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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6시 아침 햇반 등으로 해결
8시 30분 짐 숙소 스키보관소에 맡겨놓고
9시쯤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향해 출발
마터호른 쪽이 펑퍼짐한 가운데 마터호른만 우뚝 솟아올라 길끗하다면 이쪽은 빙하와 만년설의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개인적으로 훨씬 더 느낌이 좋았음
저쪽은 이탈리아, 저쪽은 프랑스 이렇게 누군가 아는 척을 하는데 산군의 광활함이 네팔 히말라야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겼음
산악열차 50프랑x3=150프랑
1시45분쯤 체르마트 귀환
2시쯤 케밥 하우스에서 햄버거로 점심 일인당 13프랑씩 39프랑에 해결
3시 13분 체르마트~비스프~몽트뢰
마침 하교 시간인지 학생들로 열차는 북적북적
몽트뢰는 조그만 휴양도시
5시 50분쯤 파르크 에 락 호텔 투숙 140프랑에 여행자 세금 9프랑 149프랑
쿱에서 장 봤는데 3.15프랑
이날 하루 341.15프랑=39만 8490원=40만원
호텔은 한창 보수공사 중이었는데 시설은 널찍하고 안락했음
레만 호수가 보이는 쪽 작은 방으로 바꿀까 싶어 한동안 고민하다 널찍한 방이 낫다는 의견에 따라 관뒀음
떡국 등으로 저녁
5월 1일
종일 비가 옴
나 혼자 아침에 호반 산책(날이 흐려 전날 보이던 건너편 설산이 보이지 않음)
호텔 짐 보관소에 짐 맡기고 노천시장에서 토마토 3개 구입(1.6프랑)
호텔앞에서 시옹성 가는 버스 타고(스위스 패스라 무료)
시옹성 매표소에서 무료 입장(신기하게도 0유로 영수증 발부는 해줌)
소소한 즐거움은 있었고 비좁은 공간에 효율적인 투어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은 놀라웠으나 이것만을 위해 찾을 일은 아니라고 판단
사실 몽트뢰를 찾은 이유는 시옹성 관람도 있었지만 몽트뢰~인터라겐 동역을 오가는 골든패스 구간을 돌아보기 위한 목적이 더 컸음
다시 몽트뢰 돌아와 한 끼니 때우자고 들어간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칸다’에서 기대 밖의 뛰어난 점심(사실 여행 도중 첫 만찬)
리조또, 피자 등을 먹었는데 72프랑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자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에 문 연 가게가 많지 않아 호텔과 역 중간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던 건물 2층의 스포츠 바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음
2~3프랑대여서 10프랑 미만이었음
떠나기 전 다운받았던 SBB 앱으로 검색해보니 막상 우리가 생각했던 오후 3시 30분이 아니라 2시 30분대에 인터라겐 동역까지 가는 열차가 있어 서둘러 역으로 이동
호텔 들러 짐 찾아 몽트뢰를 출발한 순간부터 탄성이 절로 나왔음. 어제 왔던 노선과 완전 다르게 몽트뢰 올드빌을 굽이굽이 오른 뒤 산악 지대를 유유히 돌아다님
빗줄기가 창문을 때려 시야가 가려지는데도 구름이 낮게 드리운 몽트뢰 뒤 산자락을 엉금엉금 기어오르고 나중에 스위스 산악지대를 골골이 지나는 느낌 가득
가족들에게 인터라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곳으로 다시 오자고 얘기했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나 그곳 날씨가 그렇게 나쁘지 않아 결국 이뤄지지 않았음
귀국해서도 스위스를 다시 여행한다면 이곳을 날씨 좋을 때 다시 열차로 방문했으면 하는 소망을 아내와 확인했음
인터라겐 동역에서 열차를 갈아 타고 라우터브레넨에 도착하니 저녁 7시30분 무렵(SBB는 내리면 10분 안팎에 다음 열차를 갈아 탈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환승 시스템을 자랑함)
라우터브레넨의 자랑거리 폭포의 장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밸리 호스텔에 투숙
