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으며 와룡마을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이어지는 주능선이 암봉에 둘러싸여 있어 높이에 비해 산세가 웅장해 보인다.
새섬바위와 상사바위·기차바위·민제봉 등의 암봉이 부드러운 능선길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산 정상인 민제봉 에 오르면 한려수도와 남해의 크고 작은 섬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의 남쪽 와룡골에는 고려 현종의 등극과 관련이 있다는 와룡사와 백천사·백룡사·적선사 등의 사찰터가 남아 있다.
산행코스는 여러 가지이나 보통 와룡마을에서 출발하여 상사바위와 새섬바위를 지나 정상인 민제봉에 오른 뒤 용의 꼬리라는 기차바위 능선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많이 선택한다. 산행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백과사전] ********************************************************************************************
와룡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있는 삼천포의 진산이다. 남녘 해안가에 자리잡은 이 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가 웅장하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새섬바위와 상사바위, 기차바위등의 빼어난 암벽과 부드러운 억새 능선길,시원한 소나무 숲 길을 품고 있어 여름 산행지로 적격이다.
욱이 조카인 경종(5대)의 두번째 부인 헌정왕후와 정을 통한 사실을 6대 왕인 성종이 알고 와령산 기슭으로 귀양 을 보냈던 것. 경종은 욱과 헌정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순이 태어나자마자 헌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 곁으 로 보내져, 아버지 욱이 숨을 거둔 여섯 살이 되던 해까지 함께 와룡산 기슭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세가 수려하고 기묘하다 보니 절집 또한 많은 산으로 전하고 있다. 지금은 와룡골 안의 청룡사와 덕룡사를 비롯 해 백천사, 백룡사, 용주사, 와룡사 정도만 남아 있지만, 구전에 따르면 팔만구암자가 있었다 한다.
경남 바위꾼들에게 자유등반의 메카로 알려진 상사바위는 부모의 반대에 절망감을 느낀 남녀가 떨어져 죽엇다는 에틋한 사랑 얘기가 전하는 곳이다. 도암재에서 보면 마치 북한산 인수봉처럼 웅장하게 보이는 이 암봉은 천왕봉 북동사면의 암벽이지만, 그 이름이 워낙 널리 알려지다 보니 천왕봉이 아예 상사바위로 이름이 굳어져 버렸다.
대중교통 *삼천포- 와룡동[시내버스가 1일 6회운행] *삼천포- 용두마을[시내버스가 1일 21회 운행] [samna] *********************************************************************************************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22> 사천 와룡산
철쭉 명산 와룡산,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먼저 산꾼 유혹
봄을 느끼려면 아무래도 남쪽의 산이 낫고 기왕이면 내륙보다는 바닷가의 산이 한 수 위다. 야트막한 산이든 1000m 안팎의 제법 높은 산이든 가리지 않고 분홍빛 진달래가 산꾼을 반기는 시기다. 이런 가운데 바닷가 산은 조금은 더 빠르게 꽃을 피운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사천 와룡산(臥龍山·799m)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가까이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 거대한 용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모양에서 따 온 와룡산이란 이름은 경북 안동의 와룡산에도 붙어 있다. 하지만 높이로나 산세로나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천 와룡산은 조망이 뛰어나고 산세가 웅장하다.
와룡산은 사시사철 산꾼을 반기지만 이맘때부터 다음 달까지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와룡산은 철쭉으로 유명하다. 사천 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와룡산 철쭉은 정상인 민재봉을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다. 민재봉에서 새섬바위, 민재봉 삼거리, 기차바위로 향하는 세 갈래로 뻗은 능선과 좌우 사면이 온통 철쭉이다. 그렇다고 5월에만 화려한 산은 아니다. 이미 3월 말부터 이번 답사 코스를 비롯해 능선을 따라 진달래가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철쭉 군락에도 드물지 않게 섞여 있는 진달래를 볼 수 있다.
