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찬 전례(Liturgia eucharistica)
성찬 전례는 미사의 후반부입니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말씀 전례’ 역시 미사의 본질적 요소지만, 미사에만 말씀 전례가 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다른 예식에도 말씀 전례 또는 이와 비슷한 예식이 있습니다. 따라서 미사 전례만이 지니는 고유한 특징은 성찬 전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찬 전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전에 “신자들의 미사” 또는 “봉헌미사”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신자들의 미사”라는 말은 말씀 전례가 끝나면 세례받지 않은 예비 신자들이 돌아가고 오직 신자들만 남아서 이 전례를 거행하였기에 붙은 명칭입니다. 또한 “봉헌미사”라는 말은 성찬 전례가 교우들의 예물 ‘봉헌’에서 시작하고 감사기도에서 십자가 제사가 재현되면서 참된 제물이신 그리스도께서 ‘봉헌’되시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두 명칭이 성찬 전례의 의미와 내용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그 특성을 전적으로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전례 예식서에서는 초 세기의 명칭을 따라 “성찬 전례” 또는 라틴어를 그대로 옮긴 “감사 전례”라는 표현을 씁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이를 통해 십자가의 제사가 교회 안에서 언제나 지속되게 하셨습니다. 사제는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그분께서 스스로 행하셨고 당신을 기억하여 행하도록 제자들에게 맡기신 바를 재현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① 빵과 잔을 들고 ② 감사를 드리신 다음, ③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주님의 이러한 말씀과 행동에 따라, 성찬 전례는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① 빵과 잔을 들다 (예물 준비) : 공동체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손에 드셨던 빵과 포도주와 물을 제단으로 가져가 봉헌하고, 사제는 이를 받아 제대 위에 놓으며 성찬례를 준비합니다.
② 감사를 드린다 (감사기도) : 사제는 공동체를 대표해 감사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의 모든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그분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이때,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성부께 봉헌됩니다.
③ 나누어 주다 (영성체 예식) : 사도들이 예수님에게서 그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셨듯이, 신자들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배령(拜領)합니다. 이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고, 같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 공동체 모두는 하나의 친교를 이룹니다.
[2025년 2월 9일(다해) 연중 제5주일 의정부주보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