인구를 통해 보라
인구, 늘어야 하나, 줄어야 하나
인구정책 모범국의 아이러니 : ‘그래서 잘살게 되었나?’
4인 가족은 없다
소형 아파트는 과연 돈이 될까?
2장 저출산 시대, 모든 것이 공급과잉
30년 만에 아동인구 절반으로
초등교사 1만 명 해고시대?
좋아지는 건 대입경쟁률뿐?
유망직업은 언제까지 유망직업일까?
입시교육 이외의 교육을 생각하자
월급의 3분의 1을 학원비로 쓸 필요가 없다
그나저나, 군대는 누가 채우지?
3장 저출산+고령화, 전쟁 같은 밥그릇 싸움
인구가 줄어들면 취업은 쉬워질까?
저출산이 취업의 기회가 되지 못하는 이유
10년 후에도 직장에 다닐 수 있을까?
본격적 빈익빈부익부는 은퇴 후부터
개인이든 국가든,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고
100세 노인은 장수마을에 살지 않는다
‘58년 개띠’와 ‘70년 개띠’ 싸움에 등 터지는 청년들
니트, 프리타 외의 대안이 필요하다
4장 저출산+고령화+저성장, 대안은 해외에?
어떤 인구가 발전에 유리한가
10년 후에도 우리 제품이 잘 팔릴까?
세대의 크기는 곧 경제의 크기다
조선족을 더 들이자고?
해외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5장 작고 안정적인 한국을 준비하자
일본과 같은 연착륙은 가능한가?
여성들이 아이를 더 낳게 하려면
인구대책, ‘복지’가 아닌 ‘투자’여야 한다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성장을 준비하자
작아지는 사회에 맞는 체질을 만들자
에필로그 | 정해진 미래에서 ‘나만의 미래’를 정해가는 법
주(註)
출판사 서평
정해진 미래
인구학이 말하는 2030 대한민국의 자화상 :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만큼도 될 수 없다!
1972년, 그 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100만 명이 넘었다. 그들이 부모가 된 2000년대 초반, 해마다 태어나는 아이는 50만 명을 넘은 적이 없다. 한 세대 만에 출생인구가 반 토막 난 것이다. 전쟁도 겪지 않은 나라에서 이처럼 출생인구가 급감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일본뿐이다.
초저출산 현상이 우리 사회는 물론 기업과 개인의 삶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가 되리라는 언론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은 말한다. 오늘의 일본을 보라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5~20년 먼저 초저출산 현상을 경험했고,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우리도 2030년 즈음에는 오늘날의 일본처럼 될 터이니 큰일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인구학자인 조영태 교수는 이런 주장을 숫자의 이면을 보지 못한 전망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오히려 일본만큼만 되어도 다행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따라가고 있는 일본의 경제상황은 현재 어떠한가? 인구의 저출산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15년 현재 세계 3위 경제대국의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자본주의 역사가 우리보다 깊고, 일본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두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고령화될 때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젊은’ 주변국들이 그들의 제품을 많이 사주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기업들은 중국의 추격에 따라잡힐 것을 염려해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내수시장도 일본보다 크지 않은데, 우리 제품을 구매해줄 주변국들도 우리와 함께 늙어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미래를 정확히 그려보려면 눈에 보이는 통계수치를 사회적 역량과 주변국과의 관계 등 다양한 요소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것이 곧 조영태 교수가 강조하는 ‘인구학적 관점’이다. 경기동향, 주가추이, 문화담론의 변화 등 미래를 판단하는 수많은 프레임 중 가장 정확한 예측수단이 ‘인구’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이민 등 해외 인구이동이 극심하지 않은 한, 10~20년 후를 예측하는 데 현재로서는 인구만큼 정확한 툴이 없다. 물론 각종 인구통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미래예측이 될 수는 없으며, 이 숫자들을 의미 있게 풀어내는 해석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곧 ‘인구학적 관점’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만드는 ‘정해진 미래’ 앞에서
우리가 ‘정해갈 미래’의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구학적 관점’이라는 기준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전략을 알려준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구학자로 손꼽히는 조영태 교수는 이 책에서 저출산 세대가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될 미래까지의 전체적인 사회변화상을 보여준다. 반 토막 난 출생인구는 당장 부동산과 가족관계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대형 아파트 수요는 벌써부터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릴 테니, 미리 사놓으면 돈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 것인가?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점점 활발해지면서 맞벌이가 보편화될 텐데, 그러면 아이들은 어떻게 키울까? 이 고민은 조부모와의 관계와 사교육 시장에 변화를 불러온다. 그뿐인가. 학생이 점점 줄어들 테니 학교와 교사가 남아돌게 될 것이다. 현재 가장 선망 받는 직업인 교사는 언제까지 ‘철밥통’일 수 있을까? 지금도 학과 통폐합 등 정원 축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저출산 세대가 성장함에 따라 인구변화의 여파는 가정에서 학교로 그리고 노동시장 등 사회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다. 노동력이 부족해지니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에는 지금의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될까? 줄어든 인구를 대상으로 기업은 어떻게 상품을 판매해야 할까? 산업구조는 어떻게 변화할까? 다수를 점하게 될 고령층에는 어떤 노후가 기다리고 있으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국민연금은?
