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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은 동경? 동남아시아인은 동정? | ||||||||||||||||||
[지금은 광고시대] 광고 속에 퍼져 있는 인종차별주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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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기본적으로 <꿈>을 파는 산업이다. <카스>는 맥주를 파는 것이 아니라 김수현이 되어 미녀들과 밤새워 춤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꿈을 파는 것이고, <레미안>은 단순히 거주하는 집이 아니라 행복하고 프리미엄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꿈이다. 그런데 ‘꿈’이라고 해서 너무 허황되거나 공허하면 현실감이 없는 법. 현실보다 딱 반보 앞선 꿈을 파는 것이 광고를 만드는 기술이고 능력이다. 그리고 이런 대중보다 너무 앞서지도, 너무 뒤쳐지지도 않은 ‘딱 반보만 앞서는 능력’은 정치건 노동조합이건 대중을 상대하는 곳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일 듯하다.
최근 그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3와 갤럭시노트 <How to Live Smart>캠페인에 등장하는 주인공 모델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길을 가다가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결혼식장에서 친구들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새로울 것 없는 일상적인 에피소드이지만 배경도 해외촬영을 기본으로 한 외국의 풍광이다. 미국에서 연비과장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기업PR광고 <live Brilliant>캠페인 역시 모두 외국인 모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환희의 순간을 표현하고 있는 live Brilliant 캠페인은 <감성 드라이브 릴레이>라는 부제를 달고 높은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광고를 잘 살펴보라. 외국인들의 인종을 자세히 살펴보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광고 속에서 흑인 혹은 동남아시아인을 봤는가? 갤럭시 S3 캠페인 중 결혼식 편에서 보조모델 6명이 한꺼번에 슬쩍 나오는 남자 흑인을 제외하면 없다.
이렇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보는 TV광고에서 금발머리의 서양인은 ‘우아하고 럭셔리한 삶을 사는 동경의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고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은 ‘어렵고 곤란에 처한 동정의 대상’으로 구분되고 있다. 무의식적이지만 계속 누적되면서 강화되는 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결국 순혈주의 혹은 나치즘으로 대표되는 전체주의로 오도될 수 있고 서양에 대한 무차별적인 동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대한 무조건적인 무시로 나타난다. 이미 구로나 안산지역의 조선족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이 공공연하게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처럼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광풍이 몰아치기 전에 ‘신식민지론’이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보면서 한국을 ‘종속국가’로 이해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덧 중국과 일본은 무시하고, 아프리카는 동정의 대상으로, 같은 아시아인들을 업신여기면서 서양사람과 우리를 동일시화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종속국가’를 벗어나 ‘지배국가’가 되었나 착각하게 된다. 1980년대라면 상상도 못했겠지만 쉽게 죽지 않는 제국주의의 싹은 2012년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 우리 머리 속에서, 그것도 아무 비판 없이 반복적으로 보고 있는 TV광고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김범우 / 어느 광고회사 노동자 |
첫댓글 의미와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되어 퍼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