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타 협주곡 하면 떠오르는 곡은 「아란후에스 협주곡」입니다. 이 불후의 명곡을 쓴 이는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1901∼1999)입니다. 그는 스페인 제3의 도시인 발렌시아 부근의 작은 마을 사군토에서 태어났고 네 살 때 그는 디프테리아에 걸려 평생 앞을 못 보는 사람으로 살았지요. 열여섯 살이 되면서는 작곡을 시작했고 파리 유학을 다녀온 후 마드리드 왕립 음악원의 교수가 됩니다. 그에게는 피아니스트 빅토리아 캄히(1905~1997)라는 여인이 있었지요. 그녀는 60년 넘게 로드리고의 곁을 지키며 그의 눈과 손 그리고 발이 되어주었다고 풍월당 대표인 박종호는 글에 쓰고 있습니다. 나는 특별히 그의 곡 가운데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을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이 곡은 1954년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és Segovia·1893∼1987)를 위해 작곡되었다고 하지요. 여기서 ‘어느 귀인’은 바로 세고비아를 뜻합니다. 「안달루시아 협주곡」도 좋지요. 「아란후에스 협주곡」은 1940년에 발표됐는데 스페인의 대표적 악기인 기타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되는 아름다운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