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버지니아에 미완성 특파원입니다. ^^;
오늘은 무작정 나섰던 저의 워싱턴DC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선배형네 집에 얹혀 지내던 그때..
아침 일찍 선배가 일을 나가고 나면 도무지 집에서 꼼짝을 할수가 없었다.
길도 모르거니와 어지간한 거리라야 한국에서처럼 돌아다니기라도 할텐데
이건 정말이지 다리품 팔면서 헤메이기에 이 미국이란 동네는 정말;;;
끔찍하게 힘든 곳이다.
선배네 집에 빌려다 논 비디오와 다운 받아 놓은 영화를 다 섭렵한 후에는
도대체가 할일이 없어 신혼살림 꾸리는 철없는 부인처럼 선배를 목빠지게
기다리며 뻑하믄 전화해..
" 아직 안끝났어? "
" 밥 맛나게 해놨는데..언능와라 "
-_-;;
요따우 소리나 하고 있으니 참;;;
몇일이 그렇게 지나자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출근하는 선배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져 얻어낸 정보에 의하면
DC까지 가는 메트로레일이란 전철이 있고..DC에 가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이 입장료도 없이 무료라는 것이었다.
'그걸 이제 갈쳐주냐!! 웬수야!!'
-_-+
그래서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집을 나섰다.
가벼운 마음으로 귀에 이어폰을 꽃고 MC스나이퍼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나름대로 건들 건들...하여간 오랜만에 기분이 상쾌했다.
하지만...
말대로라면 이쯤에서 나와야할 커다란 'M'자 표지판 -_-;;;
없다.
제대로 되었다면 한참전에 나의 눈에 보여졌어야 할 그 표지판이....없다.
잠시 이어폰을 뽑아 보니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전철 소리...
문제는....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역사가 안보인다 -_-;;
전철이 다니는것으로 보아 제대로 온듯하나...역사가 없다;;;
역사 비슷한 건물도 없고 철도쪽으로 이어지는 길도 없다.
철도를 중심으로 주변을 이잡듯이 뒤져 보았지만 없다;; -_-;;;
모르면 물어야 한다. 머가 급하게 나오느라 그랬는지..;;;
충전기에 꽃아둔 전화기도 안들고 나왔다. -_-;;;
그렇다면 나의 유치찬란한 영어 실력으로 길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묻자.
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건만...도로에 차들만 씽씽 달릴뿐;;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아니 강아지 한마리도 안보인다 -_-;
한참을 헤메이다 지칠 때쯤 눈에 뜨인 낙엽 청소를 하고있는 한무리의 히스패닉들;;
비호감의 그들이었지만;; 그래도 급한건 나였기에 물었다.
" 웨얼 이즈 메트로 스테이션? "
오....놀랍다. 얼마나 깔끔한 질문인가? 아자 아자!!
^_____^;
청소를 하던 히스패닉 2명의 놈과 1명의 뇬 -_-;;은 나의 그 완벽한 질문을 듣고서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_-+
삼세번 리피트 한끝에...그들은 눈망울을 초롱거리며..
' 오우...메트로!! ' 라고 하더니..
' 위 돈 노우 ' 라고 단호히 말했다.
-_-++ 장난허냐?
스페니쉬로 지들끼리 떠들어 대는 썩을 년놈들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헤메일 때
오 주님!!! 교회 앞에 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 아주머니 한분을 만났다.
무척이나...하얀...아주머니...아니 할머니였나? 암튼 하얀 백인이었다.
다시금 나의 완벽한 질문은 이어졌고...
역시나 한번에 알아먹지 못한 허연 아줌씨는...히스패닉들 보다 더하게
무려 5번의 리피트 과정을 반복한 후에야...
한참을 손짓까지 해가며 열심히 길을 설명해 주었다.
나는 복수하는 의미에서 6번 반복 설명하게끔 만들었고 -_-;;
절대 한번에 못알아 들은게 맞다;;; 엄청 굴리더라니깐;;;
그후에야..난 내가 두번째 지났던 사거리부터 메트로 역과는 전혀 반대의 길로
묵묵히 한참을 지나온 것을 깨달았고...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이 굴뚝 같았다.
