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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Life : 먹꺼리와 생활에 대한 정보마당
제목 : 영호와 순웅이의 닭싸움
이름 : 깐순이
게시일 : 2005-03-07
어제 일입니다.
순웅이와 채팅을 하다가 백마장에서 쐬주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그 순간 영호가 들어왔습니다. 영호가 들어와도 우린 영호하고 안놀아줍니다. 그 이유는 다 아실겁니다. 백마장 어디서 마실까 장소를 이야기 하다가, 순웅이가 옛날 아케이트 건물 모퉁이 최약국 옆에 '페리카나' 호프집의 치킨 맛이 죽인다며 거기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영호가 거기에 '페리카나'가 어디 있냐고 딴지를 걸어 왔습니다. 그 집은 페리카나가 아니고 '멕시칸'이라고 영호가 우겨됩니다. 영호와 순웅이가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아웅다웅했습니다.
이런 경우,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술먹구 폐인이 된 영호의 말보다는 똘똘이처럼 똘망똘망한 순웅이의 말을 믿는게 당연합니다. 저두 그랬습니다. 근처에 사는 몇몇 동창들에게 '페리카나'에서 술먹자구 나오라구 그랬습니다.
약속시간인 7시까지 아무래도 늦을것 같아 부천서부터 비상깜박이 켜고 열라 밟아서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차세우고 내리는데 차에서 탄내가 납니다. 아케이트 건물을 이리저리 기웃거려도 페리카나는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은행 맞은편에 '체리체리'라는 술집 간판이 보입니다. "순웅이 이눔이 체리체리를 페리카나로 잘못 알았군...!!" 혼자말로 되뇌이며 들어섰습니다. 앗! 아무도 없습니다. 내가 제일 먼저 온줄 알고 턱 걸터 앉아서 "아줌마! 거 시원한 냉수 한사발 줘요"하고 물 시켜서 벌컥벌컥 처마셨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안 옵니다.
갑자기 대그빡이 쭈빗 서면서 뒷덜미가 땡깁니다. 아줌마가 TV보는동안 몰래 빠져나왔습니다. 건물 옆으로 돌아서니 옛날 탐라다방 옆에
'멕시칸 치킨'이 버젓이 서 있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어찌 영호 말이 맞을수가 있습니까? 부랴부랴 친구덜에게 페리카나가 아니고 멕시칸이라고 다시 알려주느라 이번엔 내 핸드폰에서 탄내가 납니다
젠장......
영호와 순웅이는 친척입니다.순웅이가 영호의 조카사위라지요.폐인이 다된 영호도 기억하는 멕시칸을 순웅이가 헷갈린겁니다. 알고보니 순웅이가 더 상태가 안 좋은 폐인입니다. 그 두눔들들, 다 그밥에 그 나물입니다. 그걸 몰랐던 나는 바부텡이 입니다.
좌우간 상태가 안좋은눔들 셋이 철부지처럼 히히덕거리며 둘러 앉아'닭'안주에 쐬주를 퍼마셨습니다.
처음엔 날개만 골라서 튀긴 '프라이드 치킨'을 시켰습니다. 먹다보니 느끼해서 국물이 있는 '삼계탕'을 하나 더 주문 했습니다. 빈술병이
쌓이고 두서너대예닐곱병은 자빠져 뒹굴러 있습니다. 창노가 뒤늦게 도착했습니다. 안주를 하나 더 주문 했습니다. '전기구이'입니다.
그것 마저 다먹고 '찜닭'을 시키려는데 이젠 그만 먹구 현우네 가서
술내기 볼링이나 한께임 치자구 합니다.
무슨 치킨집이 프라이드에,삼계탕에,전기구이에,찜닭까지 다 갖쳐놓고 파냐구요? 저두 참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다른 멕시칸은 안그런데 전통이 살아있는 백마장의 멕시칸은 그걸 다 팝디다. 하기사 우리 고딩때부터 있던 집이니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뭔들 못하시겠습니까...
술마시면서......
영호가 자기 색시한테 매맞은 사연을 넋두리 합니다.
