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세계에 ‘넘사벽’ 각인시킬 것”
15일 개막 실외세계선수권 출전
“작년부터 계속 이겨 라이벌 없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우상혁은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연맹(WA)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3월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우상혁이 이번에도 우승한다면 1993년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55·쿠바) 이후 29년 만에 같은 해에 실외와 실내 선수권을 동시에 제패하게 된다. 두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역대 4명이지만 같은 해에 동시 제패는 소토마요르가 유일하다.
1987년부터 2003년까지 같은 해에 실내·외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던 WA는 2004년부터 짝수 해에 실내대회, 홀수 해에 실외대회를 번갈아 열었다. 원래 지난해 열렸어야 했던 이번 실외 대회가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돼 함께 미뤄지면서 ‘이색 기록’ 탄생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우상혁은 30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며 “(경쟁자들에게 제가) ‘넘을 수 없는 벽’이란 걸 느끼게 해주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가장 무거운 메달을 들고 돌아올 테니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과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도 이번 대회에 도전장을 냈지만 우상혁에게서 떨리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다른 대회에서) 바르심과 탐베리 다 이겨봐서 별로 신경은 안 쓰인다”며 “내 경기에 집중하면서 그들이 나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2m35의 한국기록 보유자 우상혁의 목표는 이번 시즌 실외 세계 최고기록인 2m34(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서는 것이다. 우상혁은 “나는 항상 최고의 타이틀을 원한다. 육상에서 새 역사를 써서 내 이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이번 실외대회 우승 기록은 2m30대 후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우상혁의 실외 최고기록은 2m33이다.
우상혁은 16일 예선을 거쳐 19일 결선을 치른다. 우상혁은 “압박감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사실 지금도 빨리 뛰고 싶어서 몸이 간지럽다”며 “아마 경기장에 관중이 가득 찰 것 같은데 그 분위기를 즐기고 오겠다”며 웃었다.
인천=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