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장르가 취향이 아니고 감독 논란도 있어서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유툽에서 요약본 보고 괜찮아보여서
보기 시작했는데
다 보고 나서 보길 잘했다 했어요.
우선 감독 친일/일베 성향 의혹 때문에
눈 부릅뜨고 봤는데 다 보고 나니 오히려
그런 의혹에 갸우뚱하게 되더라구요
그 논란 중심에 '역사 속 위인들은
사람을 죽였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스토리 맥락상 아주 자연스러운 대사였거든요
그 대사에서 나온 위인들이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김구 안중근 이랬고
그 다음에 딸이 그 사람들은 다 남자고
자기는 여성 인물을 꼽았다며
자기가 제일 존경하는 건 논개래요
킬러가 주인공인 영화이고
사람 죽이는 게 이 영화의 메인 이벤트인 만큼
위인들은 사람을 죽인다는 대사가
부정적인 대사가 아니었구요
심지어 일본장수 죽인 사람을
제일 존경한다는 게 결론인데
온갖 맥락 다 떼고
'김구 안중근 - 살인자' 이렇게 키워드만 몇 개 뽑아서
일베몰이 하는 것 같아서
좀 황당하더라고요
미스터 션샤인이 친일 드라마라며 불매하던 때도 그렇고..
(드라마 실제로 보니 완전 그 반대.. ㅠㅠ)
편집된 일부를 보고 섣불리 욕하지 말아야겠다
다시 한 번 다짐했어요.
그리고 저는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묘사되는지가
감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인데
그 기준에서 저한테는 합격점이었어요
여성 킬러가 원탑인 영화나 드라마는
실제로는 그 뒤에서 조종하는 남자가
서사의 중심인 경우가 많아서
기대했다가 보고 나서 실망하는 때가 많았는데요
이건 진짜 길복순이 메인인 스토리라서 좋았어요
특히 메인 서사가
엄마와 딸의 이야기인 게 좋았고요
액션 영화에서 인물 서사나 감정선은
피상적일 때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꽤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사춘기가 되며 문을 닫아버리는 딸
(마음의 문과 방문 모두 ㅎㅎ),
딸과 대화를 시도하지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모르는 엄마,
이렇게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갈등을 잘 묘사했구요
(딸이 고민 털어놓는데 엄마가 자꾸
한 박자 먼저 맞장구 치면서 추임새 넣으니까
딸이 그거 하지 말라고 하는 장면
너무 리얼했어요 ㅋㅋㅋ)
거기에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특이한 개인사를 합쳐서
영화적 스토리를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돼요.
주인공, 부주인공 (딸), 메인 빌런, 주인공의 조력자,
이렇게 주요 인물이 모두 여성인 것도 좋았어요.
메인 남자 둘의 서사나 역할이 사실상 조연급 ㅎㅎ
영화 장면은 어둡고 보기 힘들까봐 걱정했는데
코믹 요소가 많이 들어가고 밝은 씬도 많아서
전체적으로 힘들지 않게 볼 수 있었어요
주인공 이름 길복순이
'kill + 복수'에서 따온 것 같아서
극 전체가 무겁고 찜찜한 복수극일까봐
긴장하고 봤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
재밌게 볼 수 있었어요
전도연은 진짜..
전도연 하나 때문에라도
이 영화는 꼭 봐야됩니다 ㅠㅠㅠㅠ
일타스캔들 보면서 전도연이 맡은 캐릭터가 아쉬웠는데
여기서는 원없이 멋진 모습과
레전드 연기를 볼 수 있어요
카리스마 광기 모성애 허당미
다 들어가있는 캐릭터라 좋았구요
킬러 미팅에서 짧은 머리 하고
차가운 얼굴로 앉아있다가
미성년자는 죽이지 않는다는 규칙 세우자는 말에
미소 짓는 얼굴 보고
요즘 말로 개멋있다는 말이 절로..
늘 웃으며 사람을 죽이다가
마지막 칼을 휘두를 때는
웃는지 우는지 모를 얼굴을 하는데
그냥 얼굴 클로즈업 한 것만으로
영화가 완성되는 느낌이었어요
아래부터는 다른 배우들과 역할에 대한 단상입니다
스포 있으니 패스하실 분은 스크롤!
(스포 건너뛰기)
설경구: 이병헌과 더불어
본체는 비호감인데 연기는 진짜 인정 ㅠㅠ
다른 스토리에서는 꼭 이런 캐릭터가
여주인공 인생 망치는 역할로 나오는데
차민규는 그냥 일편단심 순정남이라서
보기가 편했습니다
차민규가 애 아빠일 수도 있는 것처럼 분위기 깔았지만
결국 아닌 것 같네요
극의 재미상 혼선은 좀 던져줬지만
아니라는 시그널이 여기저기 있었고
길복순의 마지막 멘트
(나 좋아한 거) 언제부터야?
