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동부 제조업의 메카에 있는 하드록공업은 '볼트' 하나에만 집중한다.
'한 번 조이면 절대 풀리지 않는 너트'인 하드록 너트를 생산한다.
종업원 50명을 둔 작은 회사가 만드는 지름 2~3센티미터의 볼트(개당 1400원)는 일본 신칸센과 한국 KTX, 독일 . 중국 . 대만 고속철도 등 전 세계 곳곳의 주요 랜드마크에 다 쓰인다
1974년 창립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내 본 적이 없는 강소기업으로, 직원 50명이 연간 1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하드록공업을 배우기 위해 삼성전자나 파나소닉 같은 대기업 임직원들이 방문한다.
하드록공업의 세 가지 단순화된 원칙을 배우기 위해서다.
첫째, 비싸지만 절대 풀리지 않는 볼트를 만든다.
둘째, 생산은 아웃소싱하되 영업은 반드시 자체적으로 한다.
셋째, 매일 직원에게 기업철학을 교육시킨다.
가쓰히코 사장은 일본 신사 입구의 도리이 문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개의 수직으로 선 기둥과 이를 받쳐주는 빗장구조에서 '쐐기의 원리'를 이끌어내 너트에 도입한 것이다.
가쓰히코 사장은 말한다.
"인간의 뇌가 실제 사용하는 부분은 전체의 2%밖에 안되고 96%는 잠들어 있다. 때문에 나는 세상 모든 물건의 완성수준은 60% 정도이며, '보고 만지는 모든 것이 나의 스승이다' 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힘은 본업에 충실하면서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메워주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하드로공업은 작은기업이지만 CEO의 마인드는 세계적이다.
하드록공업은 얼마 전 미국 항공기 메이커인 보잉사와 계약을 맺었다.
보잉 747은 한대에 천만 개가 넘는 하드록 볼트가 필요하다. 타이베이와 가오슝을 잇는 345키로미터 길이의 대만고속철도에 400만 개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인 셈이다.
♥♥ 초소형 모터 제작회사 맥스모터의 앨미거 사장
스위스 취리히에서 남쪽으로 70키로미터 떨어진 인구 5천 명의 작은 마을 자흐젤른에 있는 초소형 모터 제조업체 맥슨 모터는 반영구 수명인 BLCD 모터와 2만~3만 시간만 사용이 가능한 DC 모터를 만든다.
무게 2.3~300그램에 불과한 초소형 모터지만, 500와트짜리 출력으로 경차 한대를 끌고 갈 힘이 있다.
세계 1위 소형 모터 회사로, NASA, 삼성, 지멘스, BMW 등 15,000개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2004년 화성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도 맥슨 모터의 제품이다.
맥슨 모터의 첫 번째 핵심 경영원칙은 '최고 제품은 최고 기술력을 가진 현지에서 만든다'이다.
수많은 유럽 모터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에 생산공장을 세울 때, 맥슨은 기계 가공이 강한 독일 섹사우 지역과 헝거리 베스프렘 공장에서 감속기 등 부품을 생산하고 스위스 본사에서 모터 완제품을 조립했다.
이 방식으로 항상 제품의 가격을 경쟁자들보다 높게 유지할 수 있었고, 고품질의 제품을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직원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모터를 만들 때 자동화된 제조라인을 만들지 않고, 여성의 섬세한 손길을 통해 정밀도를 높인다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앨미거 사장은 단순화된 원칙 실현으로 경쟁자들보다 수십 배 비싸게 제품을 팔 수 있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구개발 투자를 25% 늘릴 수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 대기업들이 값싼 노동력 때문에 중국에 투자한 것이 요즘 어려움에 봉착한 것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