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뚫고 하이킥] 126
신애야, 얼른 준비하고 마중 가야지.
공항으로 가는거야.
아니,아빠 공항 버스 타고 오는 정류장
너 옷에 이거 뭐야?
코코아, 미안.
딴 옷 입어야겠다. 벗어.
그럼 아빠는 서울에 하루만 있는거야?
거기 살때 필요한 생필품
미리 사서 하물로 부친대.
자.
이게 뭐지? 뭐야?
돈이다. 이거 미국돈인데.
이거 누가 여기다 놓았지?
광수씨, 혹시 정음씨 대전 수소
알려줄 수 있을까요?
혹시 알게 되면 빨리 알려주세요.
뭐해? 빨리와.
부탁해요.
누가 세경의 가방에 달러 내놔?
그러게요. 해리 아빠는 안 그랬다 그러고
그럼 누가 그랬어?
안돼, 안 가기로 약속했단 말이야.
해리야. 야! 신신애.
신애는 간다고 얘기했어?
그냥 말하다 보니까.
그런 얘기 뭐하라 참
세경아! 신애야! 아빠!
우리 신애 어디 보자.
어떻게 작년에 볼때보다 더 예뻐졌어.
솜바꼭질을 한다더니 도망가고
미안, 이제 아빠 절대 도망 안 할게.
그 동안 고생 많았다.
아빠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세경씨도 앉아. 맛있는거 내가 갖다올게.
아니요, 빨리 앉아.
신애도 앉고
신애야, 세경아, 이리와.
그동안 제 애들 거두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거두긴요 무슨? 애들 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간다고 그런게 정말 섭섭한데. 그런데
세경과 당신 같이 살수 있다더니 기쁩니다.
감사 드립니다. 내일 출국 가시니까
오늘밤 여기서 주무시면 되겠다.
아닙니다.
여기서 주무세요. 지훈방 쓰시면 되겠네.
방은 그 방도 좋지만 그동안 딸님이
잤던 방에서 주무시면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아빠, 제 방에서 자요.
그방 좀 그렇지 아냐?
집의 방이 부족해서 세경 옷방에서 쓰던대.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방이 작고 따뜻하고 아빠 제일 좋아할거야.
그래? 그럼 채워주시면
그 방에서 자겠습니다.
야, 신신애! 해리야.
너 누구 마음대로 가? 누구 마음대로?
미안.
미안이고 내말이고 안돼.
안녕.
아저씨 신애 대리고 가요? 안돼요.
해리야, 얘 좀 어떻게 해라.
얘 나랑 같이 있기를 했단 말이야.
놔!
신신애 너 이리 와. 빨리! 놔라고.
얘 넓이 활달하네.
가위
해리 진정이 됐어? 간신히
아빠, 나 신애랑 한옥집에 인사 좀 하러 갔다올게.
갔다와서 우리 짐부친 거 사와.
그래. 아저씨 편지
보낼 테니까 꼭 놀러오세요.
그래, 우리 꼭 다시 만나.
네, 꼭이요.
세경 잘 가.
고마웠어요. 절대 잊지 않을게요.
잘가. 꼭 건강하고
나 오늘 해리랑 잘까?
그래. 알았어.
피곤하지? 일찍 자. 아빠.
이거. 이게 뭐예요?
전자자전이요. 가기 프랑스어
쓰다면서요. 풀어도 돼요.
고마워요, 정말.
내일 12시 비행기죠?
그럼 집에서 몇시에
준혁학생. 이제 나 가는거 신경 쓰지 마요.
어차피 내일 학교 있잖아요.
괜찮아요.잠깐 나갔다가.
절대요. 절대 그러지 마요 정말.
우리 어제 약속했죠.
공부 열심히 해서 꼭 그 학교 가기로
이제부터 진짜 아무것도 돌아보지 말고
정말 열심히 해요. 부탁이에요.
내일 수업 빼먹고 나오면
나 정말 실망할 것 같아요.
그러지 마기 약속해요. 그럴 수 있죠?
내가 너 처음으로 봐줬어.
울지마.
대신 너 가자마자 편지 안하면 죽어.
알았어.
자. 이중에 내일 니가 가져가고
싶은거 한개 골라.
아니 두개 골라.
됐어, 안 줘도 돼.
골라, 빨리. 진짜 안되는데
내일 이거 가져가. 룻이랑 엘리자베스는
니가 제일 좋아하는 인행들이잖아.
그럼 다른 거 줘.
됐어, 이거 가져가.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다. 술 한자 할래?
아니요, 저 PT 준비하기 때문에
내일도 새벽에 나와야 될 것 같은데
당직실에 잘거냐?
오늘 비 많이 온다던데.
조심해서 들어가.
잘 가요. 누나.
고생 많았어.
세경씨, 신애야. 건강해.
감사합니다.
좀 이따 차 보내줄테니까 타고 가.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 타고 가. 그래야 우리도 마음이 편하지.
감사합니다.
해리야, 너도 빨리 인사하고 가자.
오늘 비 온다 했잖아.
비 오면 비행기 안뜨잖아. 근데 왜 가?
비가 많이 오면 그렇지. 알았어.
비 믾이 와서 비행기 안뜨면 신애랑 하루 더 자.
그러면 되지? 빨리 신애 안해줘.
비행기 안 뜨면 꼭 다시 와.
알았지? 알았어.
여보세요? 네, 제가 황정음인데요.
네? 정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언니, 차 왔어. 알았어.