■18㎞ 긴 산행에 와룡산 진면목 만끽
근교산 취재팀이 와룡산 줄기의 북쪽에 있는 봉두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 쭉 뻗은 소나무 사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산행 내내 능선을 따라 진달래를 볼 수 있다.
근교산 취재팀이 와룡산을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코스는 정상을 중심으로 짧은 능선을 타는 코스들이었다. 이번에는 와룡산의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를 한 번에 이어 탄다. 20㎞ 가까운 거리인데다 작은 봉우리를 여럿 오르내리며 민재봉을 향해 차츰 고도를 높여야 해 체력 부담이 크다. 와룡산은 높고 낮은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나 있다 해서 구구연화봉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번 산행은 사천시 용현면 신복리 신기 버스정류장을 출발해 약수암~안점산 봉수대~무지개샘 입구~선바위~봉두산 정상~하늘먼당~헬기장~임도~551m봉~백천재~민재봉 정상~기차바위~덕룡사를 거쳐 와룡마을에서 마무리한다. 이번 코스의 전체 산행거리는 18㎞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6시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 이상 걸린다.
신기 버스정류장에서 50m가량 남쪽으로 내려가 SK 선진주유소 옆 도로로 들어간다. 입구에 '연점산 봉수대'와 '와룡산 입구' 안내판이 있다. 곧 나오는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직진한다. 길은 대나무 숲을 끼고 돌아 공장 몇 곳을 지난다. 마지막 공장을 지나 콘크리트 길을 오르면 골짜기 안쪽에 약수암이 자리 잡고 있다. 입구 오른쪽 등산 안내도 옆으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널찍한 흙길이지만 경사는 가파르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잠시 오르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봉수대를 거치지 않고 무지개 샘을 거쳐 능선으로 바로 올라간다. 뒤돌아보면 나무 사이로 사천만을 가로질러 서포와 연결되는 사천대교가 뚜렷하다.
■오르내리는 능선길 체력안배 신경써야
와룡산 주봉인 민재봉. 왼쪽에 보이는 시가지가 삼천포이고 오른쪽 능선으로 새섬봉과 상사바위가 이어진다.
급경사의 침목 계단을 올라 100m 정도 급경사를 지나면 팔각정과 안점산 봉수대가 나타난다. 봉수대에서는 서쪽과 북쪽으로만 조금 조망이 열린다. 봉수대 안내판 앞으로 능선길이 열린다. 완만한 오르막을 5분 정도 가면 무지개 샘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능선을 따라 계속 간다. 드문드문 진달래가 반긴다. 10분 정도면 집채만 한 바위 옆을 돌아 오른다. 바위 위에 서면 서쪽과 북쪽으로 조망이 탁 트인다. 사천만과 사천읍이 지척이다. 바위를 내려와 급경사를 오른다. 소나무 우거진 봉우리를 지나며 완만한 길을 잠시 가면 절묘한 모양으로 깎여 있는 선바위다. 완만한 능선을 잠시 오르면 봉두산(465.1m) 정상이다.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둘러싼 별 특징 없는 봉우리다.
봉두산을 지나며 길은 대체로 완만하게 오르내린다. 10여 분 가면 남쪽으로 탁 트인 바위를 지난다. 자그마한 바위들이 능선길에 깔렸다. 남쪽 멀리 정상인 민재봉이 보인다. 비탈진 길을 잠시 내려가면 안내도와 이정표(하늘먼당 1.5㎞, 민재봉 7.2㎞)가 있는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급경사를 오르면 작은 바위 봉우리 쉼터다. 왼쪽에 구룡사가 내려다보인다. 20분가량 짧은 오르막과 완만한 길을 되풀이하며 조금씩 고도를 높이다 보면 하늘먼당(562m)에 오른다. 정상석과 이정표(백천재 4㎞, 민재봉 5.3㎞)가 있다. 사천만이 한결 넓게 바라보인다. 여기서부터는 급경사와 완만한 길이 섞인 내리막을 한참 간다. 명지재 안부를 지나 잠시 오르면 바위 전망대다. 10여 분 완만하게 오르내리면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에서는 금방 콘크리트 임도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가면 용치마을(3.5㎞)이다. 정면으로 오른다. 급경사 오르막에 이어 잠시 완만해졌다가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이장한 무덤이 있는 봉우리다. 여기서 잠시 완만한 내리막을 간 뒤 곧 급경사를 치고 오른다. 10여 분을 힘겹게 오르면 551m봉이다. 해발 360m 정도인 임도에서 200m 가까이 고도를 한꺼번에 올려야 한다. 정면으로 나무 사이로 주봉인 민재봉이 올려다보인다. 여기서 다시 완만한 내리막을 10여 분 내려가면 해발 490m 정도 높이인 백천재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백천사와 백천마을로 향한다. 답사로는 정면으로 올라간다. 급경사의 널찍한 길을 20여 분 오르면 경사가 조금 완만해져 숨을 고를 수 있다.