여기서 쐐기 박음 ㅎㅎ
그냥 세기의 짝사랑남이었던 듯.. ㅎㅎㅎ
구교환: 역시나 연기 잘 하구요 크~~~
진짜 후진 역할로 나온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나 진짜 좋아한 거 알죠 하고 우니까
"후져 희성아" 이 대사에 빵 터짐 ㅋㅋㅋ
차민규가 질투해서 한희성 A급 안 시킨 거 맞는 거죠?
(다시 한 번 찌질한 짝사랑남 차민규 ㅋㅋ)
질투의 희생양이 된 건 안됐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던 누나를 홀라당 배신하다니..
결국 비호감 캐릭터로 마무리되었네요
차민규 동생 (배우 이름을 모름):
이 분은 또 어쩜 이렇게
빙썅 연기를 잘 하시나요 ㅎㅎ
차민규한테 너무 끈적해서
설정상 친동생인지 아닌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그 와중에 차민규는 1도 신경 안 쓰는 것도 웃김 ㅋㅋ)
스스로 미친X이라고 하는 걸 보니
친동생 맞는 듯도 하고요
아무튼 그런 관계성이
메인 빌런의 미친 면모를
잘 보여주는 장치처럼 보였어요
이연: 일타스캔들에서
전도연 어린 시절로 나왔던 배우가
여기서는 전도연의 조력자로 동시에 출연하는 게
재밌었어요 ㅎㅎ
뭔가 눈여겨 보게 만드는 배우라는 느낌?
(스포 건너뛰기 끝)
암튼 저는 다시 볼 의향도 있을 정도로 재밌게 봤어요!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 계시다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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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나쁘지 않았어요. ^^
그냥 배우나 감독에 대한 호불호, 인성평가 이런건 치워두고 작품만 보면 수작이예요.
저도 영화 자체로서 꽤 잘 만든 영화라고 느꼈어요
전도연이라는 배우에게서 많은 것을 잘 살려낸 영화이기도 하구요
감독 논란으로 안 보기엔 너무 아까워요 ㅠㅠ
일베 두드러기가 있어서 패쓰했는데 오늘 봐야겠어요. 이런 심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꽤 있나봐요.
감독이 전라도 출신이라던데 그래서 거꾸로 몰아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는 진짜 재밌었어요.
좋은 작품은 고춧가루 뿌리는 무리들이 있나 봐요.
선샤인도 그래서 안봤는데 지난해 보고 정말 헤어나기 힘들었거든요.
길복순 봐야겠네요.
션샤인처럼 먹먹한 메시지는 아니고 그냥 오락영화이긴 해요. 그래도 50대로 접어드는 여배우가 액션 느와르 원탑 주인공으로 나오는 흔치 않은 작품인데다 영화도 잘 만들었는데 엉뚱한 논란으로 묻히는 게 안타까워요.
저도 엉덩이 안떼고 재밌게봤어요!
요즘 영화나 드라마 한편 진짜 끝까지 보기 힘들거든요.
꽤 괜찮았어요. 대본도 구성도. . 무엇보다 배우들 연기가 ㅎ ㄷ ㄷ. .
저평가가 의아해요.
최근 몇년간 이만한 액션 영화가 있었나.
결말도 썩 마음에들고. .
전 너무 재밌었거든요.
-뭔가 더 많이 얘기하면 스포. .
저도 진짜 재밌게 봤어요! 아무리 전도연이 좋아도 의리만으로 영화 한 편 다 보기는 힘든데 무엇보다 영화를 재밌게 잘 만들었더라구요. 배우들도 연기 구멍 하나 없이 다 좋았구요. 저도 결말이 아주 맘에 들었어요. 막 수다 떨고 싶지만 스포 자제 중 ㅋㅋ
저도 잼나게 봤어요
일베 성향 드러낸거라고 대사랑 그 봉투 씬이 있었는데
달곰님처럼 저도 대사는 맥락상 이해 가는 부분이었는데 봉투씬은 좀 그랬어요
저는 오히려 감독이 전라도 출신이라서 전라도 지명들을 넣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순천 다음에 나중에는 여수 언급하는 부분도 있었구요. 논란글 보니 일베 아니라면 봉투에 순천-전라가 아니라 전남이라고 썼어야 맞는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영어로 쓴 거니까 한국식 줄임말이 아닌 것도 이해가 가구요.
재미있었구요,
전도연 다시봤어요.
일타스캔들은 너무 안어울려서 별루였는데 전도연은 길복순그자체였어요.
감독이 처음부터 전도연 캐스팅을 생각하고 쓴 시나리오라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너무나 찰떡이었어요!
