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7월 14일(일) 백양산 중등길
산 안개가 밀려오면
산 내음도 그리움처럼 따라 온다.
지진 대비 보강공사로 물을 뺏던
성지곡호수가 장맛비로 한거슥 담긴
댐 호수로 다시 살아나니 산객들이 인산인해다.
성지교 잉어유영장 좌측 동물원 울타리쪽 오르막으로 직진이다.
이 오솔길은 몇 이만 아는 호젓한 길이다.
느릿느릿 발걸음 닿는데로 촉촉한 촉감을 느끼는 걸음이다.
아주 건강하게 새파란 떡깔나무 이파리가
그늘막 돼 주고,
조잘대는 산새가 길 잡이를 해 주는데
발 뒤굽치에서 혼자 외롭다고
뻐꾸욱 뻐~꾹 말 동무해 주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산목련 향기처럼 상큼하다.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장대같이 키자랑하던 편백나무 사이로
산안개가 순식간에 병풍처럼 둘러싼다.
고립무원에 황홀감.
문여하사서벽산 -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산에서 사느냐
소이부답 심자한 -
웃을뿐 답은없고 마음만 한가롭네
도화유수모연거 -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니
별유천지비인간 -
별천지일세 인간세상이 아니네 그려.
이백의 글로 대신 표현을 한다.
찬물샘에서 근력운동을 좀 하고
늦은 점심으로 삶은감자와 막걸리 한사발로 여운을 즐기니
지나간 백양산 중등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새로 구입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sealing"이 지산농장으로 깊숙히
음파를 타고있어
전원카페 분위기로 업그레이드 된다.
막걸리 한사발에 조각 난 두부 한모
왼손은 부어주고 오른손은 받아들고
빙그레 요동(妖動)치는 시계초의 자태보며
한잔 먹고 두잔 먹고 세잔째 마시노니
대장부 세상팔자 이태백이 저리 가라.
좀 궁색한 글이 됐네.
텃밭에서 캔 감자
참나리
시계초 블루스카이
다알리아
"나탄"이란 한정식집 입구의 남성 조각품.
이 집 주인의 작품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