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오 파지
세균에 감염되어 그 세포 내에서만 증식하는 바이러스. 파지라고도 한다. 또, 동식물 세포에 감염하는 바이러스를 각각 동물 바이러스·식물 바이러스라 하는 데 대하여 세균 바이러스라고도 한다. 세균여과기를 통과하며 광학현미경으로는 직접 볼 수 없는 미소한 입자이다.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만 증식이 가능하고, 대사활성을 나타내는 일도 없다.
발견과 역사】 1915년 영국의 세균학자 F.W.트워트가 포도상구균(Micrococcus) 콜로니가 어떤 것에 의해 투명하게 녹는 현상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그는 그 원인이 세균여과기를 통과하는 데서 세균 자체의 어떤 병 또는 바이러스나 효소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또한, 17년에는 프랑스의 세균학자 F.H.데렐이 이질환자 변의 여과액 중에 적리균을 녹이는 작용을 가진 것이 있다는 것을 독립적으로 발견하여, 세균을 잡아먹는다는 뜻에서 박테리오파지라고 명명하였다.
이런 현상은 파지 활성의 한 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 후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병원세균의 파지를 이용하여 그 세균에 의해 병을 고치는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생물의 자기증식의 연구재료로 이용하면서부터 현대 분자생물학 발전의 선구라고 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M.델브뤼크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으로 건너간 유럽의 과학자들에 의해 대장균의 파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40년 이후에는 이들 연구로 알려진 바이러스 증식이 다른 일반 바이러스 증식 연구의 기초가 되고, 또 가장 단순한 형의 생명현상으로서 분자유전학의 연구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전물질】 1952년 미국의 A.D.허시와 M.체이스는 T2 파지가 대장균에 흡착하면, 파지의 DNA가 세포 속으로 들어가고 단백질은 세포 밖에 남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것은 방사성동위원소인 32P와 35S를 추적자로서 사용한 실험에서 밝혀졌는데, 파지가 세균에 감염하여 증식하는 데는 파지의 유전물질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즉,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 뒤 많은 파지가 발견되어 그 유전물질로서 DNA를 가진 것과 RNA를 가진 것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또, DNA분자가 2중나선구조를 가진 것과 한 가닥 사슬로 된 것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즉, 대장균의 T계 파지를 비롯하여 λ나 P l, P 22, SP 8 등의 유전물질은 2중나선인 DNA이며, 또 Qβ, MS2 등은 RNA이다. 세균과 그 이상인 고등생물의 세포는 DNA와 RNA 양쪽을 가지고 있으나 두 가지 핵산을 함께 가진 박테리오파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것이 생물과의 큰 차이점이다.
【독성파지와 용원파지】 DNA형 박테리오파지는 그 유전물질이 세균의 세포 속에 들어간 후의 행동에 따라 독성 파지(virulent phage)와 용원 파지(temperate phage)로 나눈다.
독성 파지는 세포 속으로 들어간 DNA가 가진 정보와 세포가 가진 기능을 사용해 파지의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과 핵산을 합성하여, 어미파지의 유전적 성질을 가진 새끼파지 입자를 만들고 끝내 세포를 녹여 새끼파지를 세포 밖으로 방출한다. 많은 것은 1개의 어미파지에서 100∼200개의 새끼파지를 만든다. 대장균의 T계 파지는 여기에 속한다.
용원 파지는 그 유전물질이 세균의 염색체로 조립되거나 또는 어떤 공존상태가 되어 세포를 녹이지 않고 세포의 증식과 함께 늘어날 수 있는 파지이다.
--유명한과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