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인사난맥···자질 논란부터 책임회피 버티기까지[윤석열 정부 1년]
유설희 기자입력 2023. 5. 7. 16:45 댓글2개
이주호 부총리겸교육부장관이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재방 방지대책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정부의 인사 논란은 국정난맥과 직결되며 지난 1년간 반복됐다. 검증 부실과 자질 부족 인사 임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사퇴 이유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인사의 불투명성과 대국민 소통 부족을 노출했다. 공직자에게 제대로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개 국정 분야 중 공직자 인사에 대한 부정평가 비율이 63%로 가장 높았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에서 인사와 관련해 “검찰 출신이니만큼 철저하게 모든 정보와 수사라인을 동원해서 검증을 하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지적하는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하면 밀어붙이지 않고 국민의 뜻에 따라서 후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증 부실과 자격없는 인선으로 인사참사가 이어졌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 모두가 자신이 동문회장으로 있던 기관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온가족 장학금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 기조에 맞느냐는 비판이 일었고 김 후보자는 사퇴했다. 첫 고위공직자 낙마 사례로 기록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사퇴하며 사상 처음으로 한 부처 장관이 연속 낙마하는 기록을 남겼다. 정 후보자는 자녀 의대 편입과 관련한 ‘아빠 찬스’ 의혹, 김 후보자는 정치 자금 사적 유용 의혹으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순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음주운전 이력으로 임명 전부터 부적격 비판을 받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를 감쌌다. 박 부총리에 임명장을 주며 “언론에 또 야당에 공격 받느라 고생 많이했다”고 두둔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7월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사퇴했다.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성소수자 혐오 발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고 사퇴했다. 부실 검증 논란의 정점은 임명 후 아들 학폭 논란이 터진 정순신 변호사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었다. 특히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사건 보도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같은 청 인권감독관으로 일할 때 진행됐다. 당시 같은 지검에 근무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모를 수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 중심 인사 검증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사 교체 이유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은 지난해 10월 임명 4개월만에 사퇴했다. 김규현 국정원장과의 갈등성, 개인 비리설 등 각종 억측만 난무했다. 윤석열 정부 첫 외교안보라인 전격 교체 역시 지금까지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문희 외교비서관, 김일범 의전비서관 등을 연쇄적으로 교체했다. 중요한 정상외교 일정을 앞두고 외교안보라인을 전면 교체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실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책임을 물어야 할 인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인사 검증 부실 논란마다 한동훈 장관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책임론이 거론됐지만 이들은 책임론의 무풍지대에 있다. 반면 책임을 부적절하게 물었다는 지적이 있는 인사도 있었다. 지난해 8월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사퇴했을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정 난맥이 드러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는 윤 대통령의 ‘체리따봉’ 문자 메시지 사건으로 드러나듯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개입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만큼 ‘꼬리 자르기’식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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