■민재봉에서 바라보는 남해 '절경'
사자바위를 지나면 곧 와룡마을 하산길이 나온다.
이어 완만한 오르막을 한참 가면 조망이 탁 트이는 삼거리에 선다. 처음으로 멀리 남쪽으로 남해가 바라보인다. 왼쪽 내리막은 진분계(2.5㎞) 방향이고 답사로는 오른쪽이다.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완만한 길은 온통 철쭉밭이다. 5분 정도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한 민재봉 정상에 선다. 서쪽으로는 새섬바위와 상사바위로 능선이 이어진다. 남쪽으로는 삼천포항과 남해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하산길은 남쪽의 용두마을 방향 능선이다. 능선의 동쪽 사면은 철쭉이 가득하다. 10여 분 내려가면 작은 봉우리를 지난다. 봉우리 주변엔 아직 잎을 틔우지 않은 철쭉과 함께 막 꽃을 피우는 진달래가 섞여 있다. 다시 10분 정도 내려가면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청룡사를 거쳐 와룡마을로 가지만 산불통제기간에 폐쇄돼 있다.
직진하면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길이 이어진다. 잠깐 급경사를 오른 뒤 로프가 설치된 바위 사면을 오르면 기차바위다. 이정표엔 능선 끝에 있는 용강정수장이 6.5㎞로 표시돼 있다. 틈틈이 바윗길이 섞인 능선을 20분 정도 가면 다시 삼거리다. 여기선 직진하는 대신 오른쪽 와룡마을(1.5㎞) 방향으로 내려간다. 잔돌이 깔린 급경사 흙길을 내려가면 농장으로 들어가는 임도와 만난다. 왼쪽으로 가면 덕룡사를 지나 콘크리트 길로 계속 내려간다. 너른 개울을 건너 와룡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꺾어 잠시 내려가면 나오는 와룡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떠나기 전에
- 야생화 보는 즐거움… 파헤친 군락 '눈살'
마구 파헤쳐진 할미꽃 군락.
이맘때 근교산을 찾으면 누릴 수 있는 즐거움 가운데 큰 것이 야생화다. 나무들이 간신히 잎을 틔우려고 하는 때에 키 작은 야생화들은 낙엽을 헤치고 꽃을 피워올린다. 그 때문에 봄 산행 때는 고개를 숙이고 걷는 일이 많다. 요즘 같은 때 근교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봄꽃에는 노랑제비꽃이나 남산제비꽃 같은 제비꽃 종류와 노란 꽃을 피우는 양지꽃, 옅은 보라색의 현호색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제비꽃 종류만 해도 32가지나 된다고 하는데 근교산에서 보통 3~4종류를 찾을 수 있다. 또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고 생김새도 보잘것없다고 해서 이름 붙은 개별꽃도 지천이다.
