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전자상가에 나와 있는 제품들 중에서 선택가능한 포터블 라디오들의 특징을 나름대로 평가해 보았습니다. 저의 개인적 취향등 주관적 판단에 근거한 것일수도 있으니 더 자세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보고 싶으신 분은 라디오 네덜란드 홈페이지의 평가를 참조하세요.
1. TECSUN R-818
<희망의 소리>방송국에서 보급하고 있는 라디오입니다. 워크맨 정도밖에 안되는 포켓사이즈가 일단 눈에 띄죠? 초보자 입문용으로도 가능하지만 집에서 주로 듣는 디지탈이나 아날로그의 메인기를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밖에 나왔을 때 듣기 위한 서브기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종입니다(저 역시 그런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버스안에서도 듣습니다.). 개인적으로 휴대용으로는 가장 적합한 기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날로그 라디오입니다만 디지탈처럼 주파수가 액정화면에 표시되어 주파수 맞추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10kHz 단위까지만 표시되므로 5kHz 단위의 튜닝은 자기 귀를 의지하여야 합니다. 조그만 크기임에도 감도는 의외로 상당한 편이고 번들되는 4m 와이어 안테나등을 이용하면 기대이상의 감도 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중파와 FM(MONO), 단파는 49m(5.95-6.20MHz), 41m(7.10-7.30MHz), 31m(9.45-9.95MHz), 25m(11.65-12.05MHz), 19m(15.10-15.60MHz), 16m(17.55-17.90MHz)라고 <설명서에는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 위아래의 주파수까지 여유있게 수신됩니다. 시계 기능되고 알람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희망의 소리방송국을 직접 방문(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시조사 안쪽(길가에서 볼 때 왼쪽건물) 3층)하면 \34,000, 온라인 입금하고 우편으로 받으면 운송료 \2,500이 추가됩니다. 가격대 성능비 면에서 가장 뛰어난 모델로 판단됩니다. 권할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중에는 거의 나와 있지 않지만 제가 써본 TECSUN의 다른 모델들도 수준급입니다. 그러나 길거리 노점이나 신문가판대-서울에서는 남대문과 서울역 부근-에서 1-2만원에 파는 중국산 단파라디오들은 절대 사지 마세요. 대부분의 경우 대역폭이 맞지 않고 너무 좁아서 원하는 방송을 잡지 못합니다.)
2. SANGEAN SG-622, 711, 789
SG-662
SG-711(L)
SG-789
SANGEAN의 아날로그 라디오 시리즈입니다. 왠일인지 경쟁상품인 SONY ICF-SW11, 22에 비해 취급하는 곳이 훨씬 적은 것 같군요. 저는 이들중 789를 92년에 교내매점에서 사서 군대가기 전까지 사용했었습니다. 만족할만한 성능이었죠. 789는 90, 75, 60m(3.20-5.06MHz)가 SW1 하나로 묶여있고, 49m(5.90-6.20MHz), 41m(7.10-7.35MHz), 31m(9.40-9.90MHz), 25m(11.60-12.10MHz), 19m(15.10-15.80MHz), 16m(17.48-17.90MHz), 13m(21.45-21.85MHz) 수신됩니다. 최근 기종인 622에서는 90m, 75m 가 빠지는 대신 22m(13.40-14.05MHz)가 들어가고 최근의 밴드 개정을 반영해 15m(18.75-19.20MHz)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711에서는 다시 15m가 빠지고 LW(장파 150-283kHz)가 들어가 있습니다.(SONY ICF-SW11와 동일) 라디오 네덜란드에서는 789에는 별 2개, 711에는 별 3개를 주는 군요.(5개가 만점/가격대 성능비에 우선두어 평가) 711과 789는 희망의 소리에서 보급한 적이 있는 라디오고 622는 요즘 RTI(대만의 타이베이 국제방송)에서 청취자 상품으로 주는 라디오 입니다.(SANGEAN은 대만회사)
서울에서는 종로 세운상가에서 구름다리로 건너오면 나오는 남쪽 청계천 쪽 상가 1층 안쪽의 복도 가게들에 SANGEAN 아날로그 라디오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711은 4만원 달라고 하고 622는 2-3만원 더달라고 하더군요.
