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전도단에 계시는 간사님께
간사님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경북직업훈련교도소에서 먼저 자매를 맺고 계시는 이ㅅㅇ형님께 소개를 받게 된 김ㅎㄱ라고 합니다.
먼저 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법률위반으로 2년4개월의 선고를 받고 현재 6개월 정도 남아 있습니다.
그 전에는 안양교도소에서 기독교 집회에도 나가고 교리를 이어나가던 중 이렇게 전도단의 소개를 받아
편지를 적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포항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성경필사를 완벽하게 한 번 마친 적이 있고 해서
지금도 성경필사와 신문에 나오는 짧은 기도문이나 사설 등을 적으며 종교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제가 이런 이야기를 아무에게나 한 적이 없고, 저의 다짐 같은 겁니다.
“이제는 더 이상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고, 저 또한 올바른 신앙생활과 꼭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성심껏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듭니다”.
이젠 제 나이가, 또한 가야할 길이 이 틀어막힌 철장 안이 아니라
한 번쯤은 정말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 있어 저를 붙잡아 주시고,
멘탈코치가 되어주십사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나약하고 또 간사합니다. 유혹에 쉽게 흔들리고 하나님이 정하신 계율을 쉽게 어기고,
질투와 시기를 반복하며 하지 말아야 하는 그 선을 자신의 잣대에 두고 맞춥니다.
저도 그런 영점에 조준하고 살고 있는 사람은 아닌가, 흔하지만 흔하지 않는 보석은 없듯이
어두운 방을 환히 비춰줌으로써 밝아지는 촛불이 되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할머니와 부모님과 저 이렇게 살았는데,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셔서 밤낮없이 직장도 없이
술만 드시고 술을 드시면 매일같이 엄마와 저 할머니까지 때리셨고, 엄마는 심지어 맞다가 겉옷도 찢어지고,
속옷 차림으로 피멍이 들어 우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엄마를 때리는 걸 막다가 옥상에서 밧줄로 묶인 채로 야구 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은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저는 엄마를 따라 아버지는 따로 살다가 제가 할머니에게로
보내질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무렵 비가 한창 세차게 오던 날,
그 날도 어김없이 술을 드시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뺑소니가 나는 바람에 차가 전복되어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저를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일본에서 김치공장 사업을 하려고 하셨다가 부도도 나고 사기도 당하시면서 결국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부모님 두 분 다 화장을 하셨고, 할머니는 제가 첫 징역으로 살던 중,
2014년 12월에 급성폐렴 말기 증세로 돌아가시고 화장하여 절에 맡겨두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도 산전수전 겪으며 너무 고통스럽고 누구보다 힘들고 아픕니다.
할머니 돌아가신 후로는 불량아로 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싫었고 난봉꾼처럼 살기 시작했습니다.
온전히 이제 제가 다시 하고 싶은 것은 망가진 삶이라는 퍼즐을
이젠 제 손으로 하나씩 제자리에 돌려보고 싶습니다.
그 전에 저의 망가진 정신과 체신머리를 바로 잡아주십시오.
물질적인 거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스스로 앞가림만이라도 잘 할 수 있게 필요하시면 저를 가깝게 쓰시고라도
절 하나님의 아들로 필요한 곳에 쓰이고 싶습니다.
처음 만나는 간사님께 너무 무례하고 무거운 숙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만나시는 형제는 다소 그냥 끔찍하고 흉악해 보이는 제 모습 밖에 보이시질 않을 겁니다.
돌려서 말할 줄 몰라서요. 저와 대면하게 될 날이 온다면 저도 최대한 웃으면서 부드럽게 인사드리겠습니다.
서신으로 첫 만남 치곤 제 이야기가 다소 무겁고 지루했을 텐데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밖에 있을 때는 울산에 공장이 제법 많찮아요.
공장 단순일용직부터 기계실 보는 이런저런 데 많이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이직한 공장이 월급도 적고 좀 밀린 적도 있고 집예 계시던 할머니와 말다툼도 심해지고,
그렇게 전 집을 나오게 되었고, 차 털이부터 시작해 단순절도로 이어가다가 특가법이 불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들어와 있는 사건이 무인편의점에서 계산 안하고 나와서
경찰에 신고가 되어 2건 정도 되는데 공소금액이 최대 5만원 정도 되어서 합의도
한 건 밖에 보지 못해 결국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나가서도 좋은 연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발 이런 저를 올바로 설 수 있게 한 번 만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간사님!”,
제자신의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기도합니다.
항상 좋은 시간 되시고 더운 날씨에 건강 잃지 마십시오.
그럼 언젠가 오시는 날에 뵐 수 있기를...
- 경북직훈성 김ㅎㄱ 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