한참 술먹구 있는데 색시에게서 전화가 왔답니다. 뭐하냐구 묻길래,치킨집에서 술먹구 있다고 했더니 그럼 들어올때 프라이드 치킨 한마리 가져오라구 그러더랍니다. 술에 얼큰이가 되어서 일어설 무렵, 마눌님의 지엄한 분부가 생각이 났답니다. 전기구이를 한마리 포장해서 가져갔답니다. 그리곤 그길로 '매맞는 남편' 되어버렸답니다. '프라이드 치킨' 가져오라는데 '전기구이'를 사가지고 반항을 했으니 영호는 참 간도 큽니다. 그 인간 맞아도 쌉니다. 아무래도 영호 볼날이 얼마 안남은듯 싶습니다.
쯤쯤쯤.....
여기서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닭요리 여러가지 있지요? 폐인이 된 영호가 어느 닭인지를 몰라 헷갈렸을만큼 여러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다음의 여섯가지 닭요리를,영양이나 식품안정성을 고려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먹이기 좋은 순서대로 나열해보세요
가) 프라이드치킨
나) 찜닭
다) 전기구이
라) 삼계탕
마) 바베큐 치킨
바) 닭 강정
제목 : 삼겹살에 쐬주 마시다, 산불낸 이야기...
이름 : 깐순이
게시일 : 2005-03-07
주연 : 고영술(방울이), 깐순이
조연 : J, S, L
무대 : 백마장 약수터 뒷산
그랬습니다.....
위에 다섯 인간덜은 뭉치기만 하면 사고를 쳤습니다. 조연 세명의 이름을 밝혔다가는 몰매 맞을것 같아서 이니셜로 처리하겠습니다. 하여간 조연 세명은 틀림없는 우리의 다정한 친구들입니다.
위 다섯 인간들 ....여름이면 가끔씩(?) 약수터로 쐬주 마시러 올라 갔습니다. 안주는 늘 삼겹살입니다. 단골 정육점에 들어가면 말안해도 알아서 삼겹살 세근을 신문지에 싸줍니다. 그러면 그걸 구철이네 쌀 배달 오토바이에 싣고 약수터로 올라갑니다. 다섯명이 어케 오토바이 한대로 다 가냐구요? 쌀 실으려고 개조한 넓직한 뒤짐받이에 두명을 태우고 운전사 까지 세사람이 먼저 출발합니다. 두사람은 천천히 걸어오고요. 약수터에 두사람을 내려놓으면 근처 밭에서 상추,고추 훔쳐다가 약수물에 씻는동안, 오토바이는 나머지 두사람을 더 태우고 옵니다.
삼겹살과 상추만 있으면 어케 쐬주를 마시냐구요? 쌈장과 마늘,나무젓가락, 불판,트리오,수세미, 부탄가스,휴대용 부르스타...그리고 제일 중요한 쐬주 한박스는 이미 우리가 땅파고 잎넓은 나뭇가지 덮어서 만든 비밀 아지트에 잘 보관되어있걸랑요. 번거롭게 매번 챙겨 갈수가 없어서 아예 대량으로 사다 놓았던거지요
약수터에서 마시는 청정한 순수빛 쐬주에,잘익은 삼겹살 한점이면 이 세상에 부러울게 있겠습니까? 게다가 졸졸 흐르는 청량한 약수물 소리와, 산들산들 불어 더위를 식혀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상쾌한 산바람까지 더하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아무리 마셔도 술이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산불이 내던 그 날은 출발부터 조짐이 안좋았습니다. 단골 정육점에 삼겹살이 다 떨어졌다는겁니다.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약수터 가는 길 중간에 구멍가게에 들러 냉동 삼겹살을 사가지고 올라갔습니다. 단골 정육점에서 알아서 싸주는 육질 좋은 생삼겹살에 비해,슈퍼의 냉동육은, 도태시킬 늙은 모돈을 잡은것인지 비계(지방층) 가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싸구려 3등육이었습니다. 그걸 어케 아냐구요? 제 출신이 저 유명한 건국대 식량자원학과 아닙니까! 쌀이고 고기고 사람 먹는것은 척보면 대충 수입인지 국내산인지,품종이 뭔지 정도까지는 알수 있거든요....
