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의 생명을 찾고 있다면 이건 중요한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액체도 생명을 배양할 수 있지만(예를 들자면 암모니아와 액화 천연가스가 있겠다) 언제나 첫 손으로 꼽는 것은 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에서 처음 생명이 생겨난 곳은 바다라고 생각하고, 생명체는 바다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30억 년 이상 바다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은하수에 1조 개 정도의 다른 행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고, 그 중 상당수에 액체가 제법 있으리라, 또한 그 중 일부에는 생명이 있으리라고 생각해도 당연할 것 같다. 그러나 태양계의 야생마들인 소행성들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보면 이렇게 당연할 것 같은 시나리오에 의문이 든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에 기온이 온화한 행성들 대부분이 영국식 유머처럼 건조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든 것은 지구가 어떻게 물을 갖게 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 행성은 태양계의 노란 대리석, 붉은 대리석 이웃들과는 달리 블루 마블, 즉 푸른 대리석이라고 묘사되곤 한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는 물로 덮여있고, 바다의 평균 깊이는 3km가 넘는다. 그 물의 양은 35 x 1019 갤런이다. 지구는 축축한 행성이다. 그러나 그건 지구의 질량의 0.02% 정도에 불과하다. 당신의 머리털이 당신의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얼추 비슷하다. 그러나 물은 우리 행성에서 필수적이고 정말 놀라운 존재이다.
그러나 물이 늘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지구는 작은 먼지 조각들로 형성되었다. 그 속엔 물론 물이 있었지만, 태양의 열 때문에 물은 수증기 형태로 존재했다. 그러므로 지구가 생겨날 때 수증기가 있긴 했지만, 지구의 약한 중력이 물로 된 구름을 붙잡을 수는 없었다. 현재의 대륙들을 둘러싼 물은 다른 곳에서 왔다. 오랫동안 여러 천문학자들은 그 다른 곳이 더러운 얼음 덩어리라고 묘사되는 혜성이라고 믿어 왔다. 이 전통적인 믿음에 따르면, 우리의 바다는 그저 혜성 주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은 태양계 먼 곳을 스쳐 지나가는 혜성들이 몇 개씩이나 굳이 우리 행성까지 와서 물을 배달해 주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소행성들이 지구에 물을 가져다주었다는 가설이 요즘 추세다. 소행성이 건조한 땅콩 모양 바위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소행성에는 얼음도 상당히 있다.
만약 소행성의 평균 크기가 1.6km 정도고 5분의 1이 물이라면 지구의 모든 바다를 채우는 데는 소행성 50억 개가 필요하다. 그러면 어쩌다 축축한 돌들이 지구에 충돌했을까? 목성과 토성의 괴상한 춤 때문에 소행성들이 지구 근처로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태양계가 시작된 지 4~500만 년 후에, 태고의 티끌 알맹이들이 막 생겨난 목성과 토성이 안쪽으로 회전해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둘 중 더 큰 목성은 화성의 현재 공전 궤도 만큼 태양에 가까이 다가왔다.
거인들의 춤은 소행성들을 뒤흔들었고, 그 중 상당수를 태양 가까이로 이끌어 지구와 충돌하게 했다. 소행성들은 지구에 벌레 물린 자국을 남겼고, 지구 여기저기를 덮은 바다를 형성했다. 이 특이한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50만 년 정도 후에 목성과 토성은 지금의 위치로 돌아갔다. 우리가 지금 외태양계라고 부르는 곳이다. 지구는 이미 물로 뒤덮인 뒤였다.
하지만 여러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행성들의 복잡한 춤 말고도 다른 메커니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볼더스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인 케빈 월쉬는 지구의 물이 어디서 왔는지 밝히는데 일조한 학자다. 그는 우리의 역사가 특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게 드문 일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행성에 물을 가져다주는 다른 시나리오들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소행성이 관련된 시나리오도 있고 혜성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