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태풍과 AG로 악재 겹쳐
잔뜩 움츠러든 프로야구가 연이어 찾아온 궂은 날씨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
모처럼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빅카드’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태풍이나 폭우가 찾아와 흥행에 재를 뿌리기 일쑤다. ‘대박카드’를 맞아 팬들의 마음을 구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온 구단 관계자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손을 놓고 있다.
▲태풍도 빅카드를 좋아하나
예정된 날짜와 시간에 게임을 치르는 것은 ‘관중님 모시기’에 절대적인 요소. 하지만 23경기를 연기한 7월을 제외하더라도 8월에만 39경기나 비로 인해 연기됐다.
그 가운데 팬들의 관심을 끄는 일정이 꼭 포함되는 우연을 보인다. 지난 달 30일부터 반게임차 선두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려던 기아_삼성의 광주 3연전은 제 15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뒤로 밀려 고조되던 팬의 열기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 라이벌전은 지난 6∼8일 대구 3연전도 집중호우로 치르지 못했다.
최대 흥행카드인 LG_기아전(10∼11일)은 제 13호 태풍 판폰, 잠실 라이벌전 두산_LG전(22∼23일)은 제 14호 태풍 봉퐁의 영향으로 스탠드를 썰렁하게 했다.
▲연타 없이는 결정타도 없다
비로 인해 연기된 경기가 늘어날수록 ‘히든카드’로 준비중인 포스트시즌마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관계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아무리 재미 넘치는 가을축제라고 할지라도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구장을 찾을 팬들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뒤로 밀려난 포스트시즌은 평소보다 한 달이나 늦은 10월 21일부터 열릴 예정이지만 현재처럼 비가 오면 그나마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소규모 흥행카드로라도 팬들의 관심을 꾸준히 야구장에 붙들어 놓지 않고서는 포스트시즌에서 아무리 큰 잔치를 벌린 들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