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원군의 뺨을 때린 이장렴
조선조 후기, 대원군(大院君)이 된 이하응(李昰應 ; 1820~1898)이
불우하였던 젊은 시절에 기생 춘홍(春紅)의 술집을 전전하며
외상술이나 먹고 방탕생활만을 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런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이하응은 술집에서 술을 마신 후
온갖 추태를 다 부리는데...
이 추한 모습을 본 이장렴(李章濂)이란 군관으로부터
심한 야단을 맞습니다.
화가 난 이하응은 그래도 나는 이 나라의 왕족인데
일개 군관 나부랭이가 무례하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이장렴이 이하응의 뺨을 치며
“왕족이라면 그에 맞는 체통을 지켜야지 어떻게 술이나 잔뜩 마시고
추태를 부려 왕실을 더럽히는 것이오?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뺨을 때린 것이니 그리 아시오.“
하고는 돌아서자
이하응은 뺨을 얻어맞고도 할 말이 없어서
술집을 빠져 나와 집으로 갔습니다.
그 후 이하응은 아들이 왕위를 이어받아
조선조 26대왕인 고종이 되자,
흥선대원군이라는 칭호를 받은 후 무서울 게 없는
권세를 휘두르는 세도정치를 펴게 되는데...
그런 이하응이가 뺨을 때린 이장렴을 궁으로 불러서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내 뺨을 다시 때릴 수 있겠는가?”
그러자 이장렴은 거침없이 말했습니다.
“대감께서 지금도 그때와 같은 못된 술버릇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가 있습니다.“
이장렴의 말에 이하응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조만간 술집에 다시 가려고 했는데 자네 때문에 안 되겠군. 허허 참.”
그리고 난후
이하응은 이장렴을 극진히 대접하고 이장렴이 돌아갈 때는
문밖까지 나화 배웅을 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이일이 있고난 얼마 후 이장렴을 금위대장으로 임명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선 대원군이 집안끼리는
이런 여유와 풍모가 안 보인다는 것...
며느리인 명성황후와는 권력 다툼에서
암투의 끈을 서로가 늦추지 않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