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ㆍ전자파 과민증..고통 아무도 몰라요"
日환자모임 대표 코야마 유미씨.."잠재환자만 국민의 10%"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21세기의 환경알레르기'라고 불리는 화학물질과민증(CS)과 전자파과민증(ES)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생생한 증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의 화학물질ㆍ전자파과민증 환자모임 `VOICELabo'의 대표인 코야마 유미씨는 여성환경연대가 5일 이화여대 이화신세계관에서 개최하는 `환경과 여성건강'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4일 한국을 방문했다.
코야마씨는 2000년 새 집으로 이사한 뒤 불면, 헐떡임,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화학물질과민증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 3월에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전자파과민증 진단을 받았다.
코야마씨는 "집을 옮긴 직후 목이 붓고 기침이 심해지고, 두통과 같은 감기초기 증세가 나타났는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고 날이 갈수록 불면, 헐떡임, 현기증, 기억장해, 눈의 통증 등 다양한 증상에 시달렸다"며 "결국 도쿄의 키타자토연구소 임상환경의학센터에서 화학물질과민증 진단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코야마씨는 "CS발병 후 거리에는 매연가스 등 온통 화학물질 투성이라 외출조차 힘들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도 잃었다"라며 "친정의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서 유기농 식단과 저온사우나 요법 등 갖가지 노력을 통해 겨우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의 행동이 이상함을 느꼈다. 가만히 있지 못해 돌아다니고 고집이 세고 집단행동을 못해 병원에 갔더니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CS는 아이의 몸에 습진은 물론 경도발달장애(ADHD 등)까지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코야마씨는 또 "어느날부터 형광등 아래에서는 머리나 얼굴에 강한 열기가 느껴졌고 휴대전화 중계기지국이나 송전선 등을 지나갈 때는 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찌릿찌릿한 느낌과 두통이 나타났다"며 "ES판정을 받은 뒤 최대한 전자파 발생원을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CSㆍES환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극소량의 화학물질과 전자파에 반응하기 때문에 진짜 고통스러운데도 주변에서는 `정신해이', `신경질', `게으름' 등으로 평가해 정신적 고통까지 받게 된다"라며 "IT가 가속화되고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우리같은 환자들은 이미 안전하게 살 곳을 잃었다"고 말했다.
코아먀씨는 "복합적인 환경오염에 의해 CSㆍES 환자는 일자리를 잃는 등 사회활동을 할 수 없게 됐고 과민증에 걸린 아이들은 학교에서 교육받을 권리도 빼앗겼다"며 "CSㆍES환자의 확산을 막고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기업이 보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등 사회 총체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야마씨에 따르면 화학물질과민증(CS)은 화학물질에 의해 불쾌감과 피로감, 정서불안, 의욕저하, 코피 등 개인별로 각기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데 일본에서는 100만명 정도가 환자로 추산되며 잠재적 환자수는 전 국민의 10%(1천200만명)에 이른다.
화학물질과민증에 걸리면 샴푸와 섬유유연제, 방충제, 담배냄새, 화장품, 책의 잉크, 크레파스 등 온갖 화학물질에 반응이 나타나며 특효약은 없다.
전자파과민증(ES)은 휴대전화와 컴퓨터, 디지털무선전화기,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전기담요 등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영향으로 구토와 현기증, 만성피로감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스웨덴에서는 인구의 9%가 ES장애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자파가 유방암이나 소아백혈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고 코야마씨는 전했다.
여성환경연대는 5일 여성의 관점에서 환경과 건강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하는데 이어 6일 광화문에서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유해화학물질을 추방하기 위한 `그린리본' 캠페인을 연다.
noanoa@yna.co.kr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168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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