급히 여행 일정을 변경하는 바람에 3명이 함께 투숙하지 못하고 첫날은 부부만 들어가 잘 수 있는 아주 작은 방과 딸이 도미토리에 들어가 따로 지낸 뒤 다음날 3명이 함께 자는 널찍한 방으로 옮겼음
햇반 등으로 저녁
또 날이 좋지 않아 다음날 (나 혼자만) 산을 오르지 못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잠자리에(나만)
체르마트를 먼저 갈지, 라우터브레넌을 먼저 갈지 헷갈리다 예약을 바꾸는 바람에 라우터브레넌의 밸리 호스텔에서 1일부터 4일까지 숙박했음
이 바람에 딸은 도미토리에서 자 아내와 둘 76프랑, 딸은 28프랑
그 뒤 사흘은 트리플룸을 이용해 99프랑x3=292프랑, 총합 401프랑
결국 이날 하루 484.6프랑=56만 7000원
5월 2일
날씨가 개지 않아 나 혼자 트리멜 폭포까지 산책 나감
그런데 트리멜 근처에 이르자 하늘이 맑아지며 융프라우 첫 머리가 보이길래 거의 마라톤 하듯이 라우터브레넌 돌아와 숙소로 쳐들어가 보온병 챙겨 역으로 뛰어감
그런데 열차를 잘못 타 그린델발트 갈라지는 역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7시 40분 열차로 올라감
아내와 딸은 18.2프랑에 장 본 뒤 방 재배정받고 뮤렌 쪽으로 올라감
벵옌 올라가면서 가방을 열어보니 정작 컵라면 가져오지 않아 망연자실
이 때 차장이 다가와 클라이데 샤이덱까지 가지 않고 벵옌에서 융프라우요오흐 올라가는 차표 끊어 올라가라고 해 벵옌~융프라우요오흐 128프랑에 끊음
융프라우요오흐는 약 두 시간 관광 코스인데 한 시간 정도 더 시간 보내다 내려왔음
1890년대 착공해 15년 만에 완공한 터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는 스위스 열차 시스템에 감탄했으나 처음 아이거 북벽 들어갈 때까지만 주위를 돌아볼 수 있고 10분 뒤부터 30분 동안 터널 안만 답답하게 진행해 과연 이만한 돈을 내고 정상에 올라야 하는가 의문에 시달림
또 중간에 내려준 역에서는 밖을 내다볼 수 있다는 창문이 얼어붙어 일절 밖을 내다볼 수 없었음(내려오면서 보니까 그 때 올라오는 관광객들은 창문을 통해 밖을 조망했는데 어차피 올라가면 더 장쾌한 장면이 펼쳐지므로 이것도 그리 매력적인 요소는 될 수 없었음)
여튼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엄청난 사진을 찍고 3시간 남짓 시간을 보내다 내려가기로 함
요오흐 안에는 얼음창고, 철도 건설 작업과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 식사 및 기념품 판매소, 영화 상영 공간 등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사람들의 동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꾸며진 점에 감탄했음
맨 마지막 코스, 산악열차 바로 타기 전 컵라면 냄새 따라 가보니 역시 쿠폰 제시하면 컵라면 주는데 난 웬일인지 쿠폰 복사본을 챙겨오지 않았고 한국인은 물론, 인도, 중국인까지 한데 어울려 먹고 있어 자리 확보도 쉽지 않고 혼자 먹기도 뻘줌했고 머리도 조금 아픈 것 같아 그냥 내려가 먹기로 함
클라이덱 샤이넥에 정차해 많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벤치에서 나홀로 점심, 커다란 소시지에 빵 하나 더해 13.7프랑에 맥주 1.7프랑
여기서 열차 타지 않고 걸어내려옴
벵옌 거쳐 라우터브레넨까지 3시간쯤 걸렸던 것 같은데 길이 좋지 않아 이탈리아 젊은이들 만났을 때 한번 철퍼덕 넘어짐
라우터브레넨의 아름다운 폭포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내려옴
벵옌 일대의 아름다운 꽃이 어우러진 목초지들을 가까이에서 내려다보며 내려옴
이 시간에 아내와 딸은 아침에 방 재배정받은 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간 뒤 열차 이용하지 않고 뮤렌까지 걸어갔다가 케이블카로 아랫마을까지 내려간 뒤 버스 대신 다시 숙소까지 걸어와 햇반으로 점심 해결
인터라겐 동역으로 다시 열차 타고 내려와 하더 클룸 15프랑x2=30프랑(스위스 패스로 절반 할인된 금액)
나중에 들으니 페니큘라라는 독특한 운송수단을 이용해 올라가는데 인터라겐과 두 개의 호수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패러글라이딩하는 이도 있었고 나름 좋았다고