인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모든 미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며, 설명 가능하다. 그것을 아는가 모르는가가 개인과 사회의 운명에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 알아야 한다. 인구변화가 이끌어내는 미래의 변화된 사회상을 조금이나마 눈에 잡히는 증거와 함께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기준으로 자신의 앞날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정해진 미래’다. 이렇게 말하니 마치 비관적 결정론을 설파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정해진 것은 사회적 미래일 뿐, 개인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저출산.고령화가 그려내는 미래는 분명히 비관적이다. 그렇다면 나빠질 미래를 그저 따라가기만 할 것인가? 인구학이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이 그 안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성찰한다면, 비록 객관적으로 좋지 못한 여건이라 해도 자신의 미래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역할이다. 당신이 인구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럼으로써 당신의 삶 앞에 놓인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생존전략, 나아가 성공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이 개인 차원에 멈추지 않고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산된다면, 외롭고 삭막한 ‘각자도생’이 아니라 진정한 ‘공존’의 지혜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천사
지난 10년 동안 100조라는 예산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쓰였다. 정책 개수도 200개나 된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하다. 왜 그럴까? 혼인세대는 결혼을 미루고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기를 겁낸다. 이유가 무엇일까? 인구정책이 ‘출산’이라는 그 자체의 틀 안에만 매몰돼 그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영태 교수는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적 추세까지 시야를 종횡으로 누비고 현실을 꿰뚫어보며 인구학적 관점이 왜 우리에게 절실한지 보여준다. 저출산 문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조명되는 인구학적 관점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장학자의 진정성에서 찾아보자. 이 책은 교과서가 아니라 교양서다. 인구문제의 대중적 이해와 관심을 이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양서만도 아니고 차라리 교과서다. 인구정책 수립에 갖추어야 할 기본적 원리를 체계적으로 풀어주는 인구학도의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필독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욱(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한국인구학회 회장)
부존자원도 마땅히 없이 지난 70년간 기적같은 성장을 만들어낸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우리 ‘한국인’ 자체가 그 기적의 원천임을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 그 원천이 마르지 않을까 두려움에 사로잡힌 지금, ‘우리의 미래’는 상당히 정해져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저자는 낱낱이 보여줍니다. 정해진 미래 속 좀 더 나은 ‘각자의 미래’를 빨리 준비하시려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송길영(다음소프트 부사장, 『상상하지 말라』 저자)
저성장 흐름에 접어든 우리나라 경제에 ‘고령화’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된다.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 10년 이상 계속 품고 가야 할 만성질환 같다는 점이 고민을 깊게 한다. 인구구조가 급변하고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오늘날, 보험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 요구되는 자질은 바로 ‘적응’이 아닐까? 현재의 변화에 맞추는 것은 물론, 미래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갈지 가늠하고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명한 인구학자인 저자는 100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인드와 전략을 솔직하고도 소신 있게 제시한다. 개인과 기업과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대응전략을 고민할 때 유용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수창(생명보험협회 회장)
책속으로
정해진 미래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감정이입을 많이 했다. 덕선이 동생이 딱 내 또래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나처럼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 한 번씩 해보지 않았을까? ‘저때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걸.’ 10~20년 전에 내가 뭔가를 했으면 지금 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 한 자락씩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구학적 관점’을 여러분의 일상생활에 적용한다면 10년 뒤에 ‘아이고, 내가 그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아니라 ‘내가 이럴 줄 알고 그때 미리 준비했지’라고 안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미래는 정해져 있을지언정 개인의 미래는 매 순간의 판단과 선택과 노력으로 ‘정해나갈’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인구학적 관점을 일상에서 구현함으로써 우리 앞에 놓인 미래를 잘 보고, 여러분의 미래를 잘 정해나가게 되기를 기원한다.
