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향 님이 불러 회원노래방에 올린
기러기 아빠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에 우리 민족의 한이 담겨 있지요.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
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진 산골에
엄마구름 애기 구름 정답게 가는데
아빠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있나
아아아 아아아 우리는 외로운 형제 길 잃은 기러기
하늘에 조각달 강엔 찬바람
재 넘어 기적소리 한가로운 밤중에
마을마다 창문마다 등불은 밝은데
엄마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있나
아아아 아아아 우리는 외로운 형제 길 잃은 기러기
산에 진달래 피고
들에 개나리 피는 봄만 되면 저도 모르게 이 기러기 아빠를 흥얼거립니다.
서민들의 애환을 가슴 절절이 담아낸 이 기러기 아빠는
1969년 이미자가 들고 나와 당시 크게 인기를 모았다고 합니다.
1957년 생인 제가 13살쯤 되었을 때 나온 노래인데
고등학교 때쯤엔가부터 좋아하게 된 노래입니다.
그런데 노랫말이 월남에 파병된 아빠가 전사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걸 빗대어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사회 분위기를 해친다며
나오자 마자 금지곡이 되고 말았지요.
따라서 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었고
레코드 판으로 반복해서 들었던 노래입니다.
한국군의 월남 파병은 1964년 7월18일부터 1973년 3월 23일까지
8년 8개월 간 32만여명이 참전해 4,960명이 전사했고 부상자는 1만명이 넘었습니다.
이 기러기 아빠는 매년 되풀이되는 보릿고개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이별의 애환을 생생하게 담아내 더욱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보릿고개는 우리 민족이 넘어야 했던 가난의 고개였지요.
가을에 거둔 쌀이 겨울 한철 나기에도 부족해
이듬해 봄보리가 날 때까지 굶주리던 넘기 힘든 고비가 있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한 봄이 되면
지금이야 꽃놀이로 더 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그 당시는 우리 민족에겐 너무나 괴로운 시기였을 것입니다.
대부분 식량이 떨어져 당장 먹을 저녁거리도 없어 쩔쩔매었답니다.
먹을 것을 제대로 못 먹다 보니 젖이 안나와 젖먹이 애들은 울어대지요.
모두 비슷한 처지라 보리쌀 한 그릇도 꾸어 올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들판의 보리만 쳐다보았습니다.
보리 이삭이 패기가 무섭게 풋보리를 베어와 절구통에 찧어 먹거나
보리 이삭을 태워서 가루를 만들어 산나물 죽을 쑤어 먹어야 했답니다.
거친 음식을 많이 먹다보니 변이 굳어져서 용변을 볼 때 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왔습니다.
그 비참함은 당시 흔한 일 되다보니 하나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이란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굶주림,
그 가난은 온 국민이 겪어야 했던 수난이자 눈물겨운 삶의 고개였습니다.
따라서 그 고개를 잘 넘으면 한 해를 그럭저럭 살 수 있고
넘지 못하면 죽음과 직결되는 운명의 고비였던 것입니다.
비참한 보릿고개를 더 이상 참다못해 아버지는 가족들을 남겨두고
무작정 돈벌이를 떠나야 했습니다.
자녀교육 때문에 마누라와 아들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남아 직장에 다니면서
송금하는 요즘의 기러기 아빠와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그 때는 쌀을 구하기 위해 떠돌아 다녔던 너무 너무 불쌍한 기러기 아빠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연을 담은 ‘기러기 아빠’는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돈벌러 떠난 사람,
이역만리 월남 땅으로 파병간 군인을 남편으로 둔 여인,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버림받은 사람,
돈 벌러 간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는 자식들 등
갖가지 애절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입니다.
저야 어린 나이였기에 보리고개라고 하는 시절이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분명 우리 민족에게 있던 사실이기에
기러기 아빠 노래를 일찍 좋아하게 된건
철이 남들보다 빨리 들었기 때문인가요?
아님 감상적 낭만주의자이기 때문인가요?
아무런 까닭없이 저는
슬프디 슬픈 노래를 좋아한답니다.
특히 이미자도 이미자지만
여기 고은향 님이 부른 기러기 아빠는
제가 들어본 수많은 기러기 아빠 중에서 최고의 노래였습니다.
첫댓글 띠 동갑이신 하늘이여님께서 어지간이도 멋지게 감상에 젓으셨군요.월남에 사연들은 많은생명을 앗아갔지요.슬픈추억도 나름이겠지요? 고은향님 !자주 많은노래 부르셔서 하늘이여님과 천사님들을기쁘게 하여주시길 바랍니다.진정한 노래는 애잔한 노래속에서 창츨되지요.주일을 멋 스럽게 보내소서 화이팅
기러기 아빠 자료에 대해서 상세히 표현에 주었군요~~불러준 기러기 아빠가 감동을 주었다니 다행입니다~~고맙습니다 ~~하늘이여님~왠공일 잘보내여!!!
근디유 왜 얼굴은 빨개졌대유?~~~
ㅋㅋㅋ
눼 그렇습니다!!!!!!!!!!!
아주 흠뻑 젖으셨구려~~그래요 ..기러기 아빠를 들으믄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답니다~~
간지렵게 어울리는 기러기 아빠가 어제도 히트였답니다
기러기 아빠에 그렇게 깊은 뜻이~~은향언냐 그런 깊은 뜻의 노래를 잘 불러준 땟가로 짱이가 뽀뽀라도 해줄테니 짱이 곁으로 가까이 오시구려...
은향언냐 기러기아빠 저도 듣고 싶은디~~ 아름다운 모습 뵈니반가워요 ^^
그런 가슴아픈 사연이 들어있는 가사였군요 ~~ 어제 저도 은향언냐의 라이브로 직접 듣는 영광을 누렸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
사연 만은노래를 하늘이여님이 자상하게도 글 올려주셨네요,,얼매나 감동을 주었는지 이미 은향님은 가수방으로 등업하셨데유 ㅎㅎㅎ
고은향님은 행복하시겠습니다 펜들이 많으셔서 좋은 노래 많이 올리세요 펜들 즐겁게요~~
울방에는 감성이 풍부한 님들이 많은모양이에요.ㅎㅎㅎ참으로 제가 흐뭇한 기분이군요.가서 한번 더 들어 보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