그런데 오후 5시쯤 갑자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져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 내려왔다고
난 오후 3시쯤 호스텔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고 방도 재배정된 데다 키도 없어 막막해 하다 인터라겐 동역으로 내려가 하더 클룸 올라갈 방도 생각하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다시 라우터브레넨 돌아와 숙소 일하는 친구에게 더듬거리며 사정 설명하니 키를 내줘 방에 들어가 어떡하나 하고 있는데 아내와 딸 돌아옴. 이때가 오후 7시 전후
저녁은 떡국 등으로 해결
이날 하루 192.2프랑=22만 4800원
5월 3일
6시 15분 빵집 가서 신선한 빵 11.5프랑에 사고(독일계인 아가씨가 엄청 불친절한 인상으로 응대했던 기억 있음)
아내에게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딸에게만 털어놓아 전날 벵옌 올라가는 열차 안에서 놓고 내린 보온병을 찾으러 가자고 설득해 라우터브레넨 역 근무자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보관 중이던 보온병을 찾아줌. 이 나라 사람들 이런 면이 있구나 싶었음
비가 그치지 않을 것 같아 리기산 다녀오기로 하고 9시 33분 인터라겐으로 출발
11시 50분 루체른 도착해 카펠교에서 백조 등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고 시가지 돌아봄
롯시니 식당에서 점심 참치 리조토, 포모도르 스파게티, 피자 먹었는데 66.5프랑
스타벅스에서 커피 딱 한 잔 사서 나눠 마심 3프랑
오후 2시 12분 역 바로 앞 선착장에서 유람선 출발
유람선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오후 3시 50분 리기산 정상 도착
장쾌하게 호수와 만년설을 조망할 수 있었음. 바람이 엄청 불어 5분 정도밖에 머무르지 못함
오후 4시 3분 리기산 정상 출발
오후 4시 40분 케이블카 탑승
오후 5시 5분 유람선 출발
오후 5시 50분 유람선 도착
빈사의 사자상 보러갔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 엄청 몰려 시끄럽고 담배 냄새 나고 도대체 이걸 왜 보러왔나 싶었을 정도
루체른역에서 돌아오는 열차 출발 기다리다 초콜릿 아이스크림(8프랑?) 사다가 딸의 휴대전화를 분실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열차에서 내림
아내가 가게에 뛰어가 온갖 추태 부린 뒤 불현듯 자신의 옷 주머니에 휴대전화 있는 걸 발견하고 다시 뛰어옴
우리 보고 탑승하라고 몸짓하며 달리다 머플러 잃어버린 줄 몰라 주변에 있던 여자 둘이 소리치며 제지했지만 계속 달리고 여자 차장도 함께 내달리며 탑승 도와
원래 예정됐던 오후 7시 5분보다 2분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간신히 탑승(두고두고 생각해도 너무 웃김)
마이링겐에서 한 번 갈아 타고 9시 30분 숙소 귀환
짜장 둘, 햇반 하나 끓여 먹고 햇반 하나는 3분의 1만 먹은 뒤 다음날 새벽 출발 위해 보관하기로
쿱에서 장보기 18.20프랑
이날 하루 106.2프랑=12만 4200원
5월 4일
새벽 눈을 뜨니 비가 내리고 있어 나 혼자 뮤렌 다녀오기로 함
첫 케이블카를 탔는데 뮤렌까지 가는 열차 기관사가 손님 중 한 명으로 함께 올라갔음(나중에 알고 보니 이날부터 케이블카는 보수 공사 때문에 운행하지 않았는데 난 이 기관사와 함께 올라갔음. 아마도 추측컨대 웬 아시아계 관광객이 아침 일찍 올라오겠다고 하니 태워준 것 같음)
케이블카 내려 한적한 열차 타고 뮤렌까지 감
뮤렌 내려 마을을 거슬러 다시 뮤렌 아랫마을 내려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걸어갔는데 비가 내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음
케이블카 내려 라우터브레넨 내려가는 버스 타야 했는데 트리멜 폭포 보러 갔다가 놓침
딩황해 라우터브레넨 내려가는 길 찾지 못하고 더 올라갔음
결과적으로 뱅 돌아 라우터브레넨까지 걸어 내려왔는데 이 길은 넉넉하고 새소리 지저귀어 아주 좋았음
