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故鄕)
원한이 하늘을 찢고 우는 노고지리도 험살이 돋친 쑥대밭이 제 고향인데 인목도 등 넘으면
알아보는 제 고향 인정이래도 나는 산 넘어 산 넘어 봐도 고향도 인정도 아니더라
이제부터 준령을 넘어넘어 고향 없는 마을을 볼지 마을 없는 인정을 볼지
※ 우리 옛말에 노고지리라 불렸고 흔히 종달새라 불리는 종다리는 종다리과에 속하는 새이다 목숨
쓰레기통과 쓰레기통과 나란히 앉아서 밤을 새운다.
눈 깜박하는 사이에 죽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눈 깜박하는 사이에 아직도 살아 있는 목숨이 꿈틀 만져진다.
배꼽 아래 손을 넣으면 37도의 체온이 한 마리의 썩어가는 생선처럼 뭉클 쥐어진다.
아 하나밖에 없는 나에게 나의 목숨은 아직도 하늘에 별처럼 또렷한 것이냐.
벌
죄명은 문둥이..... 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
아무 법문의 어느 조항에도 없는 내 죄를 변호할 길이 없다.
옛날부터 사람이 지은 죄는 사람으로 하여금 벌을 받게 했다.
그러나 나를 아무도 없는 이 하늘 밖에 내세워놓고
죄명은 문둥이..... 이건 참 어처구니없눈 벌이올시다.
전라도 길 부제목 소록도 가는 길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길 전라도 길.
파랑새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이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보리피리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ㄹ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 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ㄹ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放浪의 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ㄹ닐니리.
※ 인환 : 사람들이 살고 북적대는 곳. 기산하(幾山河) : 많은 산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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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전엔 문둥병이라 했죠.
제목... 한하운입니다
종달새가 보리밭에 집을 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