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천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리더군요. 좀 시원해 질려나...
이젠 더위가 싫습니다. 자! 그럼, 전라남도 맛기행 3일차를 시작합니다.
전라남도 맛기행 3일차! 술도둑! 함평한우!
맛기행 3일차 아침. 진도에서 캐온 조개로 조개칼국수를 해먹기로 했습니다. 돈주고 산 조개가 아니고
직접 캔 조개로 요리를 하다보니 중식형님이 무척 신나하시더군요.
어제 밤 들어 오기전에 사온 생면에 감자와 조개, 그리고 소금. 끝. 양념은 이게 다 입니다.
중식형님이 끓여서 인지 보기에는 맛 없어 보이던 조개 칼국수. 막상 먹어보니 틀리더라구요. 신선한
조개의 진한 국물이 천연양념 역할을 해서인지 왠만한 칼국수보다도 낫더군요. 욕심을 부려서 다른
양념을 더 넣었으면 큰 일 날뻔 했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재료의 신선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아쉽지만 사진이 없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외관이 그다지...).
그나저나 호텔방에서 라면도 아닌 칼국수를 해먹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지 ...
그런데 이틀동안 해산물만 먹다보니 입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 같고 조금은 식상해 지는것 같더라구요.
자! 그럼 한번 쉬어야 겠죠. 우리는 목포를 떠나 나비축재와 한우로 유명한 함평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들른 무안 백련지. 마침 연꽃 축재가 열려 구경하러 갔습니다. 그러나 찌는 듯한 더위는
우리가 오랫동안 머무는 걸 방해하더군요. 양파가 유명하다길래 4,000원에 한망태기 사서 백련지를
떠났습니다 (이때 산 양파는 남은 기간 동안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 줍니다. 맛은 좋더군요.
혹 나중에 가실 일 있으면 꼭 사십시요).
잠시 구경하시죠. 백련지 입니다 (연꽃밭이 무지 넓더군요)
함평으로 향하는 길에 톱머리해수욕장에 잠시 들려 구경을 했습니다(너무 더워 해수욕은 불가능).
확인할 길은 없으나 중식형님 말로는 톱머리 해수욕장에서 파는 회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데요. 믿거나 말거나 ~.
오후 3시경 우리의 최종 목적지이자 숙소인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의 돌머리 해안 민박에 도착했습니다.
(동네 이름도 특이합니다. 무안 톱머리, 함평 돌머리... 그런데 참 좋은게 두 해수욕장 모두 조용하고
갯벌도 있어 놀기에 좋겠더라구요. 기회가 있으면 꼭 가보시길...)
점심으로 무안에서 산 양파로 만든 떡볶기를 먹고(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점심은 이런식입니다.
처음 이틀동안 왠지 잘 먹는다 했습니다), 함평 생태(生態, 먹는 生太아닙니다)공원에 가기로 했죠.
처음에는 여자 두분은 해수찜(먹는게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구찜 정도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찜질방 같은 것이더군요)에 가고, 나머지 사람은 함평생태공원에 가기로 했는데 과도한(?) 입장료
(4인 기준 25,000원)로 인해 전원 함평생태공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오후 5시경에 도착한 함평생태공원. 험준한 산속에 위치한 함평생태공원은 초입에서 정문까지 상당히
잘 꾸며 놓았더군요. 그러나...
5,000원의 입장료는 또다시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만 들여보내고 어른들은
밖에서 있을 것인가(김차연 3,000원, 김가연 무료입장), 아니면 다 같이 들어갈 것인가(23,000원)...
오늘은 함평한우도 먹어야 되는데... 23,000원 이면 함평한우가 한근...
옆에서 지켜보시던 공원 직원분이 우리의 고민을 아시는지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라 하시면서 입장을
권유하시더군요. 아이들 요금까지 빼주면서...(우리가 꽤 없어 보였나 봅니다. 참고로 저는 휴가기간
내내 면도를 안했습니다).
함평생태공원에 입장하는 순간! 와 ~.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곤충과 나비,
식물원 등으로 꾸며진 공원은 아기자기하고 정말 내실있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더이상 써봐야 손만
아프고... 百聞不如一見. 정말 강추입니다. 꼭 한번 가보시길... (특히 어린 자재분이 있는 동문들).
여기서 잠깐 한말씀 드리자면, 함평생태공원을 둘러보면서 지방자치제의 또 다른 장점을 알 것만
같더라구요. 전라도 깡촌으로만 알았던 (실제로도 그래왔구요) 함평이 지자재에서 기획한 나비축재와
이런 생태공원으로 인해 함평을 보는 시각을 바꾸게 하고 다시 방문하고 싶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은 높게 살만하지 않습니까? 그런면에서 노氏는 뭘하는 건지...
7시 폐장시간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기고 생태공원을 떠나 읍내로 향했습니다. 왜냐? 즐거운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서죠.
원래대로라면 함평 천지회관에서 한우구이와 육회비빔밥을 먹기로 했는데 돈도 넉넉치 않을 뿐더러
이왕 같은 가격이면 양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에 번거롭지만 고기만 사서 펜션에서 구워먹기로 했습니다.
(마침 펜션에 숯불 구이를 해먹을 수 있는 화로가 있더군요)
함평읍내 농협에서 함평한우와 숯, 술등을 사서 숙소로 향했습니다. 함평한우를 먹는다는 생각에 일행
모두 그동안의 피곤을 잊은채 즐거움에 들떠 있더군요.
숙소에 도착하여 일사분란하게 저녁식사 준비는 마무리 했으나, 읍내에서 사온 숯에 불이 잘 안붙어
저희 속을 태우더군요. 주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얼마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태울 각오로 가스
토치를 이용하여 불을 붙이기를 여러차례... 드디어 성공~. 본격적인 만찬이 시작되었습니다.
보이십니까?
'어떠한 고기와 비교해도 자신있습니다.'
이게 바로 입에서 살살 녹는 함평한우 입니다. 꿀꺽 ~
지글지글 익어가는 한우에 우리는 너무 신이 났고, 맛 또한 끝내주더군요.
연한 육질과 씹을 때 마다 살며시 베어나오는 육즙은 흥분 그 자체였습니다. 저와 중식형님은 함평한우
의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거의 생고기 수준으로 먹다시피 했는데 사실 이게 더 맛있더군요.
거기에 중식형님이 가져온 압력밥솥으로 한 흰쌀밥과 김치찌개 그리고 무안에서 사온 양파까지 어쩌면
그렇게 맛있는지... 아무튼 죽었습니다.
소주와 맥주는 줄기차게 목구멍으로 넘어가고(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함평의 맑은 공기와 맛있는 음식은 늦은 밤까지 우리를 즐겁게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육회비빔밥을 먹지 못한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맛있다고 하니 다른
동문분들은 함평 가면 꼭 드세요.
전라남도 맛기행 4일차. 홍도야 울지마라! 내가 간다 ~ 편이 이어집니다. 언제?
그건 내 마음입니다.
첫댓글 자꾸 기다려지는 맛기행.....정말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