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합의 보조 세컨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프로모터 로드니 버먼이 내게 자신의 전화기를 건네준다. 아트 펠룰로 프로모터 였다. “정말 축하한다. 너무 기쁜날 이다. 기회를 주니 KO승으로 자기것 으로 만든 지훈이가 정말 자랑 스럽다. 정말 수고 많았다. 큰 시합 반드시 잡아 주겠다. 고맙다. 세계 챔피언에 올라줘서!” 라며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르며 통화를 끝낼 생각을 않는다. 결국 내가 “Artie, 사실은 지금 내가 시합 세컨을 봐주고 있는데 조금있다 전화하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말해 통화가 끝났다. 아트 펠룰로가 그렇게 기뻐 하는것 처음봤다. 이젠 정말 그렇게 기다리던 미래가 열린것 이다.
브라질 선수의 시합이 끝나고 우리 대기실로 갔더니 교민들 몇분이 문앞에 서있다. 김지훈과 인사를 하려 하는데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방에 들어가 보니 도핑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체중조절 등으로 수분을 빼고 거기다 시합때 땀까지 흘린 나머지 물을 세병이나 마셨는데도 소변이 나오질 않아 그 시간까지 소변을 만드느라 못나오고 있었다. 다른건 다 허술한데 왠 도핑 테스트는 이리도 까다로운지 모를 노릇이다. 오랜 시간 시도끝에 정말 힘겹게 정량의 소변을 병에다 모은후 의사에게 전달하고 서류를 작성후 밖으로 나오니 교민들도 더 못 기다려 모두 가셨다. 정말 미안했다. 나가려고 하는데 오늘 Co Feature를 뛰어 IBO Youth 챔피언이 된 토마스 오스투지엔과 그의 친구들이 우리방에 와서 김지훈과 기념 사진을 찍겠단다. 그래서 지훈이가 그들과 몇장을 함께 찍었다.
그리고 또 기자 회견이 있단다. 기자 회견장 으로 갔더니 마랄리는 나오지 않았다. 의외로 짧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T.V. 인터뷰를 했다. 김지훈은 ‘리매치를 해줄 생각이 있는가’란 물음에 “언제 어디서든 좋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일것이다” 란 말로 대답을 하고 마지막에 영어로 “Zolani, if you want a rematch, I will comt to fight you anytime” 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리고 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과도 인터뷰를 했다(나는 그 시간에 조선일보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남아공 신문 기자가 다시 인터뷰를 하며 사진을 찍는다. 또한 라디오 방송국 기자가 김지훈과 내일 아침 라디오 인터뷰를 예약했다. 그런데… “맙소사, 내 메탈리카 CD! (김지훈 입장 음악으로 썼던)” 미디어실로 갔더니 아무도 없고 CD도 없다. 으, 이런! 그러나 CD가 문제냐? 지훈이가 세계 챔피언에 올랐는데! 지훈이와 관장님과 내가 신분상승을 했단 말이다. 으하하!
기자회견이 끝나고 Team Volcano 기념사진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는 깁지훈. 이날 이분이 링사이드 에서 사진을 열심히 찍은것 같았는데 연합뉴스 에는 대사님과 악수하고 교민들과 악수 하는것 외에 시합 장면은 하나도 안 올라왔다. 혹시 셔터 스피드를 잘못 세팅한게 아닐까? 아뭏든 이상하다.