아침 장보기 13.05프랑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그린델발트 쪽을 우선 가보기로 함
라우터브레넨에서 갈라지는 역까지 잠깐 내려와 그린델발트로 향했더라면 별도의 요금 지불하지 않고 그린델발트를 돌아볼 수 있었음
그런데 난 이틀 전 융프라우요오흐 올라갈 때 차장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듣고 아내와 딸에게 언뜻 얘기했는데도 이를 다시 확인하지 않아 그냥 벵옌 쪽으로 올라갔음
병옌에서 그린델발트로 넘어가는 데는 스위스 패스 외에도 별도의 요금을 내야 했는데 이를 미리 알았더라면 결코 타지 않았을 구간을 이용하는 바람에 1인당 40프랑씩 120프랑을 지출함
두고두고 아내와 딸에게 야단을 맞음
클라이데 샤이넥 내려 잠깐 눈밭 밟아보고 다시 열차 올라 그린델발트까지 내려갔는데 이쪽은 라우터브레넨과 달리 조금더 펑퍼짐한 계곡에 햇살 따스한 곳이었음
여행 가기 전 라우터브레넨 이틀, 그린델발트 이틀 이렇게 머무는 방안을 고민했는데 물론 그렇게 했더라면 양쪽의 형편을 더 균형있게 알 수 있겠으나 짐도 많고 그래 차라리 라우터브레넨에 전진기지를 차린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음
그만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린델발트만의 매력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음
그러나 이곳은 햇살이 따사로워 서구인들이 좋아하는 곳이란 생각도 들었음
여튼 120프랑 초과 지출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일행은 빨리 호수 유람이나 하자며 인터라겐으로 내려와 빅맥에서 점심 13프랑X3=39프랑
버스 타고 기사에게 호수 쪽 돌아보겠다고 했더니 소개해주고 내려준 곳이 꽤 괜찮았음 무엇보다 돈 내지 않고 잔잔한 호수 즐길 수 있었음
한 시간쯤 사진 찍고
야영장 겸해 운영하는 카페에서 커피 두 잔 시켜 마시고 6프랑?
다시 버스 타고 돌아와보니 인터라겐 상공에 패러글라이딩 꽃이 활짝 핌
여행 전부터 약속했던 대로 딸의 패러글라이딩 가격을 알아보니 인터라겐에서는 170프랑, 뮤렌에서는 180프랑인데 시가 보증하는 인포 센터에서 운영하는 걸로는 뮤렌에서는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그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며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해 딸에게 인터라겐을 하라고 했더니 자기는 뮤렌에서 하는 것을 하고 싶다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굳이 하고 싶지 않다고, 호수를 바라보는 패러글라이딩은 유럽의 다른 곳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사양해 다시 뮤렌을 트레킹하자고 해 라우터브레넨으로 돌아옴
역에서 나와 케이블카 타러 갔더니 앞에서 얘기한 대로 케이블카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 버스로 뮤렌 아래 동네까지 이동한 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감
케이블카 나와 열차 탈까말까 고민하고 쉴터호른 쪽 오를까 고민했으나 빗방울도 금세 떨어질 것 같고 해서 다시 내려옴
다시 버스 타고 돌아와 늦은 저녁
이날 하루 178.05프랑=20만 8304원
5월 5일
꼴마르로 떠나기 전 아침 일찍 첫 열차 타고 올라가 벵옌에 내려 뮤렌쪽을 바라보는 조망 포인트인 교회 앞마당에서 융프라우와 작별의 촬영
시간이 넉넉했으면 벵옌에서 라우터브레넨까지 이틀 전 걸어내려왔던 길을 되밟아 올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 포기하고 내려옴
첫댓글 수직으로 치솟은 마테호른이 숨막힐 듯 압도적입니다. 오래전 산을 "배우던" 시절에 가졌던 외경심, 설렘과 두려움의 느낌이 얼핏 스칩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유럽 일정에 동행하게 해주었네. 재미있게 잘읽었고 사진도 잘보았네. 이 일정만 갖고도 몇년(?)은 버티겠다...
고맙고, 훈훈하고, 부럽고, 샘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