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십자가의 은혜….
우리 교회에는 죄인이었다가 성인이 되신 프란치스코 성인은 세상 부족함을 모르고 살았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나병 환자를 만나 입맞춤을 하면서 치료를 도와주고, 착하게 살려고 결심하려는 순간부터 시련이 다가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에 재워 달라는 나병 환자와 함께 잤는데, 깨어보니 그 나병 환자 자리에 장미가 세 송이가 있었습니다.
그제야 그 나병 환자와 장미 세 송이가 예수님께서 남기고 간 성부, 성자, 성령 즉, 삼위일체 하느님이심을 알았습니다.
죄인이었던 프란치스코가 이 장미 3송이 체험을 통해 성인의 길로 들어서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셨습니다.”
저희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지고 갈 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골고타 언덕을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시다가,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넘어지셨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도 십자가를 지다가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합니다.”
잠언 24장 16절 말씀입니다.
“의인은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나지만, 악인은 불행 속으로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면,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 예언자의 외침을 듣고 악한 길에서 돌아선 일과 요나 예언자의 표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나는 예언자가 싫다며 하느님으로부터 먼 곳으로 달아나다가 죽음을 체험합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폭풍우를 만나자 태풍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자기 때문에 무모한 사람들이 죽는 것을 알게 되자 그들에게 말합니다.
요나서 1장 12절 말씀입니다.
“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시오.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오. 이 큰 폭풍이 당신들에게 들이닥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마침내 요나는 마음을 비우고 하느님 말씀에 순명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요나가 외친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니네베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죽음의 위협을 느꼈기에 단식을 선포하고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 옷을 입고 잿더미에 앉아 회개합니다.
요나의 목소리에는 죽음을 이겨낸 힘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힘을 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요나는 3일 밤낮을 큰 물고기 배속에 머물게 되었고, 그 배 속에서 요나는 하느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러므로 “고생하고 죽을 뻔했던 사건들은 모두가 기도하게 만드는 은총”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표징’을 요구하는 군중들에게 요나 이야기를 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을 주셨습니다. 저승의 배 속에서 제가 부르짖었더니 당신께서 저의 소리를 들어 주셨습니다(요나서 2장 3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윤동주 시인이 쓴 ‘십자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어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시인 이 시에서의 십자가에는 종교적 의보다 조국 광복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고난’을 ‘행복’으로, ‘수난 속에서 희생되는 사람의 피를 ‘피어나는 꽃’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인 자신도 희생으로 ‘십자가’를 지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입니다.
저는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통해 이런 묵상을 해봅니다.
지금 고운님들이 어렵고 힘들어하는 것,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은 벌 받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기도로 주님을 찾으라는 ‘희생’이고, 바쁘게 살았으니 잠시 쉬어가면서 ‘위로받아라.’하고 주신 말씀의 은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 사순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 일에 전념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음을 맛보셨지만, 그 십자가에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은 은혜가 십자가입니다.
이제 고운님들을 ‘십자가의 은혜’라는 큰 바다로 초대합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희생과 속죄를 위하여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 안에서, 고운님들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바라보면서 그분께서 다 이루신 바를 통해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의인은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나지만,
악인은 불행 속으로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멘.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을 주셨습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