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93 차 산행 - 을숙도
오늘은 좀 특이한 행보다.
산삼회가 처음으로 탐조를 위한 을숙도 기행을 실시하다.
산이 아닌 강과 바다와 섬들을 본 것이다.
11월 10일 10 시 낙동 초등학교 정문
참여자 - 조정, 정상조, 정경권, 류병관, 김분이, 류송자, 안혜자, 최광석, 박정자, 김무웅, 현호웅, 김갑석, 박해량, 김길부, 전흥, 이호기, 허세영, 박석현, 박세주, 이규상, 류근모
이상 21명
정상조, 김분이, 이호기, 조정 네 사람이 차를 가져와 우리 모두를 실어 몰운대 성당 앞
언덕위로 날라 주었다.
바다와 강과 섬들이 한 눈에 가득 들어오는 툭 트인 전망대
낙동강이 장장 1,300 리 길을 달려와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낙동강 델타 지역.
빙 둘러 서서 인원 점검을 하고 오늘의 안내자 전흥 친구의 해설을 듣는다.
을숙도 일대의 기행은 남천 전흥 친구의 소개 및 안내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천은 자연 보호 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 멤버다.
우측으로 가장 큰 을숙도가 누워있고, 전면에는 모래언덕들인 도요등, 백합등, 대마등, 신자도, 장자도 등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다대포 해수욕장과 남해 바다가 파도에 몸을 뒤채고 있다.
저 멀리로는 진우도, 또 그 너머는 아득히 가덕도도 보이고, 근래에 만든 부산 신항도 보인다.
낮은 바다의 수면위에 강에서 혹은 바다 쪽에서 밀려온 모래들이 물위에 노출되어 작은 언덕을 만들고 있는 곳을 등이라고 한다. 저 등들은 하구 둑을 막음으로서 강물의 유력이 약해져서 바닷물이 밀어올린 모래 언덕이라고 한다.
등들은 방파제처럼 파도를 막아주어 등 안쪽의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거기에 새들이 노닐고 있는 것이 망원경으로 보인다.
몰운대 성당 앞 바다에 보이는 새들은 주로 갈매기, 가마우지들이라고 한다.
갈매기는 텃새, 가마우지는 시베리아에서 살다가 겨울나기를 위해 낙동강 하구에 날아 온 철새다.
난곡 박세주가 제공하는 단감 한 쪽씩을 먹고 목을 축인 일행은 다시 차를 타고 을숙도로 간다.
11시 25 분, 시민 유원지로 만든 을숙도 공원에 도착.
문화 회관, 탑, 조각품들, 테니스장, 축구장, 휴식 공간, 주차장 등이 잘 정비되어 이 지역 사하구 사람들이 나들이를 즐길 수 있게 조성되어있다.
을숙도 (乙淑島) 는 새들이 사는 깨끗한 섬으로 새 乙 에 맑을 淑 을 쓴다.
새들의 천국, 새들의 보금자리다.
을숙도에서 제일 먼저 본 것은 낙동강 하구 둑.
남천 선생의 설명에 의하며 노태우 정부 때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부산시민의 상수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 둑은 기수역 (바다 물과 강물이 섞이는 지역으로 생태계의 보고, 철새들의 낙원) 을 파괴하여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가 엄청 파괴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또 하구 둑의 야간 조명 시설로 인하여 철새들이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12시 15 분
일반인들에게는 출입금지 구역으로 되어있는 을숙도 최남단에 있는 목조 건물인
철새 전망대로 갔다.
자연 보호 단체들에게만 공개되어 있는 곳이라 남천의 백으로 들어가 보게 된 것이다.
부산에 몇 십 년 살면서 을숙도 최남단에 발을 디뎌 본 것은 처음.
친구 덕이다.
호수 같은 작은 만에 수 십 마리의 새들이 노닐고 있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이고 망원경으로 당겨 보니 오리와 고니 (백조) 들이 사이좋게 헤엄치고 있다. 새 乙 자들이 물위에 둥둥 떠 다닌다고 할까.
고니들의 우아한 자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니는 시베리아에서 번식하다가 10 월에 겨울을 나기 위하여 한국, 일본, 중국등지로 왔다가 이듬해 4월경에 다시 시베리아로 날아간다고 한다. 기수역에 사는 수생 식물 세모고랭이를 주식으로 하는데 그것이 낙동강 하구에 많기 때문에 이 곳 을숙도에 온다는 남천의 설명이다. 옛날의 을숙도는 수십만 마리의 새들 (오리류, 고니류, 황조롱이, 도요새, 갈매기, 기러기, 가마우지, 저어새) 의 보금자리였다.
그러나 부산시에서 을숙도를 쓰레기 매립장으로 이용했는가하면 을숙도 유원지, 도로 개설, 하구 둑 건설, 신호 녹산 공단 건설, 주거단지 건설 등의 대량 개발 사업으로 새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 앞으로 또 명지대교가 건설되어 을숙도를 통과하면 새들에게는 더 큰 고통이 될 것이다.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연안 오염 특별 관리 구역, 자연 환경 보전 지역, 자연 생태계 보호구역 등의 4개법으로 보호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습지가 법과는 달리 계속 위협을 받고 있다.
새가 살 수 없는 곳은 언젠가는 인간도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라는 환경 보호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닌가.
남천 선생의 주장이다.
아산 부부와 죽암 세 사람은 다른 약속이 있다면서 먼저 가고 나머지 18 명은 차 3 대에 6 명씩 타고 신호 공단을 슬쩍 둘러보다.
