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송천이라는 동네에서 태어나서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다니느라
어린 시절을 다른 고장에서 보냈는데,
당시 명절이라고 송천에 오면
우리가족(나를 포함 오빠와 동생)의
말소리가 달라 어린 친구들이 우리 주위를
빙 둘러서 우리 이야기 하는 것이 다르니
구경을 한 것 같다.
당시 우리가족은 경북 울진이라는 곳에서 2년 정도 살았고,
그후 부임지가 전북 순창의 복흥이었는데
그곳에서도 2년 정도(내 기억)
난 복흥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고 1년을 마칠즈음에
이곳(웅포초등학교)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서 만난 친구들이 지금의 나 어릴적 친구들
아주 소중한 친구들이지.
그런데 그 당시 우리 동네에 나와 같은 학년으로
같이 다닌 친구들이 아주 많았는데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이름도 가물가물
그 중에 2명의 친구 이야기를 할려고 한다.
같은반이면서 우리집과는 거리가 좀 있는 김 경순과
우리집과 담이 붙어있는 집에 살던 조 규성.
이 둘은 뭣이 그리 급했던지 지금은 우리곁에 없다.
어제 규성이 아버지 발인날이라는 말을 듣고
친구들이 생각난 것이다.
경순이는 그래도 같은 반이었던 반면 규성이는 옆 반
그런데 규성이는 남자이면서 우리 여자들과 거의 붙어 다닐 정도로 잘 놀았다.
여자들이 하는 놀이는 다 잘하고 항상 같이 했으니.....
우리집을 정점으로 냇가건너 춘자, 경순(1년선배), 정현(2년후배), 인순, 경자, 임인(경자동생)
그리고 우리집쪽의 규성,규현(규성동생), 택중, 수경, 나, 내 동생, 등등
(더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줄였음)
주로 했던 놀이는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막자차기, 삔(핀)따먹기, 땅 따먹기등과
산으로 뗄감하러 가는 것도 같이가고
산에서 버섯 채취도, 학교에서 올때도 같이 오면서 놀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한편의 영화 같이 돌아가고 있다.
감 익으면 감 주으러,밤 익으면 밤 주으러 갈때도 같이가고,
산에서 나는 모든 것들을 하며 돌아다니던 기억들.....
우리가 자라 각자 자기의 갈 길로 간 다음 고향에 가면 반갑게 맞아주던 규성이.
우리 아버지 상 당했을때도 모든 궂은 일 다 해주고 그 해 겨울 그는 가 버렸다.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 그때 참 많이 했는데.
규성이와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났지만
그래도 고향에 가면 그 부모님이 계시기에 생각나고했는데
그 아버지 돌아가시는 길은 가보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다.
연락을 늦게 받은 탓이지만.....
경순이 이야기도 해야겠지.
규성이는 옆반이라서 쉽게 이야기도 하며 지냈고 옆 집이라서 같이 지냈지만
경순이는 같은 반이면서 집도 멀리 떨어져 있어 이야기 다운 이야기는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엔 같은반 남자와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왜 그랬는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동네에서 마주치면 서로 피해서 돌아가던 기억이
새롭게 떠 오른다.
그런 경순이가 폐에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 듣고 몇 주도 안 되어
저 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니 그 또한 아쉽게 다가오는 마음.
고향에 가면 혹시 마주칠까하는 기대를 갖고 가도
서로 길이 엇갈려 마주쳐 보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그래도 경순이는 복이 있는지 그 아내와 아이들은 익산에서 살고 있으며
시부모님댁에 자주 들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없어도 그 아내와 지식이 지켜주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길다면 긴 이야기
읽어주는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우리 두 친구가 나에게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주어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지금 우리곁엔 없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우리들이 다시 만나고 연락하며 사는 것을 지켜보고
나도 저기에 끼면 좋을텐데하며 좋아할 것 같은 마음이다
친구들아!
보고싶다.
첫댓글 읽고나니 가슴이 막혀버릴것만 같구나. 규성이. 경순이 이두친구들은 이해심도 많았고 인정도 참 많았는데. 왜. 하늘은 이두친구들을 그리 빨리도 데려갔는지 모를겠군아. 금방이라도 미소지으며 나타날것만같은 이두친구들 부디 하늘나라에서라도 축복받고 행복히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군아~~
뭐야! 그 얌전하고 말이 없던 경순이가......너무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내 마음이 왜 이리 아프고 눈물이 날려고하네.
요즘 많은 친구들과 연락하고 사니 두 친구가 더 보고잡다. 친구들아!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기약없는 이별이 아쉽기만 하구나.