우리 아지트에 도착해서 불판에 고기를 구워 한참 신나게 쐬주잔을 기울이는데...."어랍쇼".... 이건 또 뭔 일입니까? 부탄가스가 다 덜어져 불이 꺼져버린것입니다.비밀 창고의 품목 재고 파악을 잘못해서 남아 있는 부탄가스도 똑 떨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일도 아닙니다. 우리가 누굽니까? 천하무적 특공, 자랑스런 산곡동 최정예 용사들 아닙니까! 번득이는 지혜를 모아 순식간에 주변의 솔가지와 잘마른 나뭇가지들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나무가지의 불길이 부탄가스만 못하다는데, 이날의 사고가 터지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시작됩니다. "아~하 알았다. 화력을 세게 하려구 나뭇가지 더 많이 태우다가 산불이 난게로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는분덜. 앞으로 어디가서 절대 산곡동 산다구 말하지 마세요. 동네 챙피해지니까요.....그렇게 단순하다면 문제 낼거리도 없고 그러면 이글을 올릴 필요도 없으니깐요...
일단 여기서 우리들 다섯명의 삼겹살 취향을 거론해야합니다. 주범 방울이와 'L'은 삼겹살이 바짝 익어서 바스락거릴 정도가 되어야 맛있다고 집어듭니다.반면에 'J' 와 'S"는 불판에 삼겹살을 올리기가 무섭게 '치이익' 소리만 나면 생피가 뚝뚝떨어지는것을 집어들고 신나게 먹어 치웁니다. j와s는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은 다 태운거라고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 저는 삼겹살 맛을 잘모르기 때문에, 이거나 저거나 그냥 잘 집어먹습니다.
해서....부탄으로 구울때는 잘 몰랐는데, 화력 약한 나뭇가지로 굽다보니 삼겹살이 채익기도 전에 j와 s가 다 집어먹어버리는 통에 방울이와 L은 아예 먹을게 없더란 얘기입니다.물론 저도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채 익기도 전에 막 집어 삼켰지요.입맛만 다시던 방울이가 "고기는 불길이 직접 닿아야 맛있다(직화구이)"고 그럴듯하게 잔대가리를 굴려 우리를 꼬셨습니다. 모두들 그러자 했습니다. 불판을 치우고, 바베큐 굽듯이 새총모양의 나뭇가지를 양옆에 꼿고 젓가락에 삼겹살을 줄줄이 꿰어 올려놓았습니다.
"어머머.....!!" 이게 웬일입니까?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슈퍼에서 산 지방층이 많은 삼겹살에서, 기름이 녹아내려 불길에 떨어지고.....그 지방이 다시 연소되어 불과 몇초전까지 자기와 한 몸이었던 젓가락에 꿰어잔 고기를 익혀주는게 아니겠습니까! 불길이 워낙 좋아 그 이후론 다시 나무가지와 가랑잎을 넣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한몸에서 나와 아궁이로 들어간 콩깍지가 제 몸에 불을 부쳐 가마솥의 콩을 못살게 달달 볶는다는 옛 우화가 생각났습니다.
하여간... 대단한 의견을 제시한 방울이를 칭찬하며 ...낄낄낄' 희희낙낙하며 술자리는 깊어만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이상했습니다.
나뭇잎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시원하게 불어주는 산바람에 실려와 아무리 술을 마셔도 평소엔 잘 취하지 않았었는데....그날따라 물먹은 솜처럼 몸은 처지고, 기타로 뒷통수를 둔하게 얻어 맞은것처럼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j가 한숨 자야겠다고 드러 누웠습니다. L이 그옆에 따라서 자빠져졌습니다. 잠시후 s가 흙을 평평하게 고르더니 이내 쓰러져 코를 골았습니다.
방울이와 나는 계속 마셨습니다.술이 거나해진 방울이가 아까 한 얘기 하고 또 하고 ....반복해서 또 하고...나는 '은하철도 999'만 계속해서 불러 제끼고....그러다가 방울이가 바람 빠지는 타이어처럼 '피식피식' 웃기만 합니다. 다 미친눔덜 입니다. '인간 깐순이'의 청춘은 그렇게 미친듯이 흘러간것 같습니다.
방울이도 쓰러지고 저도 쓰러졌습니다.
얼마나 흘렀을까.....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리고 눈앞이 노랬다 뻘겠다 난리가 났습니다. 술이 덜깨 "언눔이 할 지랄이 없어서 산불을 냈냐"고 투덜거리며 어설프게 불을 껐습니다. 아랫동네 주민들이 몰려오고 급기야 소방차가 싸이렌 소리 휘날리며 달려와 불길을 잡았습니다.
우린 어떻게 됐냐면요......
