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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장'을 출발하여, '상하이'로 돌아오는 길은 꽤 막혔다.
결국은 6시경에 도착하여야 할 버스가 '상하이 체육관'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다 되어서다.
나는 오는 길에 버스에서 월병을 야금야금 먹어서 그런지 별로 배가 고픈걸 모르겠는데...
두친구는 허기가 밀려온단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제의 마사지샵에서 라면 얻어먹은 처자에게 남은 월병을 주었다.
비록 좀 먹긴 했지만... 그래도 얻어먹었으면, 갚아야하는게 도리 아닌가..ㅡㅡ;;
두친구는 저녁을 먹으러 나가고, 나는 샤워를 한 후에 다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원래 마사지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나는, 중국에 온 이후에 그다지 많이 받지를 못했다.
가격은 둘째치고, 너무 시원찮은 마사지솜씨에 실망해서... 그런데 샹하이에 와서야 드디어 나의 기쁨을 찾았다. ^^;;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조그만 면(面)전문 식당을 발견해서 들어가본다.
아... 메뉴중에 '자장면(紫掌面)'이 있다. 그래서 얼른 시켰다.
이곳 중국 '샹하이'에는 '자장면'이라는 요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식당에서 본 건 처음이다.
그러나, 이곳 '상하이'의 '자장면'은 우리나라의 '자장면'과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단지, 이름만 같을 뿐이다.
언젠가 우리나라 '자장면'의 기원을 찾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나는 '자장면'에 대해 알게되었다.
이곳 '샹하이'지역에는 '자장면'이라는 이름의 음식이 옛부터 전해왔으나,
우리나라의 자장면과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는 것을 밝히고, 비슷한 음식을 찾아 중국의 각지를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이다.
결국 그 프로그램에서는 사천성요리중에 '단단면(短團面)'이라는 요리를 찾아낸다.
그러나 그 음식도 결국, 우리나라의 자장면과는 다른음식으로...
'자장면'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음식이라는 걸로 결론을 맺는 프로였다.
나는 '자장면'의 기원 순례를 하는 기분으로 먹기시작했다.
.....
....
'토' 나왔다...ㅡㅡ;;
그냥 먹었으면 먹을만 했을 음식인데... 우리나라의 '자장면' 맛과 비교를 하자니...
짜증이 밀려왔다.
이놈의 면은 한 젓가락을 들어올리면, 그릇안에 남아있는 것들은 벌써 퍽퍽해진다.
이게 '면'이야 '떡'이야...ㅡㅡ;;
그렇게 맛없는 저녁을 먹었다... 그저 '자장면'의 기원을 밝히는 순례자의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오니, 두친구도 저녁을 마치고 돌아와 있다.
나를 보더니 '청두'로 떠나자고 한다. 벌써??? 난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싶지않다.
이봐 너희들은 인도까지 가자면, 여정이 빡빡하겠지만, 난 태국까지, 운좋으면 미얀마까지야... 서두르고 싶지않다고.
그런데 내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내일 '청두(成都)'행 열차표를 알아보자"였다. 한심한 놈..ㅡㅡ;;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샤워를 마치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맛있는 튀김빵으로 아침을 때웠다.
오늘은 오전에 '홍코우(虹龜)공원'을 다녀오려고, 마음 먹었다.
'윤봉길'의사의 폭탄의거가 아니라도, '홍코우'공원 주변은 아직까지 '샹하이'의 옛거리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이다.
두친구는 별반 관심이 없는 듯하다. 두친구는 열차표와 시간을 알아보기로 하고, 혼자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가는데... 한번 갈아타고, 다시금 지상철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티켓을 새로 구입해야한다.
결국 별로 멀지도 않은 곳을 가면서, 교통비를 7위안이나 지불해야한다.
난.. 이 지상철과 지하철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증오한다... 가까운예로 방콕 역시...ㅡㅡ+
괜시리 요금을 두번 지불하는 기분이 들어서... 우리나라 대중교통이 역시 최고다 싶다.
그렇게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다시 지상철로 갈아타서 '홍구 축구장역'에서 내렸다.
역을 나서자 '홍구축구장'이 보이고, 그 옆으로 '홍구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홍구공원'은 입장료가 없다. 중국에 와서 입장료에 상당히 민감해졌다...ㅡㅡ;;
공원 입구에 자그만한 연못이 보인다. 그 연못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웬걸... 작은 연못인줄로 알았더니 뒷쪽으로 엄청 커다란 인공호수다... 뱃놀이까지 한다.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니네들은 어제 뭐하고 아침부터 공원에서 이러고있니...ㅡㅡ;;
얘네들은 건전하군... 스케치중이다.
