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하늘에서 순백의 무수한 새떼가 날아온다
바람이 그리는 반원의 곡선을 솟구치다
순수가 죽어가는 시대 온몸을 던져
땅 내리는 순간 눈물방울처럼 죽는다
외로워 창가에 앉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하얀 영혼의 연미복을 갈아입고 새떼들이 날아온다
사랑이어야만 살아날 시대 온몸을 던져
허물어진 집터에서 전설처럼 죽는다
상실한 자아의 집터에서
황금의 승용차 전조등이 제 아무리 번쩍거려도 순백의 새떼는 날아온다
시퍼런 지폐의 칼날에 베인
가난하고 초라한 사랑처럼 죽는다
하늘이 시대를 위해 무수한 순백의 새떼를 내리고 그렇게 죽어간 새들을 추모하며
황금보다는 노동을 선택하고
폭설처럼 쏟아지는 사랑으로 늦은밤이어도
너를 만나러 눈길을 걸어가야겠다
첫댓글 새때가 너무도 쌓이는 첫눈이었어.
만날 누군가 있다면 그래도 눈길을 헤쳐서라도 가야지.
요란한 첫눈에 대중교통 이용하고 있어요.
대부분 사람이 휴대폰 보고 있었지만
나는 스치는 풍경 보는 재미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