산곡파출소로 다 끌려 갔습니다. 경찰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 사람덜! 다신 오지 마라니까 또 왔네..." 그럽니다.
아~ 띠발.... 나뭇가지와 가랑잎에 묻은 삼겹살 기름이 잘 안꺼진채 바람에 날려 산불이 난겁니다. 동네 어른들 얼굴 봐서 봐주고 싶지만 소방서와 연계되서 어쩔수 없다고, 경찰관이 안됐다는듯이 혀를 차며 입건 시켰습니다. 뒤늦게 연락받고 달려 오신 아부지들한테 '원투 스트레이트에 어퍼컷' 까지 돌림방을 당한후에 풀려나서,정화식당에서 닭도리탕에 쐬주 시켜 놓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도원 결의를 했습니다. 나중에 벌금 무쟈게 내고 마무리 되었지요.
다섯년눔은 다 '전꽈자'가 되었습니다.
차~암 이상합니다.
다른날은 끄떡도 없이 잘마신 술이, 그날따라 왜 약속이나 한듯이 다섯눔이 다 뻗어버렸을까요?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방울이 ,나,j,s,L 누구라 할것도 없이 다 만만치 않은 술솜씨를 가진 년눔덜인데.....끌끌끌...
도대체 왜 그런거지요?
1)다섯눔이 쐬주를 이십병도 넘게 깠는데 니덜이 인간이냐? 酒神이지.
2)슈퍼에서 산 삼겹살이 상한거야 ...이넘들아...동물성 지방은 냉동
중에도 산패가 진행된다는걸 모르는 모양이군...
3)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타서 고기에 다시 들러 붙으면 그건 고기가
아니고 쥐약이야...이 미련곰텡이덜아..
4)상추를 많이 먹으면 상추의 최면 성분때문에 졸리운게 당연하지...
아이구 참 먹거리방 쓸 밑천이 바닥났나?
5)에구...쯧쯧쯧...너네눔들이 원래 상태가 다 맛이 간 눔덜이잖아
니덜이 더 잘알텐데 그걸 문제라고 내냐..이 씨뱅아!!...
답] 고기 잘 먹기
결론부터 야그하자면
육류는 될수있는 한,
삶거나 쪄먹는것이 굽거나 튀겨 먹는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한 소비자 보호단체에서
돼지 목살을 가지고
직접 실험한 수치를 인용해보면
생육일때의 발암물질을 '1'이라 했을때
삶은 상태에서는 '3배'
구운 상태일때는 무려 '504배'로 늘어났습니다.
놀랍지요?
돼지 목살이 이정도이니
지방이 많은 삼겹살의 경우에는
경악 할만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것은
따로 설명드리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이 되시겠지요?
친구 여러분덜!
애들 데리고 고기집에 가시면
될수 있는한
찜종류나 탕, 보쌈, 삼계탕 정도를 드세요.
구이를 드시려거든
기름이 기름받이로 흘러내리는
불판을 사용해서 익혀드시고,
석쇠로 구워주는곳은 절대로 가지 마십시요.
고기에서 흘러 내린 기름이 다시타서
고기에 들러붙은것을 드시는것은
쥐약을 드시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석쇠!!
보이는대로 찌그러뜨려 버리세요
고기에 불길이 직접 닿게 구워 드시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직화구이가 맛은 좋을지 몰라도
영양이나 식품안정도로 보면
그다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한편,
고기집에 가시면 밥 절대 안드시고
고기만 드시는 분들...
웬만하면 밥과 같이 드세요.
곡채식만 드시는 채식주의자들도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곡채류와 육류의 비율을 3:1정도로 드시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치아를 보면
어금니가 12개,송곳니가 4개입니다.
풀만 먹는 소를 보면 송곳니가 하나도 없고,
고기를 주로 먹는 사자를 보면 거의가 송곳니구요..
송곳니가 없는 소가 사료에 포함된 육류를 먹고
무시무시한 광우병이 생긴것 다 아시지요?
사자도 어금니가 있어서
약간의 풀을 먹습니다.그래야 소화가 잘된다네요
조물주가 다 알아서 각각의 먹이에 맞게
어금니와 송곳니를 정해주신거지요.
우리 인간덜은 어금니와 송곳니의 비율이 4:1이니
곡채류와 육류의 비율이 4:1로 드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첫댓글 그래 좋은 이야기다 ㅡ,.ㅡ;; 넘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