공단은 지대가 낮아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봤다.
그래서 바닷가에 면한 남쪽은 나무를 심었는데 그것도 얇게 심어서 그 실효성이 적다고.
바다가의 숲은 폭이 1 km 는 돼야 방풍 효과가 있다는데.
1시 반에 일행은 서라벌 횟집에 들어갔다.
영운이 고급 양주 한 병과 안주를 제공.
술 색깔 좋고, 향이 진동한다.
소주, 맥주도 곁들이고 푸짐한 회에 음식들이 괜찮아 다들 포식을 한다.
새들 이야기를 나누며.
요즘 여러 모로 기분이 좋은 적송이 일어난다.
“동기회 소식 및 회비 입금 상황을 진작 카페에 올릴 것인데 하루는 김기욱 친구가 회비를 내겠다는 전화를 하고, 또 하루는 김창길 친구가 10 만원을 보내겠다고 하고 마감을 하려고 하니 그 동안 소식이 뜸했던 서울의 정동화 친구가 20 만원을 보내겠다는 전화들이 자꾸만 오는 바람에 늦고 있어요. 조만간 올릴게요. 너무 너무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적송 류송자 친구 수고했어요. 박수.
조정 회장.
“오늘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철새 구경을 시켜준 우리 남천 전흥 친구에게 박수!”
짝짝짝.
설강 부인 김분이 여사가 디저트로 감을 돌린다.
- 아무리 새들이 좋아도 현철이 부른 아미새가 제일이죠. 아름답고 미운 새 아미새 당신.
이제 아미새들인 마누라에게 돌아갑시다. - 엉뚱한 발언을 한 류근모.
이제부터 진짜 새 한 마리 정도는 가슴에 품고 삽시다.
이왕이면 우아한 을숙도 고니.
93 차 산행의 추억으로.
마지막으로 새에 관한 명시 천상병의 "새" 와 박남수의 "새" 를 올립니다.
새 --- 천상병
저것 앞에서는
눈이란 다만 무력할 따름.
가을 하늘가에 길게 뻗친 가지 끝에
점찍힌 저 절대정지를 보겠다면......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미묘하기 그지 없는 간격을
이어주는 다리는 무슨 象形인가.
저것은
무너진 視界 위에 슬며시 깃을 펴고
핏빛깔의 햇살을 쪼으며
불현듯이 왔다 사라지지 않는가.
바람은 소리 없이 이는데
이 하늘, 저 하늘의
순수균형을
그토록 간신히 지탱하는 새 한마리.
새
박남수
<1>
하늘에 깔아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의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첫댓글 버드나무, 수고 많이 하였고, 한결같은 열성과 수고 감사하고, 그런데 다음번에 안혜자씨에게 매맞을까 걱정되는데...
南溪선생께서 유익한 기행글로서 옷를 입혀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족한 안내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더 알찬 <자연과 만나기>가 되도록 애 쓰겠습니다. 기행에 참여한 분들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근40년간 2세교육을 위하여 헌신 한 분들께 <자연 홍보대사>로 을숙도 남단 생태 답사를 하실 자격이 충분히있습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요.새중에서 제일 빠른 새가<눈 감짝 할 새>정도로 알았는데 역시 남계의wit가 절묘합니다. 새 중에서 제일 <아름답고 미운새> "아미새" 아미새 정말 좋은,사랑스런 새입니다. 동참해 주셔서 그듭 감사 _()_
좋은 기회에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 때문에 6명이 한차에서 고생도 하시고 다음에는 이런일이 없도록 약속 드립니다. 그리고 남천 오늘 좋은 설명과 안내에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를 한번 더 가지도록 해 봅시다. 덕산의 철새의 텃밭 주남 저수지. 그리고 창녕의 우포늪도 꼭 한번 답사해 봅시다.
부인과 동반하셔서 더욱 돋보입디다. 처음에는 동기인 줄 알고 약간 실례----차편까지 제공하셔서 감사.즐겁게 보내셔요*^*
을숙도와 가까이 살면서..하구둑을 수없이 지나다니면서도 새에 대해선 무지했는데.. 오늘은 신평 하늘 높이 날아가는 이름 모르는 철새들이 정답게 보입니다. 영원한 새들의 친구이신 한새님과 을숙도 탐조기를 자세히 올려주신 남계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赤松님은 알고 보면 Original "낙동강河口人' 어릴적 외가가 '제도'엿다고요---을숙도를거쳐 배도 타고 명지가서 제도로 외가에 가셨다지요. 5~60년대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담고계시겠습니다~~~~
살아있는 생생한 기행문을 써 준 남계에게 또 한번 고마움을 보냅니다. 남천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기에 한부분도 빠짐없이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어쩌면 그렇게 기억력이 좋은지 치매는 걱정 안해도 되겠네. 또 남천의 설명과 열정은 우리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했어요. 아주 매력이 철철 넘쳤답니다. 가까이 휼륭한 친구가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남계! 나는 운영이 아니라 영운이랍니다.
南溪님께서 제주도 여행건으로 아마도 빠쁘셔서---影雲님께서도 가시지요. 탐라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셔요---'"影雲" 너무 정감있고 아름다운 號입니다. "그림자:影'처럼 봉사하면서 "구름雲"으로 "승화" 하신다----너무 멋잇는 이름입니다. 학창시절 書藝에 심취하신 향기(藝香)가 베어나는 것 같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