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20. 부산 해운대구.
예전엔 꽃바지로 불렸는데 몇 년 전부터 이름이 꽃받이로 바뀌었답니다. 원래 이름이 더 정겨웠는데... 우쒸~~ 꽃바지, 꽃저고리, 꽃팬티, 꽃양말, 꽃신발... 이러면 정말 괜찮을 텐데 왜 굳이 바꿨는지... 그것도 명확한 근거(조차 확인되지 않았는데...(잎 모양의 포가 꽃을 받치고 있는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그렇지 않은 포가 있나? 포의 사전적 의미 자체가 그건데 뭘? ) 아후... 열불 나!
몇 년 전부터 표준식물명이랍시고 멋대로 몇몇이 소리소문 없이 식물명을 바꾸는 행태를 대할 때마다 제가 거품 물고 외칩니다. 괜히 나서서 자기 이름이나 좀 팔려는 사람들 때문에 자꾸만 헷갈리기만 하고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고.... 제발, 선취권이 있는 식물 이름 좀 건드리지 말아라. 확실한 근거가 있고, 거기다가 바꿔야 할 명분과 공감대가 형성된 것들 외에는 건드리지 말아라. 일부 교수나 전문가라는 작자의 농간에 말려들지 말아라. 치욕적이거나 모욕적인 이름만 아니라면 잘못된 이름조차도 또다른 역사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소재일 뿐이다. 예를 들어 개불알풀. 일본식 이름이라는 거 이미 잘 알려진 거지만 개불알이 뭐 어때서? 아가들한테 꽃이름 가르쳐줘 봤나? 갸들이 똥, 오줌, 거시기 등등 평소 금기시된 단어들을 발음하면서 얼마나 즐거워하는데? 뭐 느그들은 똥오줌 안 누나? 괜히 잘난 척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똥이나 오줌이라고 불러야 된다. 그게 언어의 민주주의다. 자꾸 이상한 걸로 덮으려고 하지 마라. 좀 언짢은 이름이더라도 우리말 이름이 없어서 일본식 이름을 붙였다는 사연까지 곁들여 얘기해 주면 그뿐이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이 스스로 무분별한 외국식 작명의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재료일 뿐이다. 물론... 거듭 말하지만 근거가 분명하고 바꿔야 할 명분과 공감대가 확실한 건 소문 크게 내면서 바꿔줘야 그 또한 멋진 일이 되겠지. 지금처럼 몇몇이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유를 갖고 스리슬쩍 바꿔버리는 거 절대 찬성 못한다. 나대지 마라! ^^;;
지치과(약초로 유명한 그 지치 맞습니다.^^)의 식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 꽃마리와 꽃받이인데, 둘 다 꽃이 뭐만 해서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막상 눈맞춤을 한 사람들은 다들 비명을 지른답니다. 이뻐서. 그래서 그 유명한 말이 자주 거론되지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아시다시피 꽃마리는 꽃대에 있는 많은 꽃들이 태엽처럼 도르르 둥글게 말려 있다가 서서히 한 송이씩 피기 때문에 꽃이 말려 있다는 의미로 '꽃말이'가 꽃마리'로 발음대로 부르게 된 거고, 이에 비해 꽃받이는 딱 한 송이만 피는 차이가 있습니다. 둥글둥글하고 반듯한 잎을 가진 꽃마리에 비해 꽃받이의 잎은 가장자리가 쭈글쭈글하고 길쭉하고 결정적으로 못생겼답니다. 특히 양분이 부족한 데서 자라는 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