이번 와룡산 산행 코스에서는 이들 외에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할미꽃과 얼레지도 한가득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를 살피면서 가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가끔 있다. 막 피어나는 야생화를 뿌리째 캐서 가져간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번 산행에서는 할미꽃 군락 가운데 상당 부분이 파헤쳐져 있었다. 보기 드문 야생화를 보면 가져가 집에서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야생화는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걸 생각했으면 한다. 게다가 집으로 옮긴 야생화는 환경이 달라 적응하지 못하고 금방 시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괜한 욕심은 버리는 게 좋겠다.
◆교통편
- 사천터미널서 시내버스로 신기 이동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서부터미널에서 사천으로 가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발지로 가야 한다. 사천행 버스는 오전 6시부터 40~4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사천터미널에서는 73번 시내버스를 타고 신기(용현)에서 내리면 된다. 와룡마을에서는 삼천포터미널로 가는 60번 버스가 오후엔 5시, 7시50분 두 차례 있다. 도로를 따라 3㎞가량 나가면 용강주공아파트에서 삼천포터미널 가는 50번 버스가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와룡마을에서 택시를 불러도 된다. 사천개인콜 (055)835-4000, 5000
승용차를 이용하면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려 3번 국도를 타고가다 선진2교차로에서 내려 좌회전한 뒤 다시 한 번 좌회전하면 SK선진주유소 지나 약수암 입구다. 산행후 와룡마을에서 60번 버스를 타고 삼천포터미널로 간 뒤 72번, 73번 버스를 타고 신기로 가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부산일보
[산&산]<73> 경남 사천시 와룡산
노니는가 다투는가, 굽이치는 용의 등줄기
▲ 하늘로 치솟을 듯한 와룡산 암봉. 정상 능선을 연결하는 암릉들 덕택에 와룡산 산행이 한층 흥미를 더한다
명산의 반열에 오르려면 전설이나 사연을 품어야 한다. 봉우리,골짜기마다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경남 사천의 와룡산(799m)은 그런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명산'이라고 할 수 있다. 와룡산은 또한 '진산(鎭山)'이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있다. 두 마리 용이 서로 다투는 형국이랄 정도로 산세가 당찬 데다 남해를 내려다보는 조망이 빼어나다는 점도 이 산이 이름 난 까닭이다. 그래서 지역민들은 와룡산을 자랑거리로 삼고,부산·경남의 산악회나 단체에서는 각종 대회나 제를 수시로 치른다. 와룡산은 기슭마다 와룡사 갑룡사 백천사 청룡사 용주사 등 절집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팔만 아홉개의 암자가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으니 과연 명산은 명산이구나 싶다. 백천사의 대형 와불이 볼만한데, 거대한 소나무를 깍아 만든 부처님 몸 안에 법당을 꾸며서 부처님상을 모셨다. 산&산팀이 이렇게 잘 알려진 와룡산을 굳이 택한 것은 시기가 적절해서이다.
산은 계곡이 잘 발달해 있고 물도 철철 넘친다. 또 울창한 숲은 등산로에 그늘을 드리우고, 봉우리나 암봉에 서면 남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와룡산은 땀이 나도 더운 줄 모르게 하는 시원한 산이다.
산행코스는 계곡을 따라 오르내리도록 잡았다. 백천사를 들머리로 삼는다. 백천계곡을 따라 백천골~너덜~백천재~민재봉~새섬바위에 오른 뒤 북바위를 향해 가다 계곡으로 내려설 것이다. 원점회귀 산행이다. 걷는 데는 4시간,휴식까지 포함하면 4시간 30분 가량을 잡아야 한다.
한 가지 당부할 점은 백천계곡이 마을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계곡이라는 것. 그 시원함은 한껏 즐겨도 좋지만 물을 흐리거나 더럽혀서는 안 된다.
산행 기점은 백천사 주차장이다. 산악회나 등산 관련 단체에서 등반대회를 자주 여는 곳인 데다 와불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어서 주차장 시설은 넉넉한 편이다.
백운농원 왼쪽길로 접어들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길을 20여분 쯤 가다 마을 다리를 만나면 오르막이다.
