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에서 퍼 온 것임"
해마다 오월이 오면 광주에서 많이 불린 오월의 노래에 관한 기사입니다.
프랑스 유학도 갔었으니 가수 미셸 폴나레프의 노래 하나쯤 알고 있겠죠?
특히 1971년 프랑스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자신의 정원을 지키기 위해 맞서다 돌아가신 뤼시앵 모리스 할머니를
애도하며 미셸이 작사·작곡한 노래는! 제목은 다소 섬뜩합니다.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하지만 당시 공·민영방송이 앞다퉈 이 노래를 국민들에게 소개한 결과
미셸은 일약 국민가수로 부상했습니다. 그
만큼 작품성은 물론 그 의미 또한 남달랐습니다. 그런 노래를 국민가요로 받아들인 프랑스는,
님이 말하는 ‘문화 융성’의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합니다.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정원에는 꽃들이 만발했었지
세월은 흐르고 추억만 남았네
너의 손엔 더이상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요?
라라라~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나무 위에 가지들이, 가지 위에 나뭇잎들이
나뭇잎 위에 새들이 노래했었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요?
라라라~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이고
꽃밭을 짓밟았지
새가 노래할 곳은 이제 없어.
이게 당신 마음에 들기 위한 건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요?
세월인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인가요?
라라라~
이것이 대중들 사이에서 불리기 시작한 것은 10·26 사건이 일어난 뒤였죠. 공교롭게도 똑같은 이름의 전라남도 광주에서 시민들이 학살당한 뒤였죠. 경기도 광주에서 마지막 피난처마저 잃어버린 이들이 들고일어났듯이, 전남 광주에선 막 되살아나는 민주주의 꽃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봉기했다가 정부군에게 학살당했습니다. 그 사건을 겪은 뒤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바뀐 채 불렸습니다. 제목은 ‘오월의 노래’로 순화됐지만, 내용은 그야말로 피투성이입니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
두부처럼 잘리어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