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에
이야기하기와 다시 이야기하기
모쉐는 왜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날 밤에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되풀이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광야에 머물며 지치고 피로에 찌든 채,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먼 길을 걸어와 이제 막 건너갈 문턱에 서 있는 그들은 앞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그들의 행보는 갑작스럽게 멈춰 섭니다.
‘레에(Re’eh)’ 파라샤에서는 모쉐가 작별 연설을 하는 동안 백성들이 계속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나옵니다. 일부 주석가들은 이 연설이 36일 동안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반복적인 이 연설에서 모쉐는 정탐꾼들의 죄, 그 후 이어진 40년간의 광야 방황, 시나이 산에서의 계시, 금송아지 우상 숭배 사건 등을 포함해 백성들이 어떻게 이 순간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연설은 최초의 ‘필리버스터(filibuster)’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쉐는 백성들이 자신 없이 약속의 땅에 들어갈 결정적인 순간을 미루고 있었으며, 충분히 오래 이야기하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원치 않는데도 파티를 떠나야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 근처에서 집에 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파트너가 서 있는 상황에서, 떠나야 하지만 필사적으로 머물고 싶은 그 압박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자 모쉐가 영광의 시절을 회상하기로 선택한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왜 꺼내는 것일까요? 결국 시나이 산에서 계시를 경험하고, 모쉐가 금송아지 사건에 분노하여 돌판을 부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은 쉽게 잊힐 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로 모쉐의 마지막 작별 인사라면, 왜 부정적인 경험들까지 되풀이하는 것일까요? 작별을 고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추억을 떠올리고 싶어 합니다.
모쉐는 왜 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일까요?
그것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생의 끝자락에서 성취와 후회를 모두 되돌아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적 차원에서 볼 때, 이스라엘의 첫 번째 스승인 모쉐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기억(Memory)은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강력한 도구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하고 되새기는 것은 우리만의 서사를 써 내려갈 기회이며, 우리가 배운 교훈을 어떻게 공유할지, 어떤 주제를 부각시킬지 결정할 기회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치관을 정제하여 자녀들에게 전하는 방식입니다.
모쉐의 연설을 통해 우리는 과거가 미래의 중요한 부분이며, 우리를 이곳까지 이끈 과정이 다음 장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유대 민족이 약속의 땅에 들어갈 준비가 된 것은 그들의 주요 사건들이 맥락 속에서 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이룬 성과와 저지른 실수를 되새깁니다.
모쉐의 이야기는 우리가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가치와, 심지어 가장 심각한 실수조차도 우리를 형성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상기시켜 줍니다.
사람들이 실수를 극복하고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우리는 종종 나쁜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버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생각은 회개에 관한 유대교적 사고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유대교가 우리의 죄악, 즉 집단적인 “나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되새기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입니다. 매년 토라 낭독 주기를 거치며, 우리는 유대인의 비극과 승리에 관한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시 읽습니다.
유대인의 기억에서 가장 핵심적인 밤이라 할 수 있는 유월절 첫날 밤, 우리는 출애굽 이야기를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았던 우리의 경험—그날 밤 우리가 표면적으로는 기억하고 있는 사건—이 아니라, 브네이 브라크의 랍비들이 그 이야기를 다시 전하며 우리 조상들이 우상 숭배자였음을 상기시켜 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나갑니다.
유대력에서 기억에 가장 중점을 두는 바로 그 밤에, 우리는 다른 이들이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했는지를 읽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되새기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상 숭배자였던 조상들의 이야기를 겹쳐 엮음으로써, 우리는 단순히 우리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해야 하며, 과거의 실수가 실제로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게 됩니다.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것이 앞으로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By Anat Barber (the assistant director of capital gifts and special initiatives at UJA-Federation of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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