임도를 따르다 백천골을 지나서 갈림길을 다시 만나면 오른쪽 자갈길로 접어든다. 민재봉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참고한다. 남녘의 산 대부분이 사정이 엇비슷하지만 이곳에도 재선충 방제 흔적들이 널려 있다. 저 소나무 무더기들. 생기를 잃어버린 솔잎들. 오르는 길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짧은 자갈길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다. 슬슬 이마와 팔에 땀방울이 솟아날 즈음이지만 계곡물 소리가 더욱 또렷해지면서 오히려 시원해 진다.
잘 다져진 산길을 오르는데 연거푸 너덜겅이 나타난다. 산은 겉 보기에는 온후한 육산인데 암릉과 바위들이 제법 산재해 있다. 백천골에서 너덜까지는 20여분.
내처 백천재까지 오른다. 10분.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으로 능선길을 타고 민재봉으로 오른다.
백천재를 지나면서부터 산길은 사뭇 가팔라진다. 해발 800m에 살짝 못미치는 산이지만 해안에 가까운 곳이어서 제법 오르막이 있다. 하산하는 등산객들을 부러워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민재봉 삼거리다.
정상이 시야에 들어오고 철쭉군락지가 펼쳐진다. 한때 흐드러졌을 그 철쭉들이 이제 거뭇거뭇 오그라지고 있다. '봄날은 이렇게 가는구나….'
백천재에서 민재봉 삼거리까지는 35분. 민재봉 정상에 오른다. 과연 와룡이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산세가 거침없이 이어진다. 용의 등줄기를 타고 넘었다,라는 상상을 펼치고 있으니 유쾌하기도,서늘하기도 하다. 정상까지는 10분. 눈 바로 앞,깎아지른 새섬바위가 발길을 잡아끈다. 금방 닿을 듯 싶었는데 1.6㎞나 떨어져 있다. 완만한 능선길이라고는 하지만 제법 오르락내리락 한다.
헬기장을 지나 수정굴 갈림길에 도달한다. 수정굴로 발길을 돌릴까 싶은데 새섬바위의 암릉이 보여준 매력이 발길을 잡아챈다. 곧바로 새섬바위로 향한다. 헬기장까지는 15분,수정굴 갈림길까지는 8분.
새섬바위에 닿으면 로프 우회길이 있지만 등날로 곧바로 치고 오른다. 훨씬 스릴이 있다. 드디어 새섬바위. 20분. 저 옛날 큰 물에 와룡산 전체가 잠겼을 때 새 한마리가 앉을 자리만 남았다고 해서 새섬바위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민재봉에서는 새섬바위가,새섬바위에서는 민재봉이 더 높아 보이는 것 같다. 비록 2m가 낮아서 민재봉에게 최고봉 자리를 뺏겼다고는 해도 새섬바위의 조망은 민재봉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찔한 암봉에 올라서서 사위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더 낫다는 사람들도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원한 조망에 흠뻑 젖고 나면 남녘의 다른 산들도 눈에 들어온다. 저 너머로 암벽등반으로 이름난 상사바위가 보인다. 상사바위는 부모의 반대 탓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젊은 남녀가 함께 떨어져 죽었다는 사연이 전하는 곳이다.
북바위라 불리는,689봉을 향하는 등로가 하산길이다. 새섬바위 이정표 옆으로 나 있다. 경사가 급한 데다 길이 분명하지 않은 곳이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10여분쯤 걷다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길이 좁고 등산로에 나뭇가지나 솔방울이 많아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딛는다. 무덤 1기를 만나면 해발 400m쯤이다. 갈림길에서 무덤까지는 18분. 무덤을 지나 10여분쯤 가면 길이 흐려진다. 소나무,참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이 군락지를 지나서 계곡으로 내려선다. 제방을 지나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임도가 나 있다. 지름 10㎝의 송수관이 길을 알려주듯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 상에 놓여 있는 철문을 지나면 백천사 주차장에 닿는다. 문의 위크앤조이 산&산 팀 051-461-4164,운봉산악회 이동화 고문 011-598-2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