중국의 공원은 늘 이런 풍경이다.
자신의 재주를 이렇게 여러사람과 공유하니 즐겁다.
이건 무료 노래교실이다.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럼 그렇지 중국땅인데... 호수를 둘러싼 공원의 규모가 역시나 상당하다...
대낯인데도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
다른 공원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배우는 사람들...
그런데 이곳에는 또 다른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바로 신혼부부들... 정말 많은 수의 신혼부부들이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신부들을 졸졸 따라다녔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웨딩촬영하는 모습이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다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포즈로...ㅋㅋㅋ
루쉰기념관 올라가는 곳
웨딩전문 촬영 스튜디오
줄줄이 줄맞춰 다니는 신혼부부들...
그렇게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니... 공원내에 한 건물에 담장이 쳐져있길래 따라가 보았다.
입구에 한글로 '윤봉길의사 기념관'이라고 또박또박 적혀있는 글귀가 보인다.
입장료는 여기서 받는구나....ㅡㅡ;;
철제 담장안을 들여다보니 웬 중국인이 태극권 비디오 촬영중이다...
그 모습을 보고, 안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공원을 둘러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윤봉길의사 기념관안에서 태극권 촬영중인 모습
호스텔 1F로비에서 나의 두친구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열차표 구입했니?' 그러자 공금녀 '오빠, 청두까지 47시간 걸린다는데요..!!'
헐... 무쟈게 오래걸리는 구나...거의 이틀이네...ㅡㅡ;; 그런데 그정도 걸릴거는 예상했잖아...!!
두사람은 너무 오래걸려서 '연와석'으로 가려고 한단다. 나는 깜짝 놀래서 혹시나, 표를 구입했냐고 물었다.
다행히 아직 표를 구입한건 아니다... 연와석 가격이 990위안이란다. 그것도 상단이...
경와석은 하단이 460위안이다. 한마디 던졌다.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가는 편이 낫겠다고...
거의 비행기 요금일 것 같았다. 시간낭비하면서 그리 가느니 비행기를 타고 가는게 훨씬 나을텐데...
나는 연와석을 타고 갈생각은 없으니까, 연와석을 타고가려면, 두사람만 그리하라고 말했다.
표정이 별로 안좋아진다. 그렇지만, 어쩔수 없지않은가... 나 역시 자유롭고자 떠나온 여행길인데...
두사람을 데리고 '상양시장'을 갔다. 올해 7월에 중국정부에서 기존 '상양시장'을 철거해버리는 바람에...
그곳에 터를 잡고있던 상인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 흩어진 상인들이 새롭게 '상하이'의 이쪽저쪽에 터를 잡았는데... 그 중에서 그래도 규모가 큰 곳으로 갔다.
'샹하이 과기원 역'과 연결되어있는 지하상가가 상양시장 상인들이 새롭게 터를 잡은 곳이다.
두사람과 같이 갔다. 이들은 이곳이 처음이다. 간단하게 쇼핑하면서 흥정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렇지만, 웬지 틀림없이 바가지를 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첫 흥정은 대신 해주었다.
역시, 이런 일은 여자가 강하다. 우리의 공금녀는 흥정의 감을 잡았다. 혼자서도 척척해낸다.
그런데 이 사내녀석은 도저히 안된다... 자기가 제시하는 가격이 계속 오르락 내리락이다...ㅡㅡ;;
초지일관 자신의 가격을 고수할 줄을 모른다. 결국은 조금 비싸게 사고만다.
할수없지... 그러면서 크는거란다... 엄마들이 콩나물값 깍는게 저절로 되는게 아니란다.
아무래도 이전 상양시장에 비하여, 규모나 제품의 종류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실내이고 해서 상당히 쾌적해졌다.
그렇지만, 이전 상양시장에서 느꼈던 시장의 맛은 사라져버렸다.
두친구는 치파오와 몇가지 선물거리를 사고, 난 슬리퍼를 한켤레 샀다.
아무래도 중국을 벗어나면, 무더위와 맞닥뜨리게되는데 필요할 것 같아서...
상양시장에서의 쇼핑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자 시간이 꽤 늦었다.
두친구는 말은 안하고 있지만, 뭔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보인다.