남아공 언론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난뒤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함께 뒷풀이를 하러 가는데 뒤에서 누가 우리를 부른다. 주심을 봤던 필 에드워즈와 부심 아더 알렌슨 이다.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필은 김지훈 칭찬에 침이 마른다. 너무 대견 스러워 하는것 같다. 그리고 우리 셋은 레스토랑을 찾으러 갔는데 늦은 시간이라 문을 연곳이 없다. 결국 카지노 안으로 들어가 Bar에 가서 치킨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참고로 난 술을 못마신다. 그런데 그날은 너무 기분이 좋아 꽤 마신것 같다. 김지훈은 그런 상황 에서도 술을 절제한다. 정말 프로다. 한참 술을 마시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툭 친다. 필 에드워즈와 이번엔 또 다른 부심인 미국의 힐튼 위테커다. 위태커가 우리들 에게 축하를 해주며 “야, 내 채점표 에는 니가 7회 빼고 매 라운드 진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 정말 멋있었다(Fabulous). 나도 프로복서 였다. 복싱선배 로써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넌 힘과 펀치력, 스피드가 모두 뛰어나다. 그러나 위빙을 많이 연습해라. 오늘 위빙만 했어도 마랄리의 잽을 안맞고 쉽게 이길수 있었다. 판정으로 갔다면 넌 졌다. 넌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그러니 큰 선수가 될것으로 믿는다. 내말 꼭 명심하길 바란다” 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잠시뒤엔 기자들이 지나가다 우릴 발견해 지훈이는 그들과 함께 또 기념 사진을 찍었다. 신분상승 이다.
주심을 봤던 영국의 필 에드워즈와 함께
바에서의 뒷풀이후 우리 세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호텔까지 걸어왔다. 세상을 다 얻은 기분 이었다. 내 기분이 그러했으면 지훈이의 기분은 오죽 했을까? 방으로 돌아온후 취중에 얼른 블로그에 글을 횡설수설 하는 올리고 술취한 상태로 여기저기 국제 전화를 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얼마나 제대로 잠이나 잤을까? 누가 문을 두드린다. 지훈이 였다. 급히 씻고 아침식사 하러 내려가니 눈이 퉁퉁부은 관장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관장님의 눈이 퉁퉁부은걸 보고 웃었는데 조금 있다 거울을 보니 내눈은 더 웃기게 부어있다. 맥주를 그만큼 마시고 바로 잤으니 눈이 안부을수가 있나? 어쨌든 희망찬 아침이다. 아침을 먹고 호텔앞 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누가 뒤에서 “Wait” 한다. 부심을 봤던 힐튼 위테커다. 자신도 같이 찍자고 한다. 그리고 또 다시금 지훈이 에게 격려해 준다. 그후 우리 세사람은 호텔 주변과 그간 운동해 왔던 피트니스룸 등을 다시 둘러 보는데 여기저기서 “어이, 챔피언 축하한다” 라고 말을 걸어왔다. 그간의 노력의 결과였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짐을 싸서 내려오니 공항으로 데려다줄 골든 글러브 프로모션의 미니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후 기사가 오더니 “Welcome, champion” 한다. 그리고 ‘어제 시합 정말 멋있었다’ ‘놀라운 마무리 였다’ 등등 얘기를 하다가 공항에 도착하자 우리의 가방들을 일일이 꺼내주며 지훈이 에게 “Good bye, champ!” 라며 작별인사를 한다. 그래, 지훈아. 넌 이제 챔프다. 너야말로 진정한 챔프 로서의 자격을 갖춘 놈이다.
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난후 지훈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형, 사업 하시려는거 자금 얼마 정도가 필요 하세요?” “응, 000000 불 정도 필요해” “그럼 제가 빅매치 두 세번만 뛰면 되겠네요. 걱정 마세요. 그돈 벌어다 드릴께요.” “그래, 그렇게 해라. 꼭 그렇게 해라. 내가 빅매치 반드시 잡아줄께” 말하는게 참으로 기특했다. 그래, 넌 반드시 할수 있을거다. 한국 복싱의 새역사를 이미 두번 썼다. 앞으로도 계속 새 역사를 써 나가자꾸나. 우리 세사람 뭉쳐서 불가능 이란 없다는걸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보여주자.