이미 가뿐히 2시간을 헤메였기에 -_-;;;;
하지만!! 대한건아의 자존심으로 이왕 나온김에 찍고 턴을 하는 한이 있어도
워싱턴 DC를 가고야 말겠다는 오기로...다시금 걸었다!!!
그렇게 결국 찾아낸 East Falls church station.에서 $10짜리 티켓을 끊고서
메트로레일에 몸을 싫었다.
한국의 전철보다는 좁고 거의 좌석위주였고 사람이 많지 않아 편히 앉아 갈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DC의 smithsonian station.이다.
스미소니언 역을 나오니 흡사 여의도 광장같은 곳의 한가운데 였다.
물론 여의도 광장도 크지만 더욱 큰 광장 잔디밭이었다.
부시가 렌트해 살고 있는 백악관도 보이고..
워싱턴 기념비도 보이고 견학 온 학생 녀석들 떼거지도 보였다.
스미소니언 역을 나와 그 주변에 건물들을 보면 거의가 박물관이거나
미술관 등이며 또는 정부 청사 같은 공공기관 건물이 대부분이며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모두 입장료가 무료다.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하게 밤이 되려 해가고 있어서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들은바에 의하면 밤이 된 워싱턴의 흑인들이 흡사 만월을 만난 늑대인간마냥
입체 삼단 변신쯤을 하여 난폭해 진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금 메트로 레일을 타고 선배 형네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메트로레일 안에서 이쁜 아가씨와 마주하고 앉아
DC광장에 사람들 사이로 뛰어 다니던 청솔모(?) 회색 다람쥐;;;와
비둘기들을 생각하며...
DC의 건물들을 보면 고대 양식을 따른 건물들이 많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정부 건물들이
고대양식을 이미테이션하고 소재도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다.
어쩌면 미국이란 나라의 컴플렉스인 짧은 역사
유럽인들이 자랑하는 미국의 역사보다 오래된 건축물들에 대한
동경 내지는 자신들의 컴플렉스인 짧은 역사에 대한
보상심리...그들의 선조인 유럽 중세와 근대의 문화에 대한
동경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 최강대국이지만..
뿌리가 짧다는 무의식적 내면의 컴플렉스...
어쩌면 그것이 미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시간의 도보로 피곤했던 그날밤은 끙끙 알으면서 푸욱 잘 수 있었다 -_-;;;
워싱턴 DC.
미국의 정치 수도.....저도 아직 다 둘러 보진 못했지만..
번화한듯 번화하지 않은..괜찮은 도시였습니다.
다음엔 기회가 된다면 계획을 잘 세워 구석 구석 잘 살펴 볼까 합니다.
참..차를 가지고 DC에 가시는 분들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거의가 일방 통행이여서 한번 잘 못 헤메이면 몇시간을 헤메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미리 길을 잘 숙지하시고 출발 하시길...
아는 동생은 DC에서 헤메이다가 어느 곳으로 들어갔는데..
경비들과 양복입은 사람들이 총을 들고 달려와 심문하는 바람에
십년을 감수했다더군요.
아마도 CIA나 FBI관련 보안이 각별한 건물이었던듯 합니다 -_-;;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 >
첫댓글 님의글 열심히보고 입습니다. 감사감사....
안나가는것 하고 못나가는것하고 천지차이죠....그래도 다녀오셨으니 ....된거죠?
ㅎㅎ 저도 미술관 박물관 이런데 좋아하는데,, DC에 꼭 가봐야겠어요,, 제가 갈 곳에서도 1시간이면 간다니,, 미국에선 옆동네죠??
좋은 경험하셨네요...아자아자...^^*
복수하는 의미에서..6번 반복~~역시 한국인...끈질겨요.ㅎㅎ 글 넘 잼있게 읽었습니다...부시가 렌탈@.@하는 백악관도 보구요....다음글...기대기대~~합니다.
넘 웃겨서 배꼽 빠지는줄 알았슴다...엄청난?.. 아니 뛰어난.. 말솜씨(?)를 가지셨네요..ㅋㅋㅋ
ㅋㅋㅋ 재미있네요...어느 곳에서나 대통령들이 랜트하는 집이 제일 큰듯한데...별장도 랜트 해주잖어요..
ㅎㅎㅎ 넘 젬있네요 ( 본인은 힘드셨겠지만 ㅡ,ㅡ; ) 좋은사진 감사합니다....
미완성님 글감사합니다오늘도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