---「프롤로그 ‘불투명한 미래에서 정해진 미래를 보는 법’」중에서
젊은 교수가 부임하면 한국 대학의 관행상 논문을 많이 써야 한다. 나 또한 서울대학교에 부임한 초기에는 논문 부담이 커서 상대적으로 쉬운 주제를 찾아 쓰곤 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거시적인 연구보다는 작은 주제를 잡고 데이터를 추출해서 논문을 쓰게 되고, 몇 년을 그렇게 지내고 나니 자연히 시야가 좁아졌다. 그 와중에 어디에 투자하면 돈이 된다더라 하는 소문이 들리면 나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사람들이 뜬소문에 휩쓸려 눈먼 돈을 날리곤 하는데, 내가 연구한 인구학적 관점은 이러지 말라고 하지 않는가? 복잡다단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내는 능력이 인구학적 관점인데, 그걸 가르치는 나조차 내 일상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깊은 반성과 함께 시험 삼아 내 삶에 인구학적 관점을 한번 적용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아이들 교육문제에 대해 생각해봤다. 지난하기만 한 교육의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두 딸과 연관 있는 숫자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해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데이터는 첫째아이가 태어난 2002년의 출생인구가 약 49만 명으로, 2000년의 63만 명에 비해 갑자기 14만 명이나 줄었다는 통계였다. 14만 명이 2년 만에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와중에 교사임용은 계속 늘려가고 있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교사당 학생 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비등했기 때문에 교사를 많이 뽑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들이 줄어드는데 교사는 늘어난다니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자세히 분석해보니, 말도 안 되는 일이 5년 후부터 일어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때 절감했다.
‘아, 현재 이슈만으로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되겠구나!’
현재의 문제에 급급한 의사결정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는 의사결정을 하려면 현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인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그때부터 인구학적 관점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강조하기 시작했다.
---「1장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라’」중에서
자, 여러분이 아파트 투자를 고려한다면 이 정도 설명만으로도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매력은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1~2인 가구가 살기 적당한 작은 아파트를 사야 할까? 인구변화 추이를 보고 작은 아파트를 샀으니, 이 투자는 성공했다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자꾸 물어본다는 것은 답이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맞다. 실패한다. 왜 그럴까?
첫째, 그동안 부동산 가격은 대형 아파트가 올려놓고 작은 평수가 따라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대형 아파트 가격이 무너지면 다른 평형 아파트도 같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아파트의 몰락과 함께 부동산 불패신화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단순히 가족이 적어진다는 사실만 보아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의 1~2인 가구는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일단 젊은이들은 집을 살 여건이 안 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의 20~30대는 이전 세대의 그 연령대에 비해 구매력이 현저히 낮다. 이전 세대들이 20대 초중반에 경제활동을 시작했던 반면 현재의 20~30대는 구직난 때문에 30대가 되어야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일쑤다. 이들이 10년 뒤 30~40대가 되어도 당연히 지금의 30~40대에 비해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을 터이므로, 투자를 목적으로 아파트 구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1~2인 가구의 절반 이상이 노인이고 이 비중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데 있다. 사회가 고령화되는 만큼 가구도 고령화된다. 2025년이 되면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60%를 차지하고, 1~2인 가구의 65%는 노인인구로 채워질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시장은 사고 파는 사람이 많아야 활성화된다. 특히 부동산은 거래가 계속 있어야 집값이 올라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이 들수록 거래에 수동적이 된다.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사고 파느니 속 편하게 그냥 안 사고 안 팔겠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우리나라에 1~2인 가구가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소형 아파트 시장이 활황이 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이 그런 식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결국 시장이란 수요-공급 원칙의 지배를 받게 돼 있다.