가자. 가자. 가자.
밤샜어?
우편 올때문에 정음이가 어제 알려준 대전
주소데 말씀드려도 되나 모르겠네요.
어쨌든 두 사람 끝까지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알려드립니다.
가자.
도전하러 왔습니다.
가위 바위 보
찌, 보 찌.
죄송한데
가시다가 초록병원에 잠시만 들려줄 수 있어요?
언니, 아저씨한테 작별인사하게
그러고 보니까 진짜 아저씨 못 봤어.
아저씨 없네.
세경씨 왔어요?
안녕하세요? 어디?
잠깐 나간 거 같던데요.
잘 모르겠네요.
어떡해? 못 보겠다.
좀만 더 기다려볼까?
안 오신나봐. 아빠 기다리겠다.
좀만 더 기다렸다가 갈테니까
너 먼저 아빠랑 공항에 가 있을래?
알았어.
봉투 아저씨가 놓으신거죠.
감사하지만 책만 받을게요.
언젠가 다시 만날때까지 부디 건강하세요.
세경이가
정음씨, 나 지금 대전으로 내려와요.
만나요. 가서 연락할게요.
세경아, 너 아직 출국 안했어?
난 니가 간 줄 알았는데.
가는 길이에요.
그리고 봉투는.
니가 뭔가 필요한지 몰랐어.
필요한거 없어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공항 지금 가면 내가 데려다 줄까?
난 지금 지방 내려가야 되는데
가는 길이 태워다줄게.
마지막 정리하면서 버릴려던 이 수험표..
이방에 두고가요.
준혁학생과 이방 덕분에 가질 수 있었던
작은 제 꿈의 조각같아서
행복하고 고마웠어요.
비오면 온다 그래 놓고
이거 니가 가장 아끼는 인행이잖아.
난 받은거나 다름없어. 고마워.
이 빵꾸똥꾸야. 선물인데 왜 안 가져가?
잘가. 이빵꾸똥꾸야.
어디 가는 길이세요?
대전 볼일이 있어서
정음언니한테요?
저 알고 있었어요. 둘이 만나시는거
언니 대전에 가는건 한옥 갔을때 들었어요.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 둘이
서울 올때 제일 처음 만나던 사람 아저씨예요.
떠날때 마지막 만나는 사람도 아저씨예요.
차 운전할때 어려움을 붙고 있습니다.
다음은 사고사건입니다.
오늘 11시30분경 공항로에서 비킬차량들이
미끄러워지면서 사고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네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습니다.
정준혁 왠일이야?
왠일은? 다 심심해서 왔지.
잘 하고 있어? 나 부팀장 됐다.
진짜? 여기 회사가 후진거야.
아니면 진짜 능력있는거야.
이게 당근 후자지.
근데 입대간다는 말 진짜야?
다음 달에
남자 돼서 오겠네.
참, 언제 아니지?
상쾌하다. 상쾌한데 좀 춥네.
삼월날인데 왜 이렇게 추워?
그러게. 곧 됐으면 벚꽃축제날
이렇게 춥으면 꽃하나도 안 피겠다.
나중에 벚꽃이나 보러 갈래?
그러고 보니까 이만 되었구나.
지훈씨랑 세경씨
지금도 가끔 그런 부질없는 생각 해.
그날 병원의 일이 생겨서
나한테 오지 않았더라면
오더라도 어디서 한초라도 멈추었다면
하필 세경씨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나서도 바래다 주지 않았더라면
실은 가기 전에 아저씨 보고 싶었는데
이루어져서 너무 좋아요.
이민간 이유 안간 이유가 반반했다 그랬지?
가기로 결심한 이유가 뭐야?
아빠랑 셋이 사는거?
네, 그리고 신애한테 그거도 좋을 것 같아서.
신애?
언젠가부터 신애가 자꾸 저처럼
쪼그라든거 같아서요.
식탐 많은 애가 먹어도 눈치를 보고
아파도 병원 갈돈이 없어 걱정해요
그게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가난해도 신애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안 가고 싶은 이유는?
검정고사 꼭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대학에 가.
아저씨 말대로 신분의 계단 한층
올라가고 싶었어요.
근데 언젠가 또 이런 생각 들었어요.
제가 그 계단 죽기 살기 올라가면
또 다음 누군가 그 밑에 있겠어요.
결국 올라가지 못한 사람에게 문명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가기 싫었던
이유는 아저씨였어요.
아저씨를 좋아했거든요. 너무 많이
처음이었어요. 그런 감정
매일 아침 눈을 뜰때마다 설레요.
밥을 해도 빨래를 해도 클린질 해도
그러다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그리고 비참했어.
미안하다.
내가 한말 때문에 니가 상처
주려고 하는거 아닌데.
아니예요. 다 지난 일이고 전 괜찮아요.
그동안 제가 좀 컸어요.
누군가 좋아하는 일이 끝이 꼭
사랑과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은거
이제 깨달게요.
그래도 떠나기로 하고 좀 힘이 들긴 들었어요.
아저씨랑 막상 헤어지면
보고 싶어도 못 견딜 거 같아서
그래도 마지막 이런 순간이 오네요.
아저씨한테 그동안 마음에 담았는 말들
꼭 한번 마음 고백하고 싶었는데.
이루어져서 행복해요.
앞으로 어떤 시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늘 지금 이순간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다 왔구나.
아쉽네요.
지금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뭐?
시간이 잠깐 멈췄으면 좋겠어요.
126.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