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첫째날, 첫번째코스로 연극 '난쏘공'을 보러갔다.
소극장은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들어갔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랐다. 극장안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아담했기 때문이다.
아담한 사이즈의 무대와 관객석이 붙어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비추고 있어서
약간의 신비로움과 함께, 이 작은 무대에서 배우들이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도 되었다.
드디어 연극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양복차림의 한 남자가 나와서
굴뚝청소를 한 아이들과 뫼비우스의 띠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선생님이 미리 나누어 주신 소책자에 없었던 내용이라서 '저 사람 지금 뭐하는 거야?'하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그 남자의 이야기가 끝난 후, 여러사람들이 나와 '영희야~'를 외치며 연극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 작은 무대에서 배우들이 표현하는 감정들이 나에게도 전달되었을 때 놀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배우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작은 극장안을 꽉꽉채우고 있었고 그제서야 나는 소극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연극에 푹 빠져 있다보니 금방 끝나버렸다.
모든 장면들이 멋지고 감동적이었지만 그중 몇개를 뽑으라면
영희가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찾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고통스러워하는 장면과
마지막에 난쟁이가 굴뚝에서 작은 공을 던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희가 입주권을 찾은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여러 생각들이 영희를 괴롭히고 혼란스럽게 했었다.
어두운 조명과 함께 사람들이 나와 영희 주위를 맴돌면서 말을 할 때에는
지켜보는 나도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 난쟁이가 공을 던지는 장면,,, 솔직히 그 장면은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왜 난쟁이가 하필이면 무거운 쇠공을 던졌을까?
수학여행을 마치고 집에돌아와 생각해보니 난쟁이가 달나라를 가고 싶어 하늘 높이 공을 던졌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자꾸만 떨어지는 공들 때문에 의심이 갔었고 나중에는 난쟁이가 달나라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능력이 되지않아 자꾸만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대충 넘겨야 했다.
이외에도 나는 극중 몇몇장면들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난쟁이가 왜 굴뚝에서 공을 던졌는지, 왜 그렇게 '달나라'라는 곳에 가고 싶어했는지,
왜 도중에 노래와 함께 춤을 췄는지, 영희가 왜 그렇게 열심히 팬지꽃을 심었는지 등등
학교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장면 하나하나에 많은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뜻들을 이해하지 못한 나에게 조금 실망스러웠고
몇몇 슬픈 장면들에서 이해하지못하고 박수를 치고 장단을 맞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또 집에 책이 있으면서도 읽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했다.
이번 수학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한 것같다.
정식으로 본 처음의 연극인 만큼 어려웠던 점도 많았지만 멋진 연극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내가 행복한 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첫댓글 맞아, 장면 하나 하나에 많은 뜻이 담겨 있지. 그래서 연극은 시와 비슷하단다. 시도 낱말 하나 하나가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잖니. 선생님이 시를 가지고 연극으로 만들게 하는 것도 그런 뜻에서란다^^ 그런데 많은 공들 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쇠공일까? 이건 또 다른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