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해 "지난 8월 4일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될 때까지 166일 동안 병원의 모든 구성원이 뛰어들어 코로나와 싸웠다"며 "앞으로 만약 다시 전염병이 발생하면 우리는 아마도 또 뛰어들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만해축전은 강원도·인제군·동국대·만해사상실천선양회·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며 10월 9일까지 행사 17개가 인제군 일원에서 펼쳐진다.
[24회 만해대상 시상식] 실천대상 - 엄홍길 대장
히말라야 대신 '봉사'라는 산 오르는 중
엄홍길 대장
저는 22년 동안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6좌에 38번 도전했습니다. 히말라야가 저를 잡아두지 않고 살려서 내려 보낸 것은 속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말라야는 저에게 "받은 자로서 히말라야보다 더 높고 큰 은혜를 갚고 봉사하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만들어 네팔에서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삶과 행복, 희망을 주기 위해 학교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16좌 등정 후 17좌 등반을 시작한 것이지요. 지난 1월 16번째 학교를 완공했습니다. 셰르파 고산족들이 사는 마을에 작은 병원도 지었습니다. 2015년 네팔에 강진이 발생해 9000여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재난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저는 현지인들로부터 '오래된 사찰이 완전히 무너
이 상은 저 개인이 아니라 휴먼재단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님의 침묵'의 백담사가 있는 세계적 명산의 기운과 히말라야에서 받아온 성스러운 기운 그리고 부처님의 가피를 이 자리의 모든 분과 대한민국의 모든 분께 드립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24회 만해대상 시상식] 문예대상 - 김주영 소설가
흔들리며 살아온 삶… 이젠 줏대 있게 살겠다
김주영 소설가
초청장을 받고는 기뻤습니다. 식순에 '수상 소감'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큰 상금도 주면서 소감도 안 시키다니, 이 상을 주관하는 분들은 진보적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이 났었는데 수상 소감을 발표하라니 당황스럽습니다(웃음).
저는 여든한 살이 되도록 흔들리며 살아왔습니다. 정체성도 없고 바람 부는 들판의 키 작은 풀처럼 흔들렸습니다. 철이 들면서는 제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흔들렸습니다. 가난 때문에 흔들렸습니다. 커서는 정치적으로 시달림도 받았습니다. 평생 줏대 있게 살아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만해 선생은 66년을 사시면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시대의 중앙에 딱 버티고 서서 어떤 어
려움도 헤쳐나가는 담력을 가지셨습니다. 독립투사로서도 성공했고, 시인으로도 성공했고, 스님으로 성공했습니다. 이런 분의 이름을 단 상을 타게 된다는 것은, 일생을 흔들리며 살아온 제가 받는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이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과연 저도 줏대 있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 보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4회 만해대상 시상식] 문예대상 - 신달자 시인
잿더미 속 피어난 풀포기같은 기운으로 살 것
신달자 시인
불교의 형상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습니다. 천수천안(千手千眼) 부처님 그림입니다. 몸은 하나인데 손 1000개, 눈 1000개입니다. 1000은 한계를 무너뜨리고 경계가 없는 숫자입니다. 몸 하나에 거대한 힘과 능력, 의지, 도전이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그 그림을 책상 앞에 붙여놓고 연약하고 흔들리고 우울하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나약한 정신을 다잡습니다. 그렇게 천수천안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가능할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천수천안의 마음은 우리 삶을 사랑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과연 남은 인생 제가 만해 선생님의 '님의 침묵' 같은 시집을 남길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