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A+, 실무는 F<>
일선 기업체들이 느끼는 대학교육에 대한 불만은 높다. 지난해 12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기업체 대학교육만족도 조사연구] 결과도 기업체와 대학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대학교육 불신도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기업 인사담당자 417명 중 170명(40.7%)이 ‘대학에서 가르친 지식·기술수준과 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 차이가 크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차이가 매우 많다’고 대답한 사람들도 응답자의 6.2%나 차지했다. 반면 ‘차이가 작다’는 응답자는 64명(15.6%)에 불과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대졸신입사원이 느끼는 괴리감은 더욱 컸다. 설문에 응한 442명 중 ‘차이가 크다’고 응답한 사람은 289명(65.4%)에 달했다.
또 기업인사 담당자 가운데 30.1%가 ‘대학이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잘하고 있다’ 19.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대졸 취업생 스스로가 생각하는 대학교육과 실무간 ‘차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65.4%에 달해 학생들도 대학교육의 실용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사를 총괄한 강성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수석연구위원은 “대학교육이 기업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대졸사원을 다시 교육하기 위해 응답자 절반 이상의 기업이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학 4년과 기업의 재교육 등 이중 지출구조로 대졸 취업자와 기업, 사회 전체에 경제적인 손실을 발생시키는 격”이라고 밝혔다.
<>대졸 사원 뽑아 몇 달간 사내훈련<>
삼성, 현대, LG, SK, 한진 등 대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 실무배치에 앞서 최소 6주 이상 교육 연수를 실시한다.
매년 2000명 정도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삼성전자는 그룹 입문교육, 삼성전자 입문교육, 총괄입문교육 등 최소 8주에서 최대 6개월까지 신입사원 교육을 실시한다. 실무 부서에서 책임지는 OJT 기간을 감안하면 교육기간은 이보다 훨씬 길어진다. 입사한 사람이 선임자 도움없이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대졸 신규채용은 투자라는 개념에서 시작된다”며 “수시채용을 통해 가능한 한 지원 분야로 배치하지만 실무 적응에는 3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1000여명의 대졸신입사원을 채용한 LG-EDS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교육 10주를 포함해 총 14주 이상 신입사원 연수를 시행중이다.
구동휘 인사과장은 "10주간 교육이 대학 전산교육 4년에 걸친 교육보다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도 “수시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교육·연수 기간이 대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학 졸업생들의 실무 능력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대졸신입사원 채용 대신 경력자만 뽑기도<>
회사내 연수체계가 미흡하고 교육시스템도 부족한 벤처기업들은 대졸신입사원 채용에 더욱 인색하다.
대졸 신입사원이 실무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3∼4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를 기다려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기업들은 자연히 경력직 위주로 사원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0여명에 가까운 신입사원을 채용한 새롬기술(www.serome.co.kr)의 예가 대표적이다. 100여명의 신입사원 가운데 대졸신입사원 비율은 5%도 되지 않는다.
김복동 인사팀장은 “기술직은 경력직이 전부고 영업, 마케팅, 기획분야도 경력직 위주로 선발한다. 정말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몇 명만 대졸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고 밝힌다.
김 팀장은 “기업의 윤리적 측면에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 전공자들이 대학에서 배운 이론이 현실과 차이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CRM 솔루션 업체 아이마스(www. imas.co.kr)는 지난해 30여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그 중 대졸 신입사원은 10%도 안된다. 정승호 인사팀장은 "변화속도가 빠른 IT기업의 경우 대학교육이 업무능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 때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산계열 전공자라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운영중인 사설 컴퓨터 전문학원에서 300만∼400만원을 들여 따로 수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강의만으로는 ‘변화’를 따라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안승준 삼성전자 이사는 “대학이 ‘교육’이라는 공공재를 생산하는 측면에서 서비스 대상인 국민과 기업 수요를 고려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선 엄정한 성적평가, 실무형 교과과정 개설, 교수사회에 대한 경쟁원리가 정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이사는 또 “대학 졸업생들의 실무능력 부족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는 만큼 산학협동,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이론과 실무를 조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첫댓글 산업은행이 사내대학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있네요. http://m.mk.co.kr/index.php?year=2012&no=693538&TM=V1&PM=M0
좋은 정보 감사해요^^
규태형이다~~ㅎㅎ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