3. SONY ICF-SW11
요즘 거의 가게마다 널려있다시피 가장 많이 쏟아져 나와 있는 모델입니다. 소니 홈페이지에서 본격 BCL입문기로 소개되어있는 모델인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이얼 돌리는 느낌도 아주 부드럽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감도는 거의 아날로그 최고봉이라고 할만하네요. 이것으로 못들으면 다른 라디오로도 못듣습니다. 밴드는 중파, FM(STEREO)에 단파 60m(4.75-5.15MHz), 49m(5.90-6.20MHz), 41m(7.10-7.35MHz), 31m(9.40-9.90MHz), 22m(13.40-14.05MHz), 25m(11.60-12.10MHz), 19m(15.10-15.80MHz), 16m(17.48-17.90MHz), 13m(21.45-21.85MHz) 에 장파 160-270kHz가 수신가능합니다.
케이스 없는 물건은 6-7만원대 케이스있는 A급은 8-9만원대에 팔리는 것 같습니다. 라디오 네덜란드에서도 별을 4개 주는 군요. 개인적으로 초보자 용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모델.
4. SONY ICF-SW22
SW11만큼은 아니지만 의외로 자주 눈에 띄는 모델. 전작인 SW20도 많이 돌아 다닙니다. 워크맨 크기의 포켓 사이즈라는 장점은 있습니다. 스테레오 이어폰을 꽂으면 한쪽은 안나오고 MONO-STEREO 어뎁터 플러그를 끼운다음 꽂거나 아예 MONO플러그의 한쪽귀용 이어폰을 꽂아야 하게끔 되어있어 잠시 황당하게 하는 군요. 중파, FM(MONO)에 단파는 49m(5.90-6.20MHz), 41m(7.10-7.35MHz), 31m(9.40-9.90MHz), 25m(11.60-12.10MHz), 19m(15.10-15.80MHz), 16m(17.48-17.90MHz), 13m(21.45-21.85MHz) 수신됩니다. 감도는 좋은편이지만 SW11에 비할 바는 아니죠. 가격은 오히려 SW11보다 비쌉니다. 케이스 안뜯은 A급이 11만원, 케이스 없는 것도 8만원이상 요구합니다. 휴대에 적합한 포켓사이즈라는 것을 빼면 별 볼일 없는 모델. 라디오 네덜란드에서도 전작인 SW20에 별 1개 밖에 안주는 군요. 저도 권하고 싶지 않은 모델입니다.
이상은 아날로그 라디오였습니다. 아날로그 라디오를 쓰시던 분들이 나중에 주파수 맞추기가 어렵다고 결국 디지탈을 찾게 되더군요. 사실 저도 그렇게 해서 디지탈을 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탈이 아니더라도 오래 라디오를 듣다보면 즐겨듣는 방송의 주파수들을 거의 외우게 되고, IS(인터벌 시그널)로 어떤 음악이 나오는 지, 자기가 들으려는 시간대 직전에는 그 주파수에서 무슨 언어의 어떤 방송이 나가는지, 그 시간대에 앞뒤의 주파수에서 어떤 방송이 나가는 지 등을 대충 알게 됩니다. 그러면 아날로그로도 쉽게 주파수를 맞출수 있게 됩니다. 저도 한동안 디지탈만 썼는데도 아날로그 라디오로도 원하는 방송 다 찾아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당장 돈이 없으신 분이 무리해서 디지탈 안사셔도 익숙해지면 괜찮아 진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5. SONY ICF-SW35
소니의 보급형 디지탈 라디오. 솔직히 저는 써보지 못한 물건입니다. 요즘 시중에는 SW7600G와 ATS-909라는 최고급모델 빼놓고는 보급형이나 중간급의 모델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저도 개인적으로 어차피 비싼 디지탈 라디오 살거면 아예 고급으로 사라고 권하는 쪽입니다만, 이 모델은 일본 현지에서도 평가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도 가끔 눈에 띕니다. 보급형으로서는 드물게 ATT(attenuator-너무 강한 전파가 들어오면 약화시켜 웅웅울리지 않도록 하고, 약한 전파가 들어오면 신호를 강화시켜줌)기능이 내장되어있습니다. 5개의 메모리 페이지에 10개씩 최대 50개 주파수 메모리 기능, pre-set 한 주파수 중에서, 감도 좋은 주파수를 찾아 자동 수신하는 메모리 스캔 기능 탑재, PLL(주파수 직접입력), 하루 2회 예약 기능 등 보급형 치고는 기능이 많은 편이군요. 장파 (150-285 kHz), 중파 (530-1710 kHz), FM (76-108 MHz) 단파 (2250-26100 kHz)커버합니다. 17만원 전후에 구할 수 있습니다.