잠시뒤 아쉬운 작별을 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다. 곧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변화가 있다면 지난날 처럼 기약없는 다음 일정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자신감과 희망이 넘치는 미래를 생각하며 비행기에 올랐다는 것! 이젠 세계 챔피언이 된 이상 프로모터가 신경을 안쓸수가 없다. 거기다 익사이팅한 스타일 까지 갖춘 흥행수표가 되어버린 까닭이다. 17시간 30분의 아틀란타 까지의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희망에 부풀어 미국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을 보니 한국 언론들이 난리가 났다. 한국서 인정도 안해주는 IBO 챔피언 임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에도 볼수 없었던 대형 기사가 나가고 공항에서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 까지 나가서 환영식 에다 기자회견, TV 뉴스에서 데스크 에 앉아 인터뷰를 하고 등등. 꿈에도 그리던 환영을 받고 있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난 20년간 언제 프로복서가 이렇게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던가?
본인도 여기서 배너 프로모션에 다시 갔을때 완전히 다른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아트 펠룰로가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약 했단다. WBC 총회에 간단다. 단지 김지훈 하나 때문에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 타고 한국까지 간다고 하니 엄청난 변화다. 참고로 아트 펠룰로는 항상 WBC를 못 마땅히 여기며 WBC 와는 비즈니스를 잘하지 않았다. 한국 가던날 자신의 조수 Matt과 함께 김지훈 에게 전해줄 IBO 챔피언 벨트를 자랑 스럽게 들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그 많은 전세계 프로모터들중 유일하게 한국에 자신이 프로모팅 하는 선수가 있음을 자랑 스러워 했다. 한국에서 김지훈과 김 관장님과 만난후 자신의 친구들 (미국등 여러나라의 프로모터들) 에게 소개 시키며 자랑을 한건 물론 이었다.
WBC 호세 술레이만 회장과 함께한 김지훈
WBC 총회에 참석해 WBC 벨트들 앞에서 사진 한컷. 언젠가는 저 벨트들도 가져 오리라
요즘 아트 펠룰로는 김지훈을 무지 예뻐하고 있다. 그리고 큰 기대를 걸고있다. 얼마전 에는 “Hey, Paul, 어디 김지훈 만큼 성장할수 있는 선수 있으면 또 데려와라. 2승 3패 짜리가 세계 챔피언이 되다니. 거기다 11연승에 10KO승, 정말 최고다.” 라고 말하더라. 스무살에 한국의 복싱 현실 때문에 국제 미아가 되어 미국링 에서 세계랭커의 재기전 재물로 섰던 청년이 스물 두살이 되어 미국 굴지 프로모션의 중심선수로 올라섰다. 이제 내년 2월 12일 이면 꿈에 그리던 ESPN Friday Night Fights 메인이벤터로 출전하게 된다. 배너 프로모션의 신년 첫 ESPN 시합의 메인이벤터가 미국 선수가 아닌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이방인 김지훈 이다.
김지훈의 성공은 모든게 자신의 노력 때문 이었다. 솔직히 내가 잡아준 시합들은 모두 김지훈이 홈링 선수의 상대선수로 들어갔던 위험천만한 시합들 이었다. 물론 덕분에 TV 중계를 타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건 김지훈은 위기를 기회라 생각했고 엄청난 노력으로 그런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위험한 순간에 모두 승리함 으로서 위기를 딛고 신분상승을 이룩 했다는 것이다. 김지훈은 반드시 빅매치 선수로 올라서 한국 복싱의 또 다른 새로운 역사를 이룩 하리라 믿는다. 그렇게 노력 하는데 그런 기회가 안올리가 없다.
최초 내가 제안 했을때 의심하지 않고 믿고 계약서에 싸인하며 미국행을 택한 김관장님의 결단에 정말 고마움을 표한다. 그리고 김지훈 이란 형편없는 전적을 가진 선수를 최초로 내게 소개해준 복싱인 에게 감사 드리고 모든일에 중재를 맡아준 황 부장님 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김지훈 스토리는 진행형 이다. 아직 써야될 내용이 너무 많다. 앞으로 시합이 있을때 마다 후속편을 올리려 한다. 그간 보잘것 없는글 인내로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김지훈을 비롯한 한국 복싱 선수들 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립니다.
http://blog.naver.com/hs0413lee/170000092899
[출처] 김지훈 스토리-잠정 완결편|작성자 이현석
-------------------------------------------------------------------------------------------------------------------------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앞으로도 김지훈 선수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