---「1장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라’」중에서
2015년에는 한 초등학교에 평균 약 450명의 학생이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당 75명인 셈이다. 한 학급 정원은 약 23명이므로, 산술적으로 따지면 2015년 초등학교에는 학년당 3개 남짓의 학급만 있으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교사의 경우 1명당 약 15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한 학년에 10~15학급이 있었던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매우 많이 변화했음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판단기준인 ‘OECD 국가 평균’ 초등교사 1명당 학생 수는 2013년에 15.9명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016년의 우리나라 초등학생 규모에 필요한 교사의 수는 16만 5232명이 된다. 이는 2015년 재직 중인 초등교사 18만 2658명보다 1만 7426명이 적은 수치다. 그러면 그만큼 해고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10년 후인 2025년에는 지금보다 교사의 수가 약 2만 2000명 축소되어야 한다. 2015년의 교사 대 학생 비율인 15명을 계속 유지한다고 했을 때 2025년의 적정 교원 수는 16만 명이 안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5년 규모의 12%를 감원해야 나오는 숫자다.
---「2장 ‘저출산 시대, 모든 것이 공급과잉’」중에서
미국에서는 매년 인구학회가 열린다. 내가 처음 학회에 참석했던 것은 박사과정을 밟던 2000년이었다. 그때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은 나밖에 없었다. 인구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이 없었던 당시 한국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던 듯하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나는 희소성이 있으니 졸업하면 한국에서 교수가 될 수 있겠다.’
저출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그럼에도 한국에서 인구학이라는 학문은 여전히 희소하니 교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나름의 예측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리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한국에서 연락을 해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인구학을 가르치던 교수가 은퇴한 후 몇 년 동안 후임이 없었는데, 인구학 박사이니 한번 지원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게 되었다.
그러고 2015년에 역시 미국인구학회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내심 놀랐다. 내게 와서 인사하고 가는 한국 학생이 15명이나 되었던 것이다. 하나같이 미국 명문대학에서 인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한국의 선배 학자라고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처음에는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서도 인구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구나 싶었다. 그러다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친구들이 졸업하면 뭘 하지?’
미안한 말이지만, 이들은 잠재적 실업자였다. 2000년 당시 나는 잠재적 교수였는데.
내가 학위를 받을 때는 미국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던 시점이어서, 미국의 교수임용 수요가 많았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 동안 그 시장이 모두 닫혔다. 미국도 경기가 좋지 않으면 교수들을 새로 채용하지 않는다. 설령 채용하더라도 학문적 역량이 비슷하다면 백인이나 흑인 여성을 뽑지 아시아 유학생을 우선순위에 놓지는 않는다. 그들이 박사학위를 받는 미국 대학이 이런 상황이다. 한국은? 이미 말했듯이 정원을 채우지도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
---「2장 ‘저출산 시대, 모든 것이 공급과잉’」중에서
인구학적으로 더 눈여겨보아야 할 세대갈등은 베이비부머 1세대와 베이비부머 2세대 간의 갈등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1세대는 1955~64년생, 2세대는 1965~74년생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58년 개띠’와 ‘70년 개띠’ 간의 대결이랄까.
이 두 세대는 인구 크기가 얼추 비슷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그중 베이비부머 1세대가 이제 막 은퇴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은퇴와 관련해 노동시장에 만들어놓은 대표적인 작품이 ‘정년연장’이다. 이들은 은퇴가 목전에 닥치자 고용을 안정화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은퇴연령을 60세로 늦췄다. 자신들의 노후를 그렇게 해서 조금이나마 안정시켜둔 것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은퇴는 해야 했다.
그들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