아마도, 청두를 가는 열차표 문제일 것 이다... 두사람은 연와석으로 가기를 원하고, 나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어차피 룸하나를 다 차지하지 못하는데... 왜 미련을 갖는건지...
나는 아예 쐐기를 박아버렸다. 내일까지 상해에서 머물고, 모레 '청두'로 떠나겠다고 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나오니, 대만처자가 외출에서 돌아와 있다가 '홍코우공원'을 잘 찾아갔냐고 물어본다.
오늘 아침 '홍코우 공원'가는길을 나에게 알려줬었다. 덕분에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 처자 나에게 '신텐디(新天地)'에 가봤냐고 묻는다.
못가봤다고 하자, 자기랑 지금 같이 가보겠냐고 한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데...
젊은이들이 모이는 '샹하이' 최고의 번화가라고 한다. 엥~'난징루'가 아니였어....???
그렇게 대만처자와 함께 '신천지'에 갔다.
서울과 비교를 하자면, '난징루'가 '명동'이라고 한다면, '신천지'는 '압구정동'쯤 될까...??
이곳 역시 '난징루'와 같이 오래된 건물군으로 이루어져있다.
신천지 골목길
유럽풍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모여 Cafe, Bar등과 Night Club 그리고 고급스러운 식당과 쇼핑센터가 있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도 주변과 모양을 맞춰 유럽풍으로 지어진다.
그렇게 대만처자와 둘이서 '신천지'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무슨 축제인지 난리가 아니다... 붉은악마 뿔들도 보인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오늘이 '할로윈데이'다... 그래서 '할로윈 축제'중이란다. 조금은 어이없다.
이런 곳을 여자 혼자서 구경오기는... 특히나 오늘 같은날은 조금 그랬으리라...
물론 나역시 마찬가지였겠지만...
우리는 한군데 클럽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할로윈데이라 기본메뉴가 있단다.
'칭따오'맥주 작은병 3개와 과일안주 한접시가 100위안이다. 미니멈 오더이다.
비싸긴 비싸다. 3위안짜리 맥주 3병에 과일 한접시면, 끽해야 15위안 아니면 20위안이다.
'신천지는 신천지군...ㅡㅡ;;'
할로윈 장식을 한 '신천지'거리의 가로등
클럽안은 연주무대와 무대앞에 춤을 출 수 있는 작은 스테이지가 있다.
손님은 60%가 서양인이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거의 다 여성손님이다.
무대에서는 필리핀 그룹이 신나게 노래와 연주를 하고 있다.
우리는 자리가 없는 관계로 바로 무대옆 자리로 안내되었다.
필리핀 그룹은 두명의 여성 싱어와 두명의 남자 연주자로 구성되어서 신나게 노래한다.
그런데... 스테이지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분위기가 달아오르질 않는다. 연주자와 가수들만 신났다.
필리핀 여자가수는 어찌 알았는지 노래를 하다가 날 보더니
"Korean guy Come on!!"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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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기보니...왠지 가고프네요,,,여건이 안되니..더욱 더 가고 싶습니다...근데..또 떠나시려고 준비 중인가보네요ㅡ 역시 여행가라서...암튼 새해엔 더 좋은곳 여행하시그 새해 복 마니 받으세요,,,^^
네..지난번 여행도중에 갑자기 변덕을 부려서 안가고 돌아와버린 곳이 있어서 이번에 마져 돌아보고 오려고요... 천국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요 ^^
비그친님의 글 모두를 읽으면서 내내 흥미롭고 웃음지으며 정독하며 읽습니다. 비그친날님처럼 언젠가 그 길따라 다녀오리라 ~ 그런 날도 있으려니 합니다. 계속된 여행 후기 기다리며....^^*
흥미롭게 읽어주신다니 고맙습니다. 부디 정독하시여.. 飛水님께서는 저처럼 실수투성이의 뒤죽박죽이 아닌 제대로 계획된 여행하시는데 자료로 활용되기 바라겠습니다. 이것만은 따라하지말자..뭐 이런 팁으로요 ^^;; 그런데 왜.. 항공예약은 취소하셨나요... ? 대기예약이라해도... 웬만하면 좌석이 풀릴텐데... 좀더 기다려보시지...
신천지에 할로윈이라...중국 상하이도 급격하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즐기는 문화쪽으로는 우리를 앞서갈듯 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갑자기 상해에 가게되었는데 많은 도움됐습니당.^^
언제 가세요?
잘다녀오셔요 ^^
신천지 물가는 맥주 1병에 만원정도 받는곳이 많습니다. 물가가 서울 강남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