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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넘게 가게를 내놔도 누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네요.”
전주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황금상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그간 전주의 중심거리로 자부해오던 전주 관통로 사거리까지 빈 상가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상권 몰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IMF 10년, 경기 침체 장기화와 도청사 이전에 따른 구도심 상권 몰락이 비단 구도청사 인근 뿐만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통로 대로변까지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때 전주 관통약국과 함께 전주시내 최고 땅값을 기록하며 쌍벽을 이루던 풍년제과에서 불과 10여m옆에 위치한 상가도 텅 빈채 임대안내문만 나붙어 흉물스런 모습이다. 3∼4년 전만해도 생각하지 못할 현상이 시내 도심상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주 경제의 현 모습이다.
황금상권으로 불리던 전주 관통로 사거리 인근에 무려 20~30여곳의 가게가 텅 비진 채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세입자를 구하고 있지만 요즘같은 불경기에 섣불리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전언.
이 곳에서 20년째 열쇠 수리점을 운영해온 박모(58)씨는 “저녁 8시만 넘으면 유동인구 자체가 뚝 끊겨 하루종일 가게문을 열어놔도 손님 한 명이 없다”며 “먹고 살기위해 나도 조만간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길 계획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열쇠 가게를 중심으로 왼편에 있던 커피숍과 오른편의 호떡 가게도 장사가 안돼 이 곳을 떠난지가 몇 달이 지났지만 새로 가게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빈 점포로 방치돼있다.
인근 S부동산중개업소에 관계자에 따르면 불과 3년전 만해도 장사가 그럭저럭되면서 가게를 내놓으면 곧바로 빠지곤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현재 몇 달 째 비어있는 한 상가는 1층 기준으로 한창 잘 나갈때는 평당 임대료가 1천만원에 월세 50만원, 권리금까지 붙어서 거래가 됐지만 지금은 평당 500만원 이하로 떨어지고 권리금도 사라졌지만 찾는 사람이 아예 없다.
그는 “구도심 상권 몰락현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대로 더 방치하다가는 시내 전체가 죽은 상권으로 몰락할 수 있는 만큼 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근에서 만난 또 다른 상인 김모(46)씨는 전주시와 전북도 등 지자체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세상에 전국 팔도 어디를 돌아다녀도 시내 한폭판을 이렇게 방치해놓은 곳은 없다”며 “도2청사 자리에 고급아파트라도 들어오면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텐데 전라감영이 왠 말이냐”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관통로 사거리 인근에는 실제로 모 전자제품 서비스센터, 미술학원, 이동통신, 슈퍼, 옷가게, 커피점 등으로 사용됐던 상가 20∼30여곳이 텅 빈채 세입자들을 구하는 ‘급 임대’ 플래카드와 연락처만이 덩그란히 나붙어 있었다.
장정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