감독의 전작들을 포함 비주얼 우선으로만 봐도 모두 다 개성 있고 흥미로운 작품들이에요
안 그래도 이 영화 너무 재밌게 봐서 감독의 전작들도 보고 싶어졌어요. 스토리 전개도 화면 연출도 좋더라고요.
저는 남편이 보자고 해서 넷플에 올라오자마자 봤는데..
사실 일베논란은 나중에 알게되서
보자고 했던 남편을 한참 구박도 했었어요 ㅎ
처음 황정민 장면부터 야..진짜 연기는 잘하는구나..
전도연..고생했겠네..
설경구..ㅉ 싫지만 연기는 잘하네..구교환 찰떡이네..하면서 봤네요.
달곰님 언급처럼 보기드문 여성서사에 엄마와 딸의 관계도 섬세하게 그려져서
어? 폭력만 나오는 드라마가 아니었네? 근데 그런 서사들이 어색하지 않네? 등등..
극의 흐름이 자연스러웠고 연기도 자연스러웠어요.
다만 제가 보기에 조금 잔혹했고..무섭기도 하더라구요.
일베논란은 제가 진위를 파악할 수 없으니 판단은 유보하고..
..괜찮은 작품이라는 말씀에 공감해요^^
저도 잔인한 거 무서운 거 잘 못 보는데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블랙 코미디 느낌이라서 현실감을 좀 접어두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는 저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제가 느낀 건 대사 한 줄, 씬 하나 이런 논란을 떠나서 여성 캐릭터들과 그들의 서사를 이렇게 그려내는 사람이 일베일 수는 없겠다는 느낌이었어요. 여성을 소모품으로 보는 시선과 인간으로 보는 시선은 많이 다른 것 같아서요.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억울해보여서 자꾸 편들게 되네요 ㅎㅎ
저도 거의 공개되자마자 봤는데
쿠엔틴타란티노 영화도 생각나고해서 재밌게 봤어요
ㅇㅂ묻은 감독은 티중에 티지만
울나라에서 50넘은 여자배우자 저런 배역으로 저렇게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는 것만으로 고평가하고 싶어요
네 진짜 전도연 배역과 연기 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재밌기도 하구요.
전 길복순 안 봤지만 감독이 일베 아니란 얘기 있던데요. 세월호 애도를 오래 했다는 얘기 들었어요. 홍어는 진짜 좋아하는 음식이구요.
달곰님 글 읽으니 길복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달곰님 댓글 읽고 감독이 썼다는 논란글들 찾아서 읽어봤는데 보니까 더 확신이 들어요 일베 아닌 것 같다고.. 그냥 말을 좀 비호감적으로 하는 사람인 듯 한데 그렇다고 억울하게 몰아가면 안되죠 ㅠㅠ
미스터 선샤인은 지금 생각해도 화나요.
친일미화 드라마라고 난리나서 안봤거든요.
몇년후 우연히 케이블에서 보니까
"세상에! 이렇게 좋은 드라마가 다있나"싶었어요.
함안댁,행랑아범 죽는 회는 엉엉 울었어요.
그후로 넷상에 떠도는 말 거르기로 했어요.
정말이지 커뮤니티에서 올라오는 편집된 자료는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 선입견이 퍼지면 바뀌기도 힘들구요.
저도 다 봤는데요
다 필요없고 여자가 그것도 저나이에 저런 배역을 해냈다는거에 일단 박수 ~ 연기는 말할것도 없고
솔직히 완전히 짜임새 있진 않았고 쫀윅? 비슷한 부분도 있었지만
잼나게 봤어요
그리고 그렇게 잔인한 장면은
글쎄요 킬빌에 비하면 순한맛정도였어요
저는 추천합니다
저는 사실 잔인한 영화 안 좋아해서 킬빌도 우마 서먼 나온다길래 관심은 있었는데 차마 못봤어요. 이 영화도 감독 논란 이전에 제가 화면을 못 볼 거 같아서 망설이다가 요약본 보고 이 정도면 볼 수 있을 거 같다 결심하고 본 거였어요 ㅎㅎ 보니까 역시 괜찮더라고요!
저도 남편과 같이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이 감독은 일베논란도 있지만 매니아층이 있더라구요. 불한당 때부터? 그런 것 같아요. 근데 감독 전작들을 다 재밌게 본지라… 세월호 팔찌 3년 한 것도 그렇고 확실히 일베인지 모르겠어요.
감독이 쓴 글들 읽고 인터뷰 영상도 찾아보니 어디서 오해가 왔는지는 알 것 같더라고요. 말로 자기를 깎아먹는 스타일인 듯.. 그렇지만 진심은 느껴졌어요 김대중 대통령 추종자이기도 하구요 일베는 진짜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