6. SONY ICF-SW7600G / SANGEAN ATS-909
SONY ICF-SW7600G
SANGEAN ATS-909
말이 필요 없는 최고급기종들입니다. 물론 소니에서는 ICF-2010과 ICF-SW77같은 상위기종이 나오지만 그것들은 포터블 사이즈는 아니고 또 7600G의 성능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SANGEAN에서는 909가 최고기종입니다. 가격도 40만원 정도로 비슷하고 악세사리도 똑같이 어뎁터, 릴안테나, 전세계 주파수 책자 등이 제공됩니다. 크기는 둘다 워크맨 두배정도의 크기로 포터블 치고는 큰 편이지만 909쪽이 좀더 큽니다.
둘다 장파-중파-단파 연속 올 밴드 커버(150-29999kHz연속수신), FM STEREO(909는 88-108MHz, 7600G는 76-108MHz), PLL(주파수 직접입력), SSB(USB+LSB) 수신 가능합니다. SSB 수신가능하므로 아마추어와 업무용(예를 들어 어선간의 교신)도 들을 수 있습니다. 수신감도는 둘다 최상급의 고성능이지만 자체 안테나만을 이용할 때는 7600G 쪽이 약간 낫고 외부안테나 사용시에는 909쪽이 약간 낫습니다. 둘다 LSB/USB 수신모드가 구별되어 있고, LSB/USB 수신시의 주파수 미세조정시 909쪽은 40Hz단위로 조정 가능하고(주파수 창에는 표시 안됨), 7600G쪽은 별도의 조절 다이얼로 볼륨 조정하듯 조정합니다. 모두 이어폰 잭과는 별도의 녹음용 잭을 가지고 있고, 둘다 AA건전지 4개씩 들어갑니다.
가장 큰 차이점이자 서로 내세우는 장점은 ATS-909의 306개 주파수 메모리와 하루 3차례 예약기능, RDS(방송국명 표시/기억 기능)과(7600G는 22개의 메모리와 하루 2차례 예약기능, RDS기능 없음-최근 발매된 후속모델인 7600GR은 메모리가 100개로 늘었음), ICF-SW7600G의 동기검파기능입니다. 동기검파기능이란 반송파라고 불리는 중심주파수의 위쪽과 아래쪽의 전파 파형중 이웃 방송과의 혼신이 없는(혹은 적은) 파형만을 자동으로 골라내서 들려주는 기능으로써 이웃 주파수의 방송과의 혼신이 심할 경우에도 좋은 음질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즉, 혼신처리에는 7600G가 약간 앞서는 점도 있다는 것이죠.
최근 후속기종이 나오면서 7600G는 단종되어서 슬슬 국내의 취급점에서도 품절되기 시작했습니다. 후속기인 7600GR이 장차 도매상을 통해 수입될지 어떨지는 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 아마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야 구할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