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언론인들의 ‘김대중 일병 구하기’
[임종규 기자의 세상읽기] 참으로 안타까운 베테랑 기자들의 변질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신문반 활동을 시작해 평생을 신문이란 테두리 안에서 밥을 먹고 삽니다.
제가 3년 전 <정의사회실천시민연합>이라는 사회봉사 단체를 만들기 전 까지 만해도 <메인>(Main) 직업은 신문기자 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제 가 시민단체장이란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래도 저는 '임 기자'란 말이 더 좋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해 오면서 고백하건대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듯이 언론에게도 좋은 언론, 나쁜 언론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학생기자 시절에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말이 모두 사실인줄 알았습니다.
언론사 기자들은 모두 정의감이 투철하고 거짓말을 안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자활동을 해보니 '진짜 언론사'를 가장한 '짝퉁 언론사'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짝퉁 언론사는 규모나 조직 면에서 진짜 언론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짝퉁 언론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특정인을 비호하고 이권에 개입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따라서 언론사의 사주(社主)가 누구냐에 따라서 좋은 언론과 나쁜 언론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현재 서울에서 D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며 자신의 어린 아들 이름으로 글을 쓰는 정모 씨가 있습니다. 정 씨는 적지 않은 세월동안 뉴욕의 몇몇 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한 때는 모 라디오 방송국에서 사주(社主)의 신뢰를 받으며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그 동안 보아온 정 씨는 좌파 성향에다 친(親) 김대중 계열의 인물입니다. 이 사 람은 현재 고건 씨 선거캠프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정 씨가 지난달 뉴욕을 다녀갔습니다. 서울로 돌아간 정 씨는 먼저 자신의 매체를 비롯 뉴욕언론계 동료였던 문모 씨가 경영하는 B 인터넷 매체와 J 주간지에 '뉴욕 현지취재'란 제하의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인즉슨 '김대중 비자금 뉴욕유 입 사건은 모두 소설이고 허위' 라는 것이었습니다.
정 씨는 제 전화번호를 알 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조사 책임자인 제게는 한마디 질문도 없이 김대중 하수인 들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글을 썼습니다.
또한 자신과 동향( 同鄕)인 이경로 뉴욕한인회장, 김대중씨의 최측근인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뉴욕거주)의 인터뷰만 따서 글을 실었습니다.
그후 정모, 문모 씨와 가까운 뉴욕의 H 격주간지 발행인 이모 씨가 정 씨의 글에다 살을 조금 보태 '김대중 일병과 그 하수인들 구하기' 작전에 나섰습니다.
그 동안 서울의 문 씨와 뉴욕의 이 씨가 몇 차례에 걸쳐 이번 사건을 오도(誤導)하는 기사를 게 재했지만 저는 한번도 이들을 상대로 맞대응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언론계 동료라는 의식도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들이 현직 언론인인데 양심이 있으면 언젠가는 바른 글을 쓰겠지"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러한 생각은 순 진한 착각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만나 본 뉴욕의 이모 씨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 해보 니 '그가 진정한 크리스천일까' 하는 의문까지 일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 번 일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정모, 문모, 이모 씨 모두가 한 때는 뉴욕동포 언론계에서 베테랑 기자로 활동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사람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증인이 나 증거를 들이대도 안 믿고, 연방수사국이 수사를 한다고 해도 안 믿고, 연방하원이 조사에 착수했다 해도 안 믿는 사람들로 변해 버렸습니다.
또한 저희 단체 회원들이 8개월에 걸쳐 조사한 내용도 소설이라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 무엇인가 단단히 세뇌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예전에 기자활동을 할 때 보던 '베테랑 기자'들이 아닙니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사상, 이권, 지역연고 때문일까요?
판단은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아무튼 그들이 허위기사를 쓰든 말든 이번 사건은 연방수사국에서 수사를, 연방의회에서 열심히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진실과 사실을 애써 부인하는 저들의 의도는 뻔하리라 생각됩니다. 참 언론인의 길을 포기한 듯한 저들이 애처롭기만 합니다.
저들의 허위기사를 제가 대신해 동포들께 사과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부디 못난 동료 언론인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ㅁ 뉴스메이커 USA 편집인 (뉴욕 정의사회실천시민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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