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자료[1012]駑馬十駕[노마십가]
노마십가(駑馬十駕)
둔한 말이 열흘 동안 수레를 끌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둔한말 노(馬/5) 말 마(馬/0) 열 십(十/0) 멍에 가(馬/5)]
千里馬(천리마)는 북한에서 노동력을 착취한
‘천리마 운동‘ 명명으로 빛을 바랬지만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말이다.
여기에 늙은 老馬(노마)나 우둔하고 비루먹은
駑馬(노마)를 비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늙은 말에게는 길을 찾아주는
老馬之智(노마지지)가 있고,
둔한 말에는 그만큼 꾸준함이 있다.
노마십가 ( 駑馬十駕 )
둔한 말이 열흘 동안 간 거리.
준마가 하루 동안 간 거리를 노둔한 말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가면
열흘이면 갈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리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노력하면 재주가 있는 사람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흙이 쌓여 산이 이루어지면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 물이 모여
못을 이루면 교룡이 생기듯이,
선을 쌓아 덕을 이루면
신명(神明)함을 스스로 체득하고
성스런 마음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반걸음을 떼지 않고서는
천 리 길에 이르지 못하며,
작은 개울이 모이지 않으면
강이나 바다를 이루지못 한다.
천리마라도 한 번에
열 걸음을 뛸 수는 없지만,
둔한 말이라도 열흘 동안
갈 수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르다가 그만두면 썩은 나무도 자를 수 없지만,
새기기를 그만두지 않는다면
쇠나 돌에도 새길 수 있다.
지렁이가 손톱이나 이빨의 날카로움이나
힘줄이나 뼈의 강함이 없어도
위에서 진흙을 먹고
아래에서 지하의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은
그 마음가짐이 한결같기 때문이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
積善成德, 而神明自得,
聖心備焉.
故不積蹞步, 無以至千里.
不積小流, 無以成江海.
騏驥一躍, 不能十步,
駑馬十駕, 功在不舍.
鍥而舍之, 朽木不折,
鍥而不舍, 金石可鏤.
螾無瓜牙之利, 筋骨之强,
上食埃土, 下飮黃泉,
用心一也.
순자(荀子)
이 이야기는 《순자(荀子) 〈권학(勸學)〉》에 나오는데,
순자는 ‘노마십가’라는 말을 들어 배움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의지와 실천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노마십가’는 《순자 〈수신(修身)〉》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荀子 第一/勸學篇(권학편)
「천리마는 하루 만에 천 리를 달리는데,
둔한 말도 열흘 동안
달리면 이에 미칠 수 있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則亦及之矣.)」
말이 멍에를 지고 하루 동안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일가(一駕)라고 한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이 말하는 대로
속도는 느릴지라도 오히려 믿음직스럽고 알찬 면이 있다.
날랜 말이 빨리 달려 하루에 닿은 길을 둔한 말은(駑馬)
뚜벅뚜벅 수레를 끌고 열흘을 소요하며(十駕) 이른다.
아무리 둔하고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이라도 노력하면
앞선 사람을 따라잡고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荀子(순자)는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말기 趙(조)나라 사람으로 性惡說(성악설)을 주창해
孟子(맹자)를 비판했다. 그의 사상을 모은 ‘순자’는
여러 번 정리를 거쳐 32편으로 되어 있다.
둔한 말의 사례는 몇 곳에 나오는데 먼저
가장 처음의 勸學(권학)편의 내용을 보자.
‘흙이 쌓여 산이 이루어지면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루게 되면 교룡이 생겨난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
적토성산 풍우흥언 적수성연 교룡생언)’고 하면서 이어진다.
천리마라도 한 번에 열 걸음을 뛸 수는 없으며,
야위고 둔한 말이라도 열흘 동안 달릴 수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騏驥一躍 不能十步 駑馬十駕 功在不舍/
기기일약 불능십보 노마십가 공재불사).
騏는 기린 기, 驥는 천리마 기.
다음에 나오는 修身(수신)편의 부분도 비슷하다.
‘무릇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거뜬히 달리지만,
비루먹은 말일지라도 열흘 동안 달려간다면
역시 이에 미칠 수 있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則亦及之矣/
부기일일이천리 노마십가즉역급지의).’
배움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의지와 실천이라고 순자는 강조했다.
자기의 재주가 남보다 뒤떨어졌다고,
또는 부모의 재산이 없는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일찍부터 기죽는 젊은이들이 주변에 흔하다
. 아무리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꾸준히 노력한 뒤에 ‘헬조선’이라며 원망도 할 수 있다.
열흘 동안 수레를 끌어 천리마가 달린 거리를 돌파하듯이 말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탁월한 역량으로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누군가가 비교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위축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여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 자책하는 일은 꿈을 찿아가는 과정에서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소중한 꿈의 완성은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할 때
성취할 수 있는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의욕이 꺾이고 위축된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추슬러 나아가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고전의 명구(名句)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 순자(荀子, 기원전 298~238)가 말한
노마십가(駑馬十駕)라는 고사성어가 이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국시대 말 대학자인 순자는 길거리의 어떤 사람도 우(禹)임금처럼 성왕이 될 수 있다며
보통사람도 노력하면 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즉 인간에게 부여된 선천적 능력보다 후천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그의 저서인 『순자』의 「수신(修身)」편에 잘 나타나 있다.
무릇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지만,
걸음이 느린 둔한 말도 열흘을 달리면(駑馬十駕) 또한 천 리에 이를 수 있다.
장차 무궁한 것을 다하고자 하고 끝없는 것을 좇고자 하는가?
(목적지가 없이 이리저리 헤매면 비록 천리마라 할지라도)
그 뼈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져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힘을 써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장차 도달할 목적지가 있다면 천 리가 비록 멀지라도
혹 더디고 혹은 빠르며, 혹은 먼저이고 혹 나중이라 할지라도 어찌 미치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
이 문장에서 둔한 말인 노마(駑馬)는 걸음이 느린 말로서 재주 없는 둔재를 뜻한다.
말이 멍에를 지고 하루에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일가(一駕)라고 하는데,
십가(十駕)는 열흘 동안 말이 달린 거리를 가리킨다.
즉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노마십가의 교훈은 우리가 평소 알던 심우도(尋牛圖)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심우도는 구도(求道)의 과정을 소를 찾아 나선 동자의 이야기로 묘사한 벽화이다.
여섯 폭의 그림 중 세 번째인 면이수지(勉而修之)를 보면 하늘에서는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려움에 직면한 동자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동자는 포기하지 않고 소의 뒷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끝까지 좇으려고 한다.
이 한 폭의 그림에서 방향과 목적을 잃지 않으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동자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 결과는 도통하여 신선으로 화(化)한 도지통명(道之通明)의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순자가 말한 노마와 동자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한결같은 의지와 어떠한 유혹에도 가야 할 길과
목적지를 잃어버리지 않는 신중한 판단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천리마와 같은 특출한 능력의 소유자는 한순간 남들보다 멀리 나아갈 수 있겠지만
둔한 말의 근성은 배우기 힘들 것이다.
또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욕심이 앞서면 엉뚱한 길에 빠져 목적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출처 